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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 시대] ② 데이터·실리콘·전력으로 그리는 세계 패권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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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를 구성하는 세 가지 축
AI 클러스터 미국 압도적 '1극'
중국 에너지·국가 주도 투자 강점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GDP(국내총생산)가 한 국가의 재화 및 서비스 생산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라면 GDI(Gross Domestic Intelligence, 국내총지능)는 국가 단위의 총지능 생산 능력을 반영하는 계기판이다.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을 경제와 안보 분야에 적극 도입하는 가운데 브루킹스 연구소를 포함한 연구기관과 월가의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더 이상 GDP만으로는 국력을 설명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데이터와 연산, 에너지의 결합을 별도의 국력 지표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GDI는 세 층으로 구성된다. 최상층에는 데이터와 모델,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인재와 조직 같은 무형 지식 자산이 위치하고, 그 아래에는 지식을 구현하는 실리콘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등 연산 인프라가 자리잡는다. 맨 아래에는 전체 인프라가 장기간 돌아갈 수 있게 뒷받침해주는 에너지 시스템과 제도 및 규범이 깔린다.

때문에 데이터와 실리콘, 전력이 GDI를 형성하는 세 축에 해당한다. 연산 인프라가 부족하면 지식 자본은 이론적 잠재력에 머물게 되고, 에너지와 전력망부터 규범과 제도까지 인프라 기반이 취약하면 골드만 삭스가 지적하듯 폭증하는 데이터센터와 AI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GDI 확장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힌다.

결국 한 국가의 GDI 수준은 어떤 고유 데이터와 특화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국가별 AI 슈퍼컴퓨터 성능과 클러스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IEA(국제에너지기구)나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IB들이 경고하는 전력 및 그리드 병목과 데이터 거버넌스를 얼마나 잘 관리해 장기적으로 AI 인프라를 운용할 수 있는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 미국 vs 중국, 실리콘과 전력을 둘러싼 냉전 = GDI 경쟁의 첫 번째 전선은 실리콘이다. 더 많고, 더 앞선 AI 칩을 촘촘한 클러스터로 묶어 보유할수록 한 국가의 연산력과 GDI가 높아진다. 

AI 트렌드와 거버넌스를 분석하는 연구기관 에폭 AI(Epoch AI)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전 세계 AI 클러스터 성능의 약 4분의 3이 미국에, 15% 가량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유럽연합(EU) 전체와 일본, 노르웨이 등 전통적 HPC(고성능 컴퓨팅) 강국이 나머지를 나눠 갖는 구조다.

국가별 AI 클러스터 성능 현황 [자료=에폭AI]

과거 슈퍼컴퓨터 경쟁이 다극 체제였던 것과 달리 상업용 AI 연산에서는 사실상 미국이 압도적인 '1극'이다. 미국은 엔비디아(NVDA) A100·H100급 이상의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뿐 아니라 이를 생산하는 장비와 EDA 소프트웨어까지 규제망에 포함시키며 중국의 연산 확장 속도를 인위적으로 늦추려 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단순한 제품 수출 제재가 아니라 AI 스택 전체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쥔 레버리지를 활용해 중국의 GDI의 상단을 깎아내리려는 시도로 해석한다. 실리콘 전선은 단순한 반도체 산업 경쟁이 아니라 국가 단위로 배치 가능한 총지능의 최대치와 증가 속도를 둘러싼 게임이라는 얘기다.

두 번째 전선은 전력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향후 수년간 두 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누가 더 빨리 더 깨끗한 전력을 증설하는가에 따라 GDI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연산과 전력의 이중 전선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강점과 약점을 보인다. 외신들은 미국이 최첨단 칩과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생태계, 동맹 네트워크에서 앞서지만 노후한 송전망과 지역별 전력 제약, 프로젝트 인허가 지연 등의 병목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첨단 GPU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는 반면 발전과 송전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초고속 확장하며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흡수할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 같은 '실리콘 vs 전력'의 비대칭 구조가 장기적으로 GDI 경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에너지와 AI 정책을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유럽·중동·아시아의 GDI 추격 = 유럽과 중동, 아시아의 일부 국가는 GDI의 세 번째 전선, 즉 전력과 규범·데이터 거버넌스를 결합한 방식으로 추격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유럽 정책 문서들은 유럽이 클라우드와 AI 모델 자체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지지만 재생에너지와 원전, 탄소 규범, 데이터 보호 규제 측면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활용해 '저탄소·고신뢰 GDI 허브'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중동은 완전히 다른 카드로 GDI 지도에 등장했다. 두바이 기반 연구기관과 글로벌 컨설팅의 분석을 종합하면, 걸프 산유국들은 석유 및  가스 수익과 태양광, 원전을 결합해 'AI 전용 에너지 패키지'를 앞다퉈 제시하는 움직임이다.

2024년 기준 전세계 데이터센터는 약 1만1800개로 추산되는데 이 중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고밀도 시설의 비중이 급증하는 상황. 중동은 토지와 전력, 수자원 인프라를 묶어 대규모 AI 캠퍼스를 유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전망대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두 배 이상 늘어난다면 값싸고 대규모로 확장 가능한 전력을 가진 중동이 '에너지형 GDI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더 커진다.

아시아의 다른 축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GDI 지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일본은 원전 재가동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교한 제조 및 로봇, 자동차 산업 데이터라는 조합을 통해 산업 특화형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 국가들은 인구와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데이터 및 인재 공급원으로 부상,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투자 목적지가 되고 있다.

◆ GPU·전력·모델로 본 각국의 GDI 서열 = GDI를 수량화하려는 시도는 이제 시작 단계다. 다만, 몇 가지 지표를 통해 GDI 서열의 윤곽을 그릴 수 있다.

엔비디아의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사진=블룸버그]

먼저, AI 슈퍼컴퓨터의 GPU 클러스터 성능을 기준으로 볼 때 Epoch AI의 데이터에서 확인된 것처럼 2025년 기준 미국이 70% 중후반을, 중국이 10%대 중반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 덕분에 상업용 AI 연산에서 미국이 사실상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측면에서는 미국이 구조적 병목을 드러낸다. 골드만 삭스는 2023~2030년 사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최대 165% 늘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국이 가장 큰 절대 수요 증가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너지 전문 보고서들은 이미 미국 일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전력망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역시 2030년까지 2020년대 초반의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과 중국이 GDI의 에너지 기반에서도 '과잉 성장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로 운영되는 대규모 AI 모델과 그 생태계 측면에서 미국이 주도적인 입지를 확보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아직 국가별 모델 수를 통계로 정리한 공식 지표는 없지만 브루킹스 연구소를 포함한 다수의 싱크탱크는 미국이 범용 거대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모델, 특화 도메인 모델에서 모두 앞선다고 평가한다.

중국은 자국어 및 자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과 서비스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유럽과 기타 지역의 경우 '주권 AI' 프로젝트와 규범 중심의 AI 전략으로 격차를 줄이려고 하지만 연산과 데이터, 자본의 결합에서 아직은 뒤처진다는 진단이 다수다.

전통적인 GDP 지도에서는 여전히 미국과 중국, EU가 중심이고, 인도와 동남아, 중동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주변부로 그려진다. 하지만 GDI를 기준으로 하면 그림은 크게 달라진다.

AI 도구를 이용해 주요 싱크탱크와 IB들이 그리는 미래를 종합하면 미국은 실리콘과 클라우드, 모델, 자본을 결합한 'GDI 플랫폼 국가'로, 중국은 데이터와 에너지, 국가 주도 투자를 묶은 '규모의 GDI 블록'으로, 유럽과 캐나다, 일부 아시아 국가는 재생에너지와 규범을 결합한 '에너지·규범형 GDI 축'으로, 중동과 그 밖에 신흥국은 값싼 전력과 토지를 앞세운 '에너지 허브형 GDI', 인도와 나머지 동남아 국가는 인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급자형 GDI'로 나뉜 다극 구조가 그려진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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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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