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20% 수준 과징금…실적 부진 국면서 추가 리스크
윤석환 '파괴적 혁신' 선언…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재정비
미래기획그룹 이끄는 이선호…CJ 성장 전략 컨트롤타워 부상
AI·글로벌·M&A 축으로 전환…'테크형 식품기업' 변신 시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CJ제일제당이 실적 부진과 대규모 과징금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부딪혔다. 국내 식품 부진과 바이오 업황 악화가 동시에 겹치며 핵심 성장 축인 식품·바이오 투트랙 균형이 흔들린 데 더해 최근 1500억원대 담합 과징금까지 더해지며 재무 부담과 대외 신뢰 리스크가 확대됐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단기 수익성 방어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병행하는 '투트랙 체제'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바이오 약세에 재무 부담 확대…윤석환표 체질 개선 시동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결기준(대한통운 제외) 매출은 17조7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2% 줄어든 861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17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눈에 띈다. 4분기 대규모 유·무형자산 평가손실이 반영된 회계상 손실이지만 안정적 순이익을 유지해온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식품과 바이오가 서로 보완하던 구조에 균열이 생기며 상호보완적 성장 모델이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바이오 부문 실적 둔화는 단순한 업황 부진을 넘어 CJ제일제당 사업 구조 전반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바이오는 그동안 글로벌 B2B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해온 핵심 축이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약화됐다.
최근에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3사가 약 4년여 동안 사업자 간(B2B) 설탕 거래에서 가격 인상·인하 시기와 폭을 사전에 합의해 실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총 4083억1300만원(잠정)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CJ제일제당 개별기업으로는 1506억8900만원을 부과받았다. 영업이익의 약 20%에 달하는 부담과 동시에 실적 부진 국면에서 악재가 겹친 것이다.
윤석환 대표는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윤 대표는 지난 10일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절박한 위기상황으로,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통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이름으로 수익성이 보이지 않는 사업까지 안고 있었다"며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해 현금 흐름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고 못 박았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둔화가 두드러진 바이오 부문을 중심으로 원가 절감과 사업 구조 조정, 투자 우선순위 재검토 등 전략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미래기획그룹 이끄는 이선호…CJ 포트폴리오 재편 중심에
CJ제일제당의 전략 재편은 '투트랙'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윤석환 대표가 내부 효율화와 사업 구조 슬림화를 통해 단기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면 중장기 성장 전략은 지주사로 복귀한 이선호 경영리더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부문 수익성 악화와 대규모 과징금 부담이 동시에 발생한 상황에서 비용 구조 개선과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한 '체력 회복'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가 제시된 것이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올해 정기인사에서 신설된 미래기획그룹 수장을 맡아 중장기 전략과 디지털 전환(DT), M&A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이끌고 있다. 안팎에서는 글로벌 비즈니스와 식품성장추진실을 거치며 K푸드 확장을 주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CJ제일제당의 사업 구조와 해외 시장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지주사 차원에서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 재편 방향을 설계하고, CJ제일제당의 성장 전략 역시 큰 틀에서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해외 사업 확대가 성장 돌파구로 거론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이 국내를 처음으로 추월할 정도로 글로벌 사업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경영리더가 과거 슈완스 인수를 통해 북미 시장 기반을 확보했던 경험을 가진 만큼 추가 해외 식품유통사 인수 등 외형 성장 전략이 재가동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추가 확장은 내수 성장 둔화를 보완하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평가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기반 전환이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CES 2026 현장을 방문해 AI 기반 식품·물류 융합 가능성을 점검했으며 CJ제일제당 역시 바이오 공정 자동화와 AI 활용을 통한 원가 절감 기조를 공식화했다. 계열사 CJ프레시웨이가 AI 주문 시스템과 식자재 플랫폼 투자에 속도를 내는 등 데이터·물류 고도화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CJ가 단순 제조 중심의 식품기업을 넘어 데이터와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테크형 식품기업'으로의 전환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