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최근 '흑백요리사', '합숙맞선', '솔로지옥' 등 일반인 출연자를 중심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출연자들의 사생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음주운전 전력부터 불륜, 양다리 의혹까지 논란의 수위와 내용도 점차 자극적으로 변하며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일반인 출연자는 예능에 신선함과 현실감을 불어넣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동시에 제작진의 미흡한 사전 검증과 자극적인 편집 구조 속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 전까지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온 인물들이지만, 프로그램 공개와 동시에 대중의 강력한 도덕적 잣대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반인 출연자를 향한 소비와 비난의 속도, 강도가 이미 기성 연예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과거 행적이 실시간으로 추적되고, 논란은 순식간에 확산된다. 반면 이를 감당해야 하는 출연자는 연예인과 달리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가 부족한 상태다.
제작진의 사전 검증 시스템 역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제작 현장에서도 출연자의 서약서 작성이나 구두 확인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기환 넷플릭스 예능 부문 디렉터는 이에 대해 "사실 저희도 늘 고민하는 부분이고 정말 어려운 부분"이라며 "리얼리티 예능이 많아지고, 재미를 드리기 위해 많은 분들을 모집하다 보니 일반인의 개인 이력이나 범죄 사실을 상세히 파악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는 최선을 다해 하려고 했다"며 "그럼에도 발견할 수 없는 문제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화제성을 좇는 구조적 문제도 더해진다. 제작진은 과거의 결함보다는 방송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되고, 편집과 연출을 통해 출연자에게 특정 서사를 부여한다. '성실한 노력형', '순수한 로맨티스트' 등으로 구축된 이미지는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지만, 실제 삶과의 괴리가 드러나는 순간 그 이미지는 그대로 독이 되어 돌아온다.

논란 발생 시 제작진은 사과문을 내고 편집을 조정한다. 하지만 이미 형성된 이미지와 소비 구조는 쉽게 회수되지 않는다. 출연자 개인에게 비난이 집중되고, 프로그램은 논란을 일정 부분 흡수한 채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는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작진이 출연자의 매력을 극대화해 수익과 화제성을 얻는 만큼, 논란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미지를 구축한 책임자로서 보다 깊이 있는 반성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온라인 환경의 변화도 꼽힌다. 일반인 출연자의 과거를 추적하고 폭로하는 시스템은 점점 공고해졌지만, 출연 이후 쏟아지는 무차별적인 비난과 신상 털기로부터 이들을 보호할 장치는 사실상 전무하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 등 주변인들까지 2차 피해를 입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 임성근 셰프는 논란 이후 "가족을 향한 비방 등 주변 사람들까지 공격하는 글들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일반인 출연 예능이 지속 가능한 콘텐츠로 남기 위해서는 출연자 개인의 도덕성 논란을 막을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출연자 검증 가이드라인을 정교화하고, 논란 발생 시 제작진의 책임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는 윤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시에 시청자 역시 일반인 출연자가 전문 방송인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는 성숙한 시청 태도를 가질 때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