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일시금 수령 선호…"적립 기간 연동 제도 개편"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계좌로 유지하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제 혜택을 내세운 설계에도 주거비 부담과 제도적 한계가 맞물리며 해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2024년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원으로 전년(381조원) 대비 12.9% 증가했다. 이 가운데 IRP 적립금은 99조원으로 1년 새 23조원 늘며 30.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 |
적립금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해지 규모 역시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IRP를 해지한 사람은 99만1533명, 해지 금액은 14조5227억8200만원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30~34세가 19만8886명으로 가장 많았고, ▲25~29세 18만5314명 ▲40~44세 14만6732명 등이 뒤를 이었다.
IRP는 퇴직금과 개인 자금을 함께 운용할 수 있는 개인 명의 계좌로, 세액공제와 과세이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근로소득이 5500만원 이하일 경우 연말정산에서 최대 16.5%, 이를 초과하면 13.2%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중도 해지 시에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돼 납입 당시 받은 절세 혜택보다 큰 세금을 부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IRP 해지의 상당 부분이 주거 비용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RP 해지는 대부분 주택 매수나 전세금 마련, 관련 대출 등 직간접적으로 주거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2024년 IRP 중도 인출 사유 가운데 주택 구매가 3만76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출 금액도 1조839억7400만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제도적 한계도 지적된다. 현행 제도는 퇴직급여를 연금 형태로 수령할 경우 퇴직소득세를 30~40% 감면해 준다. 그러나 청년층은 수십 년 뒤 혜택을 체감하기 어려워 퇴직금의 일시금 수령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 과정에서 퇴직급여 규모가 작아져 IRP 해지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장기 적립을 유도하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퇴직급여를 연금 수령 시점까지 유지할 경우 적립 기간에 비례해 퇴직소득세 감면 폭을 확대하는 방식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직 시 퇴직급여를 일시에 받을 때는 기존 감면 혜택이 사라지도록 설계해 장기 운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