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정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둘러싸고 직접적인 평가를 자제하며, 미일 동맹과 에너지 안정 조달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고려하는 신중한 외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의 정당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을 통해 이란의 체제 변화를 모색한 판단에 대해서도 지지를 명시하지 않았다.
동시에 이란의 보복 움직임에 대해서는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직접적인 비난은 삼갔다.
이 같은 '양면 대응'은 미일 동맹과 중동 에너지 의존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해야 하는 일본 외교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확정적인 법적 평가를 밝히는 것은 삼가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일본의 안보 환경을 감안하면 미국의 이란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군비 증강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중대한 안보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접한 이란과 전통적으로 양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본이 원유를 수입하는 주변 아랍 국가들과의 외교도 중요하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모호한 태도는 이런 복합적 이해관계를 반영한다.
2025년 미군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을 당시에도 일본 정부의 반응은 신중했다. 당시 총리였던 이시바 시게루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겠다는 결의"에 대해 미국 측에 일정한 이해를 표했지만, 명확한 지지 표명은 하지 않았다.
이번 미군의 이란 공격 역시 국제법이나 유엔 결의와의 정합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국제법과 '법의 지배'를 중시해온 만큼, 미국 지지를 명확히 할 경우 원칙과의 충돌 우려도 있다.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해서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같은 날 중동 각국 주일 대사들과 잇따라 면담했다. 이스라엘 대사에게는 지역 정세 악화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이란 측에는 주변국 공격을 포함한 지역 불안정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동맹 관리와 에너지 안보, 국제법 원칙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외교적 고민을 보여준다. 미일 동맹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중동 지역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양립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