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별건 발견 후 영장 재발부…대법 판례상 적법"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지원 대가로 김건희 여사에게 약 260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명품 클러치백을 선물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 사건의 공판 준비기일에서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됐다.
김 의원 측은 "압수수색 영장 범위를 벗어난 위법 수집 증거"라고 주장한 반면, 특별검사 측은 "별건 범죄 혐의를 인지한 뒤 새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한 만큼 적법하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27일 김 의원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2차 공판 준비기일을 열고 증거 채택 여부와 향후 증인신문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날 김 의원은 출석 의무가 없음에도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배우자 이선애 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이 사건은 무죄이거나 공소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특히 압수된 명품 클러치백과 편지의 증거 능력 문제를 제기하며 "최초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물건을 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영장 범위를 벗어난 위법 수집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사기관이 이후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위법 수집을 치유할 수는 없다"며 "압수된 클러치백과 편지, 이를 기초로 한 2차 증거 역시 모두 증거 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클러치백의 동일성 문제도 제기했다. 변호인은 "압수 당시 현장에서 여러 개의 박스가 발견됐고 인보이스에 기재된 모델 번호와 다른 가방이 발견됐다"며 "압수된 가방이 실제 전달된 가방과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압수수색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드레스룸에서 해당 클러치백과 포스트잇, 편지 등을 발견했다"며 "별건 범죄 혐의가 의심돼 압수수색을 중단하고 법원에 새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뒤 압수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어 "대법원 판례에 따라 별건 범죄 혐의 발견 후 영장을 재발부받아 압수한 것은 적법한 절차"라며 "클러치백 역시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 주장을 정리하며 압수수색 경위와 증거 확보 과정에 다툼이 있다고 보고 "현장 참여 수사관 등을 증인으로 불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언론 기사 등을 대량으로 증거로 제출한 특검 측에 대해 "언론 보도는 사실관계 자체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없다"며 "대표적인 기사만 정황 증거로 정리해 제출하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의원 측은 가방 전달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정했다. 변호인은 "김 의원 배우자 이 씨가 김 여사에게 가방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당대표 부인으로서 인사 차원의 선물이었을 뿐 대가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향후 증인으로 김건희 여사와 김 의원의 보좌진 등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경위와 증거 채택 문제 등을 추가로 정리하기 위해 4월 16일 준비 절차를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 김 의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에 대한 대가로 김 여사에게 267만 원 상당의 로저 비비에 클러치백 1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차 공판 준비기일에 김 의원 측은 배우자 이 씨가 가방을 준비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 의원이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특검은 지난해 11월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문제의 클러치백과 감사 편지를 발견했고, 즉시 수색을 중단한 뒤 법원에서 추가 영장을 발부받아 가방을 확보한 바 있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