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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잊지 않겠습니다"…옛 전남도청 21년 만에 시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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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운영 첫날, '5·18 체험' 시민 발걸음
도청 본관·별관 등 6개 전시관으로 구성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5월을 잊지 않겠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이 1980년 5월 당시 모습으로 복원돼 시민에 개방됐다. 지난 2005년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한 지 21년 만이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2026.02.28 bless4ya@newspim.com

시범 운영 첫날인 28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정문 입구 쪽에는 계엄군 동태를 파악하고 순찰에 사용됐던 시민군 지프차 3대가 가지런히 전시돼 있었다.

차량 앞 바닥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눈에 들어 왔다. 류동운·이강수·박성용 열사. 꽃다운 나이인 17~19세 나이에 계엄군의 총격으로 산화한 이들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장 치열한 시민 저항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인 만큼 그날의 비극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했다.

전시물 관람 전부터 오월 영령의 희생과 민주화 정신이 느껴져 숙연한 마음을 들게 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최후항쟁을 알리는 '새벽 방송'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 2026.02.28 bless4ya@newspim.com

추모 공간을 지나 3층 규모의 본관 건물로 들어서면 열흘간의 항쟁 서사가 담긴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1층 서무과는 학생수습대책위원회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설명문이 담긴 전시용 가벽이 배치돼 있었다.

이곳에서 계엄군의 폭력 진압에 맞서 시민들이 무장에 나서기 시작하자 무기회수반을 운영한 위원회의 모습 등을 살필수 있다.

바로 옆 방송실에선 5월 27일 최후항쟁을 알리는 '마지막 새벽 방송'이 재현됐다.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최후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영상 화면 속에는 음성뿐만 아니라 방송을 전하는 여대생의 긴박한 표정까지 담겨 당시의 현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했다.

2층 상공국장실은 당시 장형태 도지사가 계엄군 무력 앞에서 한계를 느끼고 사퇴 의사를 밝힌 기자회견 장소로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

낡은 나무 탁자 위에는 여러 자루의 펜과 재털이, 그리고 고 김용택 동아일보 기자의 취재수첩(복제품)이 올려져 있었다.

3층 상황실에는 시민군과 계엄군의 사용한 총과 칼, 수류탄 등 무기가 전시됐다. 시민군의 구형 무기와 계엄군의 최신 무기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시민군은 한국전쟁 때 쓰던 낡은 M1 카빈을 들고 탱크와 장갑차까지 동원한 계엄군의 화력에 맞서야 했다. 전시는 "시민군의 낡은 무기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었다"라고 설명한다.

끝으로 도지사실은 전시물이 없는 텅빈 공간으로 '민주주의 사유의 방' 콘셉트에 맞춰 조성됐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어둡게 유지돼 있었고, 한편에는 의자 2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거대한 국가 폭력 앞에서 그토록 처절한 저항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도록 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민주주의 사유의 방으로 꾸며진 옛 전남도청 도지사실. 2026.02.28 bless4ya@newspim.com

관람객 정은선씨는 "그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며 "만약 지금 이 순간에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과거처럼 지켜낼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당시의 용기 있는 외침이 결국 우리를 살렸다"고 말했다.

박모씨는 "과거에 지켜낸 민주주의 정신이 후손들에게 계승됐기에 윤석열 내란 사태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5월을 결코 잊지 않겠다. 희생자들이 부디 평안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관은 도청 본관, 도청 별관, 도청 회의실, 도경찰국 관, 도경찰국 민원실, 상무관 등 총 6개로 구성됐다. 이날부터 오는 4월 5일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5월 정식 개관에 나설 방침이다.

해설 관람은 오전 2회(10시, 10시 30분), 오후 8회(1시부터 4시 30분까지, 30분 간격)로 하루에 총 10회 운영한다.

한편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은 지난 2008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과정에서 원형 훼손 문제가 불거지면서 추진됐다. 5·18단체와 복원지킴이어머니가 수년간 농성을 벌인 끝에 정부로부터 복원 결정을 이끌어 냈다.

bless4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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