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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본게임] ④ 일상을 파고드는 '디지털 달러 확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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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디지털 달러' 이중 통화 생활
송금·해외 직구 결제···모두 달라진다
발행사 파산 등 잠재 리스크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서울의 어느 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사이로 작은 화면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고 상상해 보자. 그 화면에는 낯익은 원화 잔액 옆에 '달러 연동 디지털 잔액'이 나란히 표시되어 있다. 숫자는 크지 않다. 월급의 일부,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해외 직구 비용 정도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이다.

하지만 이 작은 숫자가 의미하는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달러 통장을 따로 만들지 않았는데도, 은행 앱 안에서 또는 간편결제 앱 안에서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달러의 디지털 확장판'이 손안에 들어온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한국인이 달러 예금과 해외 주식 또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서학 개미 인구가 날로 늘어가지만 절차는 여전히 번거롭다. 환전 수수료를 따져 봐야 하고 송금을 하려면 은행 영업시간과 각종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공지능(AI) 도구를 이용해 관련 보고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들어오면 같은 일을 훨씬 간단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앱 안의 한 탭에서 원화를 디지털 달러로, 또 다른 탭에서 다시 원화로 바꾸는 일이 카드 결제 취소만큼이나 일상적인 행동으로 바뀌게 된다는 얘기다.

◆ 월급의 일부는 '디지털 달러' = 예를 들어 보자. 어느 30대 직장인은 이번 달부터 회사 복지 플랫폼을 통해 급여의 10%를 규제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받기로 했다. 회사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요건을 맞춰 승인받은 해외 발행사와 제휴했고, 국내 증권사 및 핀테크 업체가 중간에서 환전과 보관을 담당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스테이블코인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월급날 아침, 그의 스마트폰에는 두 가지 알림이 뜬다. 하나는 평소처럼 원화 급여가 입금됐다는 은행 알림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 달 디지털 달러 잔액 300달러가 충전되었다는 내용의 앱 알림이다. 디지털 달러는 연 3% 안팎의 이자를 붙여 주는 머니마켓형 상품과 연결돼 있어 은행 보통예금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디지털 달러를 세 가지로 나눠 쓰기로 마음먹는다. 첫째, 매달 결제해야 하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을 여기서 자동 차감되도록 설정한다. 환전 수수료를 신경 쓰지 않고, 결제 통화도 그냥 '달러'로 고르면 되는 구조다. 둘째, 미국 ETF를 정기적으로 매수하는 계좌와 연동해 매달 100달러씩 자동 입금으로 보내 둔다. 셋째, 남은 금액은 비상금 겸 여행 자금으로 그냥 모으기로 한다. 필요하면 언제든 원화로 바꿔 국내 계좌로 옮길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는 '해외 송금'이라는 말을 거의 떠올리지 않는다. 화면에는 그저 '원화 지갑'과 '디지털 달러 지갑' 두 개만 보일 뿐이다. 통장 잔고를 통째로 외화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활 패턴 일부를 달러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이사시키는 셈이다. 과거 같으면 번거롭게 환전하고 송금했을 일들이지만 이제 앱 안에서 몇 번의 '터치'로 정리된다.

◆ 해외 송금부터 N잡러까지 일상의 변화 =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외국인 노동자와 해외 플랫폼에서 에어비앤비나 온라인 강의, 디지털 콘텐츠를 팔아 수입을 올리는 소위 N잡러 혹은 프리랜서에게도 변화는 크다. 지금까지 이들은 국제 송금 서비스와 카드 수수료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몇만 원, 몇십만 원을 벌어도 결제와 송금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본게임에 들어가는 세계에서는 이 구조가 조금씩 바뀐다. 어느 베트남 출신 노동자는 한국의 급여를 원화로 받지만 월말에 가족에게 보내는 생활비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앱을 사용한다. 원화를 앱에 충전하면 서비스 사업자가 뒷단에서 규제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베트남 현지 파트너에게 전송한다. 가족은 현지 은행 계좌나 모바일 머니로 동(VND)을 송금을 받는다.

그가 체감하는 것은 두 가지다. 송금 수수료가 기존 은행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돈이 도착하는 시간이 몇일에서 몇 분으로 단축된다는 것이다. 과거라면 월급날에 은행 창구를 가야 했더나 은행 앱을 붙들고 씨름해야 했지만 지금은 야간이나 주말에도 앱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노동자에게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생활비가 제때 도착하느냐의 문제로 다가온다.

유튜브나 틱톡,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달러 수입을 올리는 창작자에게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전에는 플랫폼이 지급하는 달러 수입을 해외 송금이나 페이팔 계좌를 통해 받아야 했고, 이를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여러 단계의 수수료가 붙었다. 이제는 플랫폼이 지원하는 디지털 달러 지갑으로 바로 지급받고, 국내 앱에서 곧바로 일부를 원화로 교환하거나 그대로 달러 자산으로 투자하는 일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집으로 가져오는 과정을 매끄럽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중간에 새는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개인의 소득 체감도는 더 뚜렷해진다.

◆ 신용카드 대신 디지털 지갑 =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또 다른 장면은 온라인 결제다. 지금까지 해외 가맹점 결제는 주로 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졌다. 환율 우대와 추가 수수료부터 해외 이용 수수료 등 복잡한 요인을 감안해야 했고, 결제 취소나 환불 과정에서도 시차와 수수료 탓에 신경 쓸 일이 많았다.

서클의 스테이블코인 [사진=블룸버그]

앞으로 일부 글로벌 플랫폼과 쇼핑몰이 규제된 달러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한다면 사용자는 새로운 옵션을 하나 더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를 결제할 때 결제 수단으로 신용카드와 디지털 달러 지갑이 나란히 뜨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그는 카드 대신 디지털 달러 지갑을 선택하고, 지갑에 들어 있던 스테이블코인에서 곧바로 요금이 빠져나간다. 환율 계산과 수수료 구조는 뒷단에서 자동으로 처리된다.

이 경우 소비자는 몇 가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결제 거절이나 차단 이슈가 줄어들고 구독 취소 시 잔액이 빠르게 돌아오며, 일부 서비스는 수수료 절감분의 일부를 가격 할인이나 리워드로 돌려줄 수도 있다. 물론 모든 가맹점이 이렇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카드 수수료가 특히 높은 디지털 콘텐츠와 게임, 해외 구독 시장에서부터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 저축과 투자도 '원화 통장 + 디지털 달러 통장' = 평범한 개인에게 스테이블코인은 투자와 저축 측면에서도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한국 투자자가 달러 자산을 담으려면 외화 예금 가입부터 환전 후 해외 증권 계좌로 송금, 달러 MMF나 채권 매입 과정이 필요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된 이후에는 '원화 통장 + 디지털 달러 통장' 조합이 보다 일반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40대 가장은 자녀 유학 자금의 일부를 달러로 보유하려고 마음먹는다. 과거처럼 은행에서 달러 정기예금을 드는 대신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달러 MMF 상품을 선택한다. 이 상품은 스테이블코인을 1:1로 발행해 두고, 준비금으로 미국 단기 국채와 은행 예치금을 보유한다. 그는 앱을 이용해 원화에서 디지털 달러로 일정 금액을 전환하고, 만기와 목표 수익률을 설정한다.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다. 필요할 때마다 일부만 원화로 환전해 쓰거나 바로 해외 대학 등록금과 기숙사비 결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굳이 해외 송금이나 별도의 환전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같은 디지털 달러 잔액을 쓰임새에 맞게 나눠 쓸 수 있다. 물론 환율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이 더 간편해지는 셈이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도 열릴 수 있다. 일부 증권사와 핀테크 업체는 스테이블코인 담보 대출이나 스테이블코인 기반 자동 투자 등의 상품을 내놓으려 할 전망이다. 월급날 일정 금액의 디지털 달러를 담보로 맡기고 저금리로 원화 대출을 받거나 혹은 같은 담보를 활용해 글로벌 ETF 또는 채권 포트폴리오에 자동 투자하는 식이다. 이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가의 문제가 앞으로 과제로 남아 있지만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이미 구현 가능한 영역이다.

◆ 잠재 리스크 '어디에 맡긴 디지털 달러인가' = 물론 이 모든 변화가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본격적으로 일상에 들어오면 평범한 사람들 역시 새로운 종류의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가장 큰 질문은 '내가 쓰는 디지털 달러는 결국 어디에, 누구에게 맡겨져 있는가' 하는 문제다.

발행사가 파산하거나 준비금 운용에 문제가 생기거나 기술적 또는 법적 이유로 상환이 지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 분리와 감사, 상환 의무를 통해 이런 위험을 줄이려 하지만 제도권 은행 예금과 똑같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예금자 보호 한도와 파산 시 우선순위, 사이버 공격이나 해킹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은 아직도 국가별로 논쟁 중이다.

또 하나의 리스크는 너무 편해서 많이 쓰게 되는 상황이다. 국경을 넘는 결제와 투자가 쉬워질수록 환율 변동과 규제 변경의 영향을 더 자주, 더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상시적으로 디지털 달러를 들고 다니면 위기 시 달러로의 쏠림이 더 빨리,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금융 시스템 전체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그래서 앞으로의 규제 논쟁은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가 아니라 어느 수준까지, 어떤 형태의 상품을, 누구에게 허용할 것인가로 옮겨갈 전망이다. 개인 투자자와 이용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쓰는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법의 보호를 받는지, 준비금은 어디에 어떻게 보관되는지, 상환 메커니즘은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새로운 금융 문해력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다.

◆ 일상으로 들어온 통화질서의 질문 =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우리 일상에서 아주 사소한 장면으로 모습을 드러낼 여지가 높다. 카페에서 친구와 해외 여행 계획을 세우며 호텔 결제를 디지털 달러 잔액으로 처리하거나 해외 구독 서비스 결제 수단을 고르다가 카드 대신 디지털 지갑을 선택하는 상황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때는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대형 은행들만 고민하던 통화질서와 결제 인프라의 문제가 이제는 앱 화면을 통해 개인의 선택지로 내려온다. 어떤 이들은 여전히 원화 통장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삶을 살 수 있고, 또 다른 이들은 자연스럽게 '원화 + 디지털 달러' 이중 통화 생활을 선택할 수 있다.

때문에 2026년 스테이블코인의 본게임은 거창한 이론 싸움만이 아니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궁극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지갑과 결제 버튼, 저축 습관과 투자 선택에 스며드는 변화라는 얘기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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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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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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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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