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대신 소스…IP 기반 글로벌 확장으로 수익 구조 전환
하반기 성과 가시화 전망…M&A·푸드테크 투자도 병행
"주가는 시장 평가"…단기 부양 대신 장기 성장 전략 강조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31일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밝혔다. 지난 1년간 각종 논란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친 가운데, 그가 제시한 반등 카드는 단순한 가맹점 확대가 아닌 소스·IP 기반의 해외 유통 사업 확장과 적극적인 M&A였다.
백 대표는 주가에 대해 "맘대로 안 되는 게 주가"라면서도 "바닥 밑으로 내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닥을 다지면서 올라가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단기 부양보다는 성과를 꾸준히 쌓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빠르면 하반기부터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도 제시했다.

◆"점주 고혈 짜는 방식은 없다"
백 대표는 이날 주주와 점주를 모두 고려한 사업 방향을 명확히 밝혔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천천히 부양하되, 단기 실적을 위해 점주 수익성을 희생시키는 방식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통상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단기간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나 원재료 마진을 더 확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더본코리아는 이런 방식을 택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경쟁사 대비 수익성을 일부 낮추더라도 점주 부담을 줄이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가 기대하는 실적 개선 역시 점주에게서 추가로 수익을 가져오는 구조가 아니라 해외 사업과 소스 유통 등 새로운 성장 영역에서 만들어낼 것"이라며 "기존 프랜차이즈 구조를 넘어 식품·유통까지 아우르는 종합 외식기업으로 전환해야만 점주와 주주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외식업 특성상 점주 수익과 본사 수익이 충돌하는 구조가 존재하지만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과 사업 확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면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결국 해외 시장과 식품 사업에서의 성과가 회사 전체 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스·IP가 핵심 엔진
점주를 챙겼다면 주가 부양을 위해선 결국 글로벌 진출이 핵심이다. 더본코리아의 해외 전략은 직접 매장을 여는 것보다 '소스를 파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금까지 해외 14개국에 매장을 낸 건 수익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쌓기 위한 포석이었다. 현지인들이 더본코리아 브랜드에 익숙해지고, 음식 맛을 경험하게 만드는 일종의 '씨앗 뿌리기'였던 셈이다. 백 대표는 이 과정을 "IP를 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제부터는 그렇게 쌓아온 인지도를 돈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방식은 현지 식당 사업자들에게 소스를 공급하는 B2B 유통이다. 해외에서 한식당을 차리려는 현지인이 더본코리아 소스를 구매해 요리에 쓰는 구조로, 매장 하나하나를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훨씬 넓게 매출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백 대표의 설명이다.
백 대표는 "소비자가 맛있다고 느끼도록 현지 사업자가 쓸 수 있는 소스를 만드는 게 우리 일"이라고 했다. 한식 열풍을 타고 전 세계에서 한식당 수요가 늘어나는 지금, 매장보다 소스가 먼저 퍼져나가는 전략이다.
지역별로는 일본·동남아를 우선 거점으로 삼고 유럽보다 미국을 먼저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은 매장 축소가 아닌 성(省) 단위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전환해 효율을 높인다.

◆M&A·지역개발도 병행
백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올해 적극적인 M&A를 펼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M&A 재원에 대해서는 "상장 때 확보한 자금을 다 쓴 게 아니다"이라며 "올해 그에 못지않게 쓸 것"이라며 여력을 강조했다.
검토 방향은 ▲식품 시너지 기업 ▲소형 브랜드 육성 투자 ▲푸드테크 세 축이다. 백 대표는 "인수의 기준은 결국 점주 수익성과 연결되느냐"라며 "식품 기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인지, 기존 브랜드와 결합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지 등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방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며 "인건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단순 자동화를 넘어 보다 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큰 규모의 인수보다는 협업을 통해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방식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며 "완전 인수뿐 아니라 전략적 지분 투자나 협업 형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 대표는 이날 지역개발에 대해서는 "멈출 수 없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논란 속에서도 대부분의 지자체가 협력 의사를 유지하고 있다며 장터광장 조성을 통해 지역 농축수산물 유통망을 구축하는 구상도 공개했다. 이를 자사 소스·식품 사업과 연계해 장기적 수익 기반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대외 방송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한식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지역개발이나 한식 알리기 차원이라면 잘 고려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유튜브는 해외 시청자를 겨냥한 한식 소개 콘텐츠 중심으로 조만간 재개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끝으로 더본코리아와 관련해 "성과가 꾸준히 보이면 시장은 알아볼 것"이라며 "흙 속의 진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알짜였구나 하는 평가를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