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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본게임] ② 기본 통화로 부상하는 디지털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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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무역·이민자 송금 시장 잠식
은행·카드사 생사를 건 대응 전략
통화 패권과 규제 전쟁 주시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2026년의 스테이블코인은 차트 속 암호화폐가 아니라 이미 세계 곳곳의 결제 화면과 회계 장부에 스며든 '달러의 디지털 확장판'에 가깝다.

규제가 어느 정도 정리된 뒤 남은 질문은 단순하다. 누가 이 디지털 달러를 실제로 사용하고, 그 흐름이 기존 금융을 어디부터 잠식해 갉아먹는가 하는 점이다.

인공지능(AI) 도구를 이용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 결과 답은 국경을 넘는 송금과 무역결제, 거래소와 디파이, 그리고 일부 기업의 단기 자금 운용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은행 예금이나 카드 네트워크를 대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민자 송금과 중소 수출입 업체, 크립토 및 핀테크 기업, 헤지펀드와 같이 경계선에 서 있는 이용자들에게는 이미 일상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기존 시스템에서 비용과 시간이 가장 많이 드는 지점을 정교하게 파고들며, 자신만의 쓰임새를 넓히는 움직임이다.

이민자 송금과 중소 무역, 스테이블코인부터 쓴다 = 국경을 넘는 송금은 스테이블코인이 보여준 가장 눈에 띄는 성과다. 기존의 스위프트 기반 송금은 몇 단계의 은행을 거치며 1~3영업일이 걸리고, 총비용이 송금액의 몇 퍼센트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부 핀테크 업체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고객이 현지 통화를 예치하면 이를 곧바로 온체인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전송하고, 수취국에서 다시 법정통화로 바꾸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방식은 결제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중간 구간만 블록체인으로 교체하는 형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은행 계좌 대신 앱을 통해 송금하고, 하루가 아니라 몇 분 안에 돈이 넘어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AI로 관련 서비스들의 공개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특정 신흥국 간 거래에서는 수수료가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처리 시간은 무려 90% 이상 단축됐다는 수치가 반복해서 등장했다.

중소 수출입 업체도 비슷한 이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은행을 통해 신용장(L/C)이나 전신환(T/T)을 열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자금이 묶이는 시간이 길다. 반면 일부 B2B 결제 플랫폼은 바이어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금을 지불하고, 판매자가 이를 현지 통화로 바로 환전하는 방식을 테스트하고 있다. 거래 금액 단위는 아직 크지 않지만 AI 도구로 무역 핀테크 사례들을 모아 보면 은행이 달갑게 받아주지 않는 소액 또는 고빈도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두드러진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사실은 이용자가 반드시 크립토 투자자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많은 경우 고객은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접하지 않고 서비스 업체가 중간에서 이를 사용해 결제 속도와 비용을 최적화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해외 송금이나 결제 앱이지만 그 이면에서 돌아가는 것은 은행의 폐쇄형 네트워크가 아니라 공개형 블록체인이라는 사실이 2026년의 새로운 풍경이다.

거래소·디파이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기본 통화' = 암호화폐 생태계 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위상은 훨씬 더 분명하다. 주요 중앙화 거래소와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각종 알트코인의 거래쌍 대부분은 스테이블코인을 기준으로 표시된다. 과거에는 달러나 유로 현금이 이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USDT나 USDC 등 달러 연동 코인이 사실상의 '기본 통화'가 된 셈이다.

중소 무역과 이민자 송금, 신흥국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는 스테이블코인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디파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담보와 유동성의 핵심 축이다. 대출 프로토콜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해 이자를 받거나 스테이블코인을 빌려 레버리지 포지션을 잡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탈중앙 거래소(DEX) 유동성 풀에서도 '스테이블코인–암호자산' 페어가 핵심을 이룬다.

AI가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여러 보고서를 보면 디파이 전체 가치 잠김(TVL) 가운데 상당 비중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풀과 대출 포지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체 가치 잠김(TVL, Total Value Locked)이란 디파이 플랫폼이나 유동성 풀 등에 예치된 자산의 총 가치를 의미하는 지표다.

이 구조는 스테이블코인을 일종의 은행 밖 달러 예금으로 만든다. 이용자는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해 이자를 받지만 그 이자는 은행이 아니라 프로토콜과 차입자가 지급한다.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는 쪽은 달러를 빌리는 것과 비슷한 경제적 효과를 얻는다. 이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자동으로 실행된다는 점이 기존 금융과의 가장 큰 차이다.

국채와 머니마켓, 스테이블코인과 닮은꼴이 되다 = 기관 투자자와 기업 재무부에 눈을 돌리면 스테이블코인의 또 다른 얼굴이 보인다. 여러 리서치에 따르면,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금 상당 부분이 미국 단기 국채와 역레포에 투자돼 있다. 발행사는 1달러짜리 코인을 찍어 투자자로부터 받아온 자금을 안전자산에 넣고, 그 이자 수익에서 운영비와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이는 전통적인 머니마켓펀드(MMF)와 구조적으로 매우 비슷하다. 차이는 유통 방식과 유통 속도다. 머니마켓펀드의 지분은 전통 금융 인프라를 통해 사고파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주소 간에 24시간 365일, 몇 초 단위로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헤지펀드와 크립토 트레이딩 업체는 스테이블코인을 현금성 자산에 결제 수단을 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 재무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규제가 비교적 명확해진 이후 일부 IT 기업과 크립토 친화적 회사들은 잉여 현금의 일부를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에 보관하고, 이를 거래소 수수료 결제와 공급업체 지불, 더 나아가 일부 급여 지급에도 활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아직 회계기준과 세법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아 신중한 움직임이지만 은행 계좌에 묶어 두는 것보다 온체인에서 더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국제 금융 기구와 신용 평가사는 이 현상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미국 국채와 단기 자금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수 있으며, 특정 시점에는 단기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변동성에 영향을 줄 정도의 규모로 커질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 [사진=블룸버그]

AI 도구를 이용해 주요 보고서를 비교해 봤을 때 '기회'와 '구조적 리스크'라는 두 키워드가 나란히 등장한다는 사실이 현재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흥국에서는 '디지털 달러 예금' 효과 = 신흥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갖는 의미는 조금 더 직설적이다. 통화가 약하고 인플레이션이 높으며, 자본통제가 강한 나라일수록 스테이블코인은 손 안의 달러 예금에 가깝게 받아들여진다.

예금자 보호 제도가 취약하거나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낮은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달러 현금을 모아두는 것이 일종의 생활 습관처럼 자리 잡아 왔다. 이제 그 일부가 스테이블코인 지갑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거래소 앱만 있으면, 현지 통화 대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쥐고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는 자국 통화와 은행 시스템에 이중의 압력을 가한다. 한편으로는 통화 대체(dollarization)가 디지털 형태로 가속화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은행이 흡수했을 수 있었던 예금이 온체인으로 빠져나간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그래서 몇몇 국가는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 거래를 강하게 막거나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및 CBDC로 흐름을 흡수하려는 전략을 병행하는 움직임이다.

반대로 스테이블코인 발행국인 미국에겐 이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달러화'로 읽힌다. 자국 금융기관이 발행한 디지털 토큰이 해외에서 비공식 준비통화처럼 쓰이는 만큼 달러 패권의 저변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은 좋아하지만, 신흥국 통화당국은 불편해 하는 금융 상품이라는 이중적인 얼굴을 갖게 됐다.

은행과 카드사의 '틈새가' 먼저 갉아먹힌다 = 그렇다고 해서 스테이블코인이 당장 은행과 카드 네트워크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은 오히려 은행과 제휴해 발행되는 경우가 많고, 발행 준비금 역시 은행과 국채시장에 머문다.

하지만 AI 도구로 수수료 구조와 서비스 제공 영역을 비교해 보면, 기존 플레이어들의 수익성이 높은 틈새부터 서서히 잠식되고 있는 패턴이 보인다.

스테이블코인 공급 추이 및 전망 [AI 그래프=황숙혜 기자]

해외 송금과 카드 네트워크를 통한 소액 해외 결제, 신흥국 간의 상거래 결제, 크립토 거래 및 파생상품 증거금,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의 소액 정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 영역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더 빠르고 싼 달러 결제 수단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는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자체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 예금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규제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제휴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전략이다. 결국 싸움은 스테이블코인을 막을 것인지 여부가 아니라 누가 스테이블코인을 자기 편으로 끌어와 자기 인프라 위에 얹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어디에 맡긴 '디지털 달러'인가 = 2026년의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시스템 밖에서 커지는 동시에 기존 금융과 점점 더 얽혀 들어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민자와 중소기업, 디파이 이용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국경과 시간대를 넘어 달러를 주고받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 토큰을 떠받치는 준비금이 미국 국채와 은행 계좌 속에서 이자를 벌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쟁점이 떠오른다. 각자 손에 쥔 스테이블코인이 어디에 맡긴 디지털 달러인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발행사의 규제 수준과 준비금 자산의 품질, 상환 메커니즘, 그리고 국가 간 규제 협력의 정도에 따라 같은 1달러짜리 토큰이라도 위험과 신뢰의 무게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통화 패권과 규제 전쟁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즉, 미국과 유럽, 신흥국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달러의 디지털 확장판을 통제하거나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싸움이 결국 개인 투자자와 기업, 각국 경제에 어떤 균열을 초래할 것인지 주목된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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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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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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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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