핵심 제조 자산 통제 강화
CPU 수요 급증과 AI 추론 단계
월가의 신중한 낙관 속 주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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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① 아일랜드 팹 34 완전한 통제권 확보>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 인텔의 부활...구조조정에서 공세로
이번 거래는 인텔(INTC)의 최근 행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인텔은 2024년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어 공세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교체 이후 현 CEO 립부 탄은 취임과 동시에 대규모 인력 감축, 비핵심 자산 매각, 사업 구조 재편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인텔은 엔비디아(NVDA)와 미국 정부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인텔의 최대 주주로 알려져 있다.
기술 로드맵에서도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인텔은 지난달 말 최첨단 18A 공정 노드 기반의 새로운 상업용 PC 칩을 발표했다. 소비자용 버전 출시 이후 불과 3개월 만의 비즈니스용 프로세서 출시로, 인텔의 실행력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스너 CFO는 최근 모간스탠리가 주최한 행사에서 서버 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전년도 서버 출하량이 20% 초과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다시 상당히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인텔 공장 상당수가 가동률 100%를 초과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공급 부족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비벡 아리아 애널리스트도 서버 CPU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AI 개발의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이 서버 CPU 가격을 최대 15% 인상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러한 공급 우위를 반영한 행보다.
이번 팹 34 지분 재매입은 수년간의 자산 매각 흐름에서 벗어나 핵심 제조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인텔의 전략이 '생존'에서 '공세'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 AI 추론 시대와 인텔의 기회
인텔이 이번 지분 재매입에 나선 배경에는 AI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자리 잡고 있다.
지금까지 AI 인프라 투자는 대규모 언어모델 학습에 필요한 GPU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그러나 시장의 무게중심이 점차 학습에서 AI 추론(Inference)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AI 서비스가 실제로 응답을 생성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추론 단계에서는 GPU 외에도 대규모 CPU 수요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인텔이 생산하는 서버 CPU, 특히 제온 6 프로세서는 바로 이 추론 인프라의 핵심 부품이다.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수록 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텔 프로세서의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팹 34가 생산하는 인텔 4, 인텔 3 공정 기반의 칩들이 바로 이 AI 인프라 구축 수요를 받쳐주는 제품들이다. 인텔은 지분 완전 회수를 통해 이 수요 증가의 과실을 독점적으로 누릴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물론 경쟁 환경도 만만치 않다. AMD와 ARM 기반 서버 칩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도 CPU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18A 공정이 인텔의 제조 경쟁력 복원의 신호탄이 될 수 있지만, 외부 파운드리 고객들에게 실질적으로 어필하려면 후속 공정인 14A 노드에서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월가, 신중한 낙관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신중한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CNBC 집계에 따르면, 인텔을 커버하는 47개 투자은행(IB) 중 2곳이 '강력 매수', 6곳이 '매수', 34곳이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시장수익률 하회' 4곳, '매도' 1곳으로 부정적 견해도 일부 존재한다. 월가 평균 목표주가는 46.07달러로, 이번 발표 이후의 현재 주가보다 소폭 낮다. 최고 목표주가는 71.50달러, 최저는 20.40달러로 의견 편차가 상당히 크다.
주가 흐름을 보면, 최근 1년간 인텔 주가는 114.13%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서만 30.16% 올랐다. 인텔이 1980년 기업공개(IPO) 이후 지금까지 기록한 누적 주가 상승률은 1만4655%에 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거래를 평가하는 핵심 기준은 세 가지다. 첫째, 65억 달러의 신규 부채가 실제로 관리 가능한 수준인가. 둘째, 2027년 EPS 기여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는가. 셋째, 팹 34의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10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번 재매입은 인텔 주주에게 장기적으로 상당히 유리한 거래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진스너 CFO는 "오늘날 인텔은 더 강력한 재무 상태, 개선된 재무 규율, 진화된 사업 전략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2년 전 같은 자산을 팔아야 했던 인텔이 이제는 프리미엄을 얹어 되사는 위치에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텔의 달라진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일 것이다.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