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당선 옛말...金 적합도서 크게 앞서
가처분 결과·20% 부동층·인물론이 변수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대구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이 초강세를 보여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보수 색깔이 여전하지만 "이제는 대구도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은 옛말이 됐다.
대구 민심은 "밉지만 보수 후보를 밀어야 하지 않느냐"와 "뭉쳐도 힘든 상황에 싸움만 하는 야당을 밀어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워도 다시 한 번'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교차하고 있다. 상당수 시민은 갈린 민심 속에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것은 이런 민심의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어게인 노선 갈등과 공천 내홍에 합리적 보수층 상당수가 국민의힘에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대구와 경북의 통합 무산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국민의힘에 악재가 겹치면서 민심이 크게 이반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힘, 주호영·이진숙 컷오프 후폭풍 '총체적 난맥상'
무엇보다 국민의힘의 공천 갈등이 돌아선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6선의 주호영 의원(국회 부의장)을 컷오프하고 이에 두 사람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주 의원은 자신이 컷오프된 것에 대해 지난 2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이미 두 사람을 제외한 채 시작한 경선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개연성도 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김 전 총리는 지난 30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구가 국민의힘을 버려야 보수가 산다"는 화두를 전면에 내세웠다. 대구의 강한 보수 성향을 의식한 전략적 메시지다.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으로는 앞으로 집권 가능성이 없는 만큼 이번에 본때를 보여줘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의미다. 인물론을 앞세워 국민의힘에 실망한 민주당 비호감층의 정서를 자극한 것이다.
◆'국힘 실망감·김 전 총리 인물론' 먹히고 있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과 김 전 총리의 인물론이 일정 부분 먹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총리가 이번에는 대구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민심은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리얼미터가 TBC 의뢰로 지난 28일~29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전화 자동 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조사한 대구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6명과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적게는 15.7%포인트(p) 많게는 34.7%p 차로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장 적합도'에서 김 총리는 49.5%로 15.9%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큰 격차로 앞섰다. 추 의원에 이어 유영하 의원(5.8%), 윤재옥 의원(5.6%), 홍석준 전 의원(3.2%),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3.2%), 최은석 의원(2.4%)의 순이었다.

◆대구 상황, 부산·경남·수도권 지방선거 전체 판도 영향
김 전 총리는 1대1 가상 대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유력한 것으로 조사된 추 의원을 52.3% 대 36.6%로 크게 앞섰다. 추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만을 상대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 24.2%로 유영하(7.3%), 윤재옥 의원(6.8%)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김 전 총리는 윤재옥 의원과는 56.9% 대 29.0%, 유영하 의원은 57.2% 대 31.1%로 낙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최은석 의원과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구청장에게는 20%p 이상 우위를 보였다.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 38.7%, 더불어민주당 33.2%로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김 전 총리가 대구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상당하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대구 상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부산과 경남, 수도권 등 전체 지방선거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 가처분 여부·부동층·인물론·여당 선물' 핵심 변수
앞으로 변수는 세 가지 정도다. 우선 주 의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이미 시작된 대구시장 경선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이 경선에 참여할 경우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의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의원이 출마하면 대구시장 선거는 3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김 전 총리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막판 후보 단일화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주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수성갑)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20% 정도로 추정되는 부동층의 향방도 변수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은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층이거나 중도층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움직임이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 변수는 김 전 총리의 인물론과 여당의 선물이 어느 정도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드느냐다. 김 전 총리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구에서 초·중·고를 나와 거부감이 약하다. 대구에서 의원을 지냈고, 총리까지 역임한 만큼 기대감도 일정 부분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와 경북의 통합과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국고 지원 등 획기적인 지역 발전 공약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구시장 선거는 가처분 결과에 따른 국민의힘의 경선과 부동층 향방, 여당의 선물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