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임대인에 관리비 내역 요청 가능해져
관리단집회 소집·의결 요건 완화…선임 문턱 낮춰
지자체 행정조사 권한 신설…감독 사각지대 해소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법무부가 오피스텔·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거주자도 관리비 내역을 받아볼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집합건물법 개정을 추진한다. 관리인 선임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자체 감독권한도 강화한다.
법무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비아파트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 '깜깜이 관리비' 문제 겪던 비아파트…임차인 관리비 청구권 신설
법무부가 비아파트 관리비 투명성 강화에 나선 것은 관리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관리비 만족도는 금액보다 관리비 정보 공개 여부, 관리인 선임 여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서울시 50세대 미만 주거용 집합건물 47동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관리인이 선임된 경우 관리비 정보 공개 비율은 87.5%에 달했지만, 관리인이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 공개 비율은 0%였다. 관리비 정보가 공개된 경우에는 응답자의 78.9%가 관리비가 저렴하거나 적절하다고 답했다.

단독·다가구주택에서는 임대료를 관리비로 징수하는 행태도 확인됐다. 2023년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 단독·다가구주택에서 임차인에게 부과되는 관리비는 자가 관리비보다 10.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부 집주인이 법적 규제를 피하기 위해 올리지 못한 임대료를 관리비 명목으로 세입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법무부는 거주자가 임대인 또는 관리인에게 관리비 내역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집합건물법을 각각 개정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단독·다가구주택 임대인의 관리비 내역 제공의무를, 집합건물법에는 모든 집합건물 관리인의 제공의무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에는 이미 유사 규정이 마련돼 있으나 주택 임차인에게는 내역 요청 근거가 없었다.
◆ 관리인 선임 쉬워지고 지자체 감독도 강화…'관리 사각지대' 없앤다

집합건물 관리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절차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현재 서면으로만 허용된 관리단집회 소집통지 방식에 전자서면을 추가하고, 관리인 선임 동의 요건도 현행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 각 4분의 3 이상에서 완화한다. 문턱이 높아 관리인 선임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진입 조건을 낮춰 체계적 건물 관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분쟁 해결의 실효성도 높인다. 집합건물분쟁조정위원회에 당사자 일방이 조정을 신청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도 조정에 응하도록 의무화한다.
지자체 감독권한도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관리가 부실해도 지자체가 들여다볼 법적 근거가 없었으나, 호수(전유부분 수)가 50호 이상인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행정조사 권한을 새로 신설한다. 관리위원회 자격도 현행 집주인 등(구분소유자)에서 세입자 등(점유자)까지 확대해 실제 거주자의 의사가 관리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법무부는 "어디에 거주하든 관리비 내역을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비아파트 거주자의 주거 권익 보호를 위한 법률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