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물류·송금 '3중고'… 인도 경제 전방위 타격
골드만삭스, 인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발한 이란 전쟁이 중동 지역 전반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걸프 지역과 경제적 연결고리가 강한 인도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2일(현지 시간) 뉴욕 타임스(NYT)는 인도의 성장세에 있어 과소평가된 요소 중 하나인 페르시아만 아랍국가들과 관계 심화였지만 이제 그러한 이점이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란 전쟁이 인도 경제에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인도 경제 주체, 고유가 장기화 시 충격 견디기 어려워 "
가장 큰 위험은 에너지 안보 위기다. 이란이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 인근 국가를 공격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원유 수요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는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이다. 원유의 약 40%, 가스의 8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의 핵심 공급축인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항로의 긴장 고조로 물류 비용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상승, 루피화 가치 하락 등으로 이어져 인도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 경제가 높은 성장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탄탄한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지속적인 에너지 충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인도의 경제 주체들, 즉 정유사와 정부 및 인도 가계가 장기간의 유가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재정적 완충 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 걸프국, 인도의 중요한 수출 시장..."일평균 3000억 원 손실"
물류 및 수출 충격도 우려스럽다. 인도의 대(對)걸프국 수출품의 대부분, 인도 전체 수출액의 약 1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일부 글로벌 해운사들은 해협 상황 등을 감안해 인도에서 출발해 미국과 유럽, 남미로 향하는 화물 운송비를 내달 1일부터 두 배로 인상하기로 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이미 타격을 입은 인도의 소규모 수출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인도 매체 비즈니스 스탠다드(BS)에 따르면, 인도의 한 수출 업체는 현재의 위기로 인해 업계가 하루 평균 1억 9000만~2억 달러(약 2877억~3029억 원)의 직접적인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산했다.
업체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군사 충돌이 본격화한 이후 현재까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과의 무역에서 이미 30억 달러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고도 지적했다.
걸프 지역은 인도 상품의 중요한 수출 시장으로, 인도 수출 기업들은 두바이 등 이 지역 허브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번 전쟁 발발 4일 전, 걸프만 아랍 국과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이들을 '최대 무역 파트너 블록'이라고 평가했다고 NYT는 짚었다.
세 곳의 걸프 국가에서 대사를 역임한 탈미즈 아흐마드는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되는 연간 500억 달러(약 76조 원) 규모의 인도 상품 중 절반이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로 다시 보내진다"고 말했다.
◆ 송금 수입 감소, 루피화 절하 압력 가중
인도는 세계 최대의 해외 노동자 송금 수입국이다. 지난해 인도의 송금 수입액은 약 1300억 달러로, 이는 인도가 석유 수입에 지출하는 비용에 맞먹는 것이다.
특히 해외 노동자 송금 수입액의 약 40%가 중동 지역에서 유입되고 있다. 약 1000만 명의 인도인 노동자가 걸프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에 거주하며 연간 막대한 금액을 본국으로 송금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보내는 돈은 인도 지방 도시와 농촌 가계의 실질적인 수입원이 되어 인도의 내수 소비를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전쟁으로 인해 이들의 수입이 줄어들어 송금이 끊기면 내수에 타격을 주고, 인도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며 루피화 절하를 압박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지역 경제가 마비되거나 안전이 위협받으면 인도 정부가 1000만 명에 달하는 인력을 본국으로 철수시켜야 하고, 그에 따라 거대한 물류·비용적 부담(에어리프트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주 골드만삭스는 인도 경제가 향후 1년간 에너지 가격 상승, UAE 및 인접국으로의 수출 감소, 그리고 잠재적인 해외 송금액 감소로 인해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상승, 통화 약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7%에서 6.5%로 하향 조정했으며, 물가상승률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