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군사적 패배로 미사일·방공 능력 상실, 재정난
트럼프 "장전 완료" 공언 속 미 항모 전단 전진 배치돼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이란 주변 해역으로 증강 배치된 가운데, 미 의회조사국(CRS)이 최신 보고서에서 이란 체제를 "1979년 건국 이후 가장 취약한 상태"로 규정했다. 이란의 이런 전략적 약점이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행동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 "과거와 다르다"… 체제 존립 뒤흔드는 구조적 위기
CRS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작성된 '이란의 시위: 미국의 가능한 대응 및 의회 이슈(IF13153)' 제목의 최신 보고서에서 경제 붕괴와 연이은 군사적 패배로 이란 정권이 '전례 없는 약점'을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이란 당국의 전례 없는 탄압 속에 1월 중순 현재 이란이 준계엄에 가까운 통제 상황 속에서 대규모 시위 활동은 억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소요가 과거 물 부족(2017-2018), 연료 가격(2019), 히잡 의무화(2022-2023) 등 특정 사안에 한정됐던 시위와 달리, 체제 자체를 겨냥한 구조적 도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란 당국이 과거 폭력 진압과 제한적 정책 완화를 병행하며 반발을 누그러뜨렸지만, 이번에는 심각한 경제 기능 마비와 '하메네이 퇴진·체제 종식' 요구가 맞물려 쓸 수 있는 정책적 당근이 거의 남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초 이란 정부가 제시한 1인당 월 7달러 수준의 지원금은 중앙 정부 재정이 얼마나 궁핍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로 해석된다고 CRS는 짚었다. 여기에 2024년 두 차례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 2025년 6월 '12일 전쟁'과 그 과정에서 단행된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핵 시설과 미사일·방공 능력이 심각한 손상을 입으면서, 이란은 1979년 이슬람 공화국 수립 이후 가장 취약한 상태라는 것이다. 다만 지난 10년 동안의 이전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위도 통일된 조직이나 지도부가 부족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약화된 이란…군사 개입 명분으로
이 같은 이란의 약점은 트럼프 행정부 내 군사 개입론자들에게 강력한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CRS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시위대 구출을 공언해 사실상 이란에 대한 정권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위대 편에 서겠다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이 시위대 구출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장전이 완료(Locked and Loaded)됐다"고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CRS는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이 "지역의 주요 불안정 세력"인 이란이 "크게 약화된 상태"라고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드러난 약점은 이란 정권을 변화시킬 기회라는 군사적 행동 찬성론자들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보복 위험은 변수
하지만 전면적인 군사 행동에는 여전히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평가다. CRS는 이란이 미국의 공습에 맞서 이스라엘 및 미군 기지를 타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마비시킬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이란과 같이 거대한 국가에서의 장기 군사 작전은 정권 교체 후의 난민 발생이나 장기적인 내란 등에 따른 막대한 인도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전개됨에 따라 의회가 행정부의 군사 행동을 승인 또는 제한하거나, 행정부의 잠재적 대 이란 협상 감시 및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협정 검토, 추가 제재, 그리고 이란 내 인터넷 접속 확대를 목표로 하는 대외 원조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