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년 만의 천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제작한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가 작품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11일 임은정 대표는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왕과 사는 남자'의 시나리오 개발부터 장항준 감독, 유해진, 박지훈을 섭외하고 영화를 만들어나간 이야기를 들려줬다. 천만은 꿈도 꾸지 않았던 시절부터 바뀌어가는 영화 소비 풍토까지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었음을 털어놨다.

"진짜 감사함밖에 없죠. 감독님, 배우님, 같이 한 장원석 대표님 모두 만나서 하는 얘기예요. 관객 수가 가장 의외였어요. 개봉 전에 우리끼리는 손익 분기점을 1차 목표로, 명절 연휴를 앞두고 BEP의 두배 정도 되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얘길 나눴어요. 첫날엔 기대보다 적었다가, 갈수록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다르게 가서 '이게 뭐지' 했어요. 그 이후론 다양한 리뷰와 반응들. 관객분들이 이런 것도 알아봐 주실까 했던 것들을 다 캐치해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걸 보면서 '다 가서 닿았구나'라고 하면서 기쁜 순간들이 많았어요."
인터뷰를 며칠 앞두고 '왕과 사는 남자'를 둘러싸고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제작사 측은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순수 창작물로, 창작의 전 과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이에 대한 증명이 가능하다"면서 "표절에 대한 주장은 사실 무근이다"라고 강조하며 법적 절차 등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결국 기획 과정에 대한 어떤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기존에 떠돌아다니는 픽업을 해서 작업을 한 게 아니라 소재부터 시작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영화 크레딧에 보시면 원안자도 있고, 각본을 맡은 황성구 작가님, 장항준 감독님 이름이 있죠. 한줄 시놉시스와 트리트먼트까지 원안 작가님이 쓰셨고 회사를 차린 후에 작가님과 계약을 했어요. 회의록도 남아있고, 모든 과정이 제시가 되면 어떤 의심의 여지가 없을 거라 입장을 그렇게 밝힌 거죠. 어떤 오해가 있었든 모든 것에서 성실하게 대응할 생각입니다."
임 대표는 CJ ENM에서 시나리오 하나를 들고 퇴사해 '왕과 사는 남자' 천만을 일구어낸 것으로도 숱하게 회자됐다. 그는 "사실과 조금 다르게 알려진 부분이 있다"면서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황성구 작가님과 작업을 했던 시나리오가 2020년 초에 나왔어요. 2019년부터 같이 기획 회의를 해서 2020년에 초고가 나오고 그때 이미 중단된 작품이었어요. 작가님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한테 들고 가서 하기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었나봐요. 충분히 작가님의 저작물로서도 가치가 있ㄷ고 생각을 했지만 기다려주시는 걸 보고 약속했었죠. 회사 내에서든 밖에서든 5년 안에 반드시 하겠다. 퇴사를 하고 나서 작가님이 간직하고 있던 것을 다시 제가 갖고와서 하게 된 거였죠. 들고 나와서 했다는 건 회사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왕과 사는 남자'가 기존의 궁중 암투극이나 흔한 사극과는 다른 포인트가 있다는 점도 임 대표가 이 작품을 꼭 영화화하겠다고 마음먹은 첫 번째 이유였다. 임은정 대표는 "같이 일하는 분들에 대한 약속과 책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약속과 책임이라는 게, 나와서까지 하게 된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작품에 대한 애정과 확신도 있었죠. 진짜 의미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되고 기획자로서 이 사극이 좀 되게 새롭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궁궐 배경의 정치적 암투라거나, 어떤 게 맞다고 주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궁궐 사극 아니고 민초 사극이야 얼마나 새롭냐. 이런 얘기도 했거든요. 역사적 사건이 벌어질 때 그걸 겪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 대한민국에서 사극에서 별로 없던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고 사극은 타깃이 한정돼 있다는 생각을 좀 깨고 싶단 욕심도 있었어요."
'왕사남'의 더욱 놀라운 점은 단순히 천만 관객을 기록했단 것뿐만 아니다. 단종의 고장 영월에 찾아가는 관광객들이 급증했고, 단종을 폐위시킨 세조(수양대군)의 묘에는 지도 어플리케이션 장소 리뷰에 악플이 달렸다. 영화에서 다른 분야로 관객들의 관심과 성원이 이어지고, 그 힘이 다시 바이럴돼 영화가 더욱 잘 된 지점도 분명히 있었다.

"정말 놀랍고, 그 맵이 마비됐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그럴 일이야?' 하다가도 '그럴 일이지'. 생각도 들고 실제 영월에 찾아가서 북새통을 이루는 걸 보면서 단순히 영화 보고 좋았다, 이게 아니라 본인의 시간과 노력을 써서 이동해서 그 공간을 느끼는 거잖아요. 사람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요즘은 영화가 OTT와 경쟁을 넘어서 전시나, 더 적극적인 문화활동과 경쟁 관계에 있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영화가 역할을 할 수 있단 생각도 들어요. 영화가 관객으로 하여금 종합적으로 뭔가 문화를 향유하게 되는 어떤 매개체가 되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보죠."
임 대표는 '왕사남'의 제작을 위해 회사를 차리고도, 천만 영화는 상상하지도 못했음을 여러 차례 얘기했다. 그는 "지금도 어리둥절한 상태가 맞다"면서도 현재 개발 중인 차기 제작 영화들에 대해 살짝 공개했다. 임 대표는 "제가 사극을 좋아하다보다"라면서 또 한 편의 사극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사실 천만 영화가 앞으로 나올 수 있을까. 모든 영화인들이 생각하고 있었을 거예요. 그걸 한 번 해볼 수 있게 돼서 이 다음에도 천만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 된 것 같아 뿌듯해요. 회사 설립 3년이 다 돼 가는데 시작된 작품들이 어느 정도 글들이 완성돼가는 타이밍이에요. 황 작가님과 같이 개발한 시나리오가 있는데 이것도 사극이에요. '올빼미' 했던 안태진 감독님이랑 같이 하게 됐고, '왕사남'처럼 실존 인물이 있는 작품은 아니에요. 그래도 주제가 좀 확실하고, 장르적인 재미도 있는 사극 액션물을 준비 중입니다. 또 하나는 '죄 많은 소녀'했던 김희석 감독님하고 일제시대 경성을 배경으로 열차가 나오는, 장르물 하나 진도를 빼고 있습니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