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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신흥시장이 2022년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TT인터내셔널과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대신 경기 충격을 차단하기 위해 오히려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TT인터내셔널 자산운용의 신흥시장 채권 부문 대표 장샤를 삼보르는 "시장이 잘못된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 크레딧과 현지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그는 밝혔다. 삼보르는 최근 폴란드와 체코의 현지 통화 채권에 더해 달러화 표시 베네수엘라·레바논 채권도 편입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역발상 시각은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가 "지배적 서사에 역행하는 투자 기회"가 있다고 주장한 이번 주 이후 주목받고 있다.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신흥시장 전반의 혹독한 매도세 속에서 소수파에 속한다. 신흥시장 주식은 이달에만 약 10% 하락했고 현지 통화 채권의 평균 수익률은 거의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에너지 수입국은 낙폭이 더 컸는데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에서 채권 수익률이 50~100bp 급등했고 일부 통화는 5% 넘게 절하됐다.
다른 투자자들도 유사한 판단을 내리고 있고 머니마켓에서는 이번 주 초만 해도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을 거의 기정사실로 봤던 시각이 후퇴하고 있다. 금요일 기준으로 시장은 올해 금리 인상이 실현될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보고 있다. JP모간체이스 전략가들은 3월 20일 보고서에서 "Fed는 경기 침체 리스크를 상쇄하는 방향으로 편향돼 있고 유가 충격이 심화될 경우 비둘기파적 기조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의 신흥시장 채권 디렉터 크리스천 디클레멘티는 낙폭이 가장 큰 시장에서 매수 기회를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거래 내용은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는 "초기에 충격은 인플레이션 성격을 띠지만 상황이 길어질수록 공급 충격이 수요 파괴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전쟁은 2월 28일 발발해 그해 들어 가장 강력했던 랠리를 단숨에 뒤흔들었다. 주식과 현지 채권은 각각 2012년과 2017년 이후 가장 좋은 2개월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전쟁 발발로 상승세가 꺾였다. 미국 상장 신흥시장 자산 매수 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20주 연속 지속되며 누적 589억달러에 달했던 흐름이 멈췄다.
전쟁 이전 자금 유입 규모를 감안하면 추가 유출 여지는 충분하다. 투자자들 사이의 지배적 시각은 신흥국 중앙은행이 유가 주도의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강제당할 것이라는 쪽이다. 달러 강세도 수익률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MFS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시장 인사이트 총괄 브누아 안은 변동성이 정점을 지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흥시장이 올해 후반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안은 "신흥시장은 자신의 성공에 발목을 잡혔다"고 표현했다. "무언가가 매우 잘 나갈 때 그 흐름이 반전되는 충격이 오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Fed와 다른 중앙은행들의 선제적 금리 인하 가능성과 더불어 안은 개발도상국 전반에 걸친 펀더멘털 개선이 미국 자산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 문제와 정책 신뢰성 충격은 더 이상 신흥시장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시점은 결국 신흥시장에 대한 강세 포지션을 재확립하기에 매력적인 진입점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