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정부가 '반격능력'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추진해 온 장거리 미사일 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새벽 일본 구마모토시 육상자위대 주둔지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장비가 반입되면서, 일본의 안보 정책이 사실상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방위성은 이달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처음으로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일 오전 0시쯤 구마모토시 히가시구에 있는 육상자위대 주둔지에 발사 장비와 유도 장치 등이 반입됐다.
이번에 배치되는 무기는 사거리 약 1000km 수준의 개량형 12식 지대함유도탄이다. 원래는 지상에서 적 함정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미사일이지만, 성능을 크게 개선해 장거리 정밀 타격이 가능하도록 개량됐다.
일본 정부는 이 미사일을 "상대방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방어력 강화 수단"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상대국 군사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반격능력'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기존 12식 미사일은 사거리가 약 200km 수준이었지만, 개량형은 사거리가 약 900~1000km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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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사일은 일본이 추진하는 이른바 '스탠드오프(stand-off) 공격 능력'의 대표적 무기다. 스탠드오프 미사일은 적의 공격 범위 밖에서 발사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식의 장거리 정밀무기를 말한다.
또 위성 데이터를 통해 목표 위치 정보를 비행 중에도 업데이트할 수 있어 이동하는 함정이나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이 추진해 온 "적 기지 공격 능력"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NHK는 이번 미사일 배치의 배경에는 동아시아 안보 환경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안보 전략 문서에서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해군 활동 증가, 북한의 미사일 개발 등을 주요 위협으로 지목했다. 특히 남서 도서(오키나와 주변 섬 지역) 주변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미사일은 구마모토를 시작으로 규슈와 오키나와 지역 부대에 단계적으로 배치될 계획이다.
일본은 전후 오랫동안 '전수방위' 원칙을 유지해 왔다. 이는 공격을 받았을 때에만 최소한의 군사력을 사용해 방어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는 "상대국이 일본을 공격할 준비가 명백할 경우 미사일 기지 등을 먼저 타격할 수 있다"는 반격능력을 인정했다.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배치는 이러한 정책 변화가 실제 전력으로 구현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