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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화 시인, 새 시집 '남아있는 날들은 그림자도 떼어 놓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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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바다의 시원(始原),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에 대한 따뜻한 그리움

[대구=뉴스핌] 김용락 기자=노진화 시인이 새 시집 '남아있는 날들은 그림자도 떼어 놓고'(이um)를 출간해 새해 문단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시집은 5부로 구성돼 '갯벌' '내가 눈물이 되는 시간' 등 모두 64편의 시와 박남희 문학평론가의 해설 '근원의 바다, 혹은 헤테로토피아'가 실려 있다.

새 시집은 노 시인이 지난 2023년에 펴낸 첫 시집 '외로운 사람은 그림자가 길다'에 이은 두 번째 시집으로 첫 시집에서 보여주었다 고향 바다의 시원(始原), 어머니, 시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에 대한 따뜻한 그리움, 그리고 가난한 이웃들에 대한 연민의 정서가 심화돼 나타나고 있다.

이번 시집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바다와 노을이다. 바다는 시인에게 태어나고 성장한 그냥 추억의 공간으로서 바다를 뛰어넘어, 사물의 근원과 시원성을 드러내는 존재 형성의 본질적 바다이다. 그리고 노을은 낙조의 황홀함과 허무함이 이중으로 오버랩 되면서 어쩔 수 없는 사랑과 같은 애틋함, 도달할 수 없는 그리움, 허무와 비애 같은 센티멘탈리즘을 서정성과 함께 폭풍처럼 몰고 온다.

노 시인의 이런 센티멘탈은 단순한 감상(感傷)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삶과 죽음, 존재의 근원에 대한 치열한 질문을 꽤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인의 만만찮은 시력과 미학적 깊이를 엿보게 한다. 그의 질문은 겉으로 보이는 삶의 외형적 현실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내면과 우주의 공간으로까지 확대심화하고 있다는 데서 실존에 대한 갈망과 고민을 엿보게 한다.

노진화 시인이 새 시집 '남아있는 날들은 그림자도 떼어 놓고' 를 출간해 주목을 글고 있다.[사진=이um] 2026.01.14 yrk525@newspim.com

"슬프고 못난 것들 버리고 싶을 때마다/나는 붉은 녹 같은 감정들 휩쓰는/나의 바다로 간다//낮은 골목길을 벗어나면 앞강이라 불리던/지금은 사라져버린 팔포 방파제에서/도시로 나가 공부하던 큰오빠가 낚시하는 모습을/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소녀가 있고,/저녁 어스름 밥 짓는 냄새로 우리를 부르는 엄마와/만선의 아버지 전어 굽는 냄새 은빛 환희가 있는/천년의 바다로 간다//나를 사로잡는 바다에 잠겨/아무도 모르게 울부짖는 이름이여/초혼의 시간이여!/내 마음에 달 뜨지 않고/외롭게만 하는 사랑이여"('삼천포' 전문)

"그러니 동백꽃을 보러 오는 사람아/세상의 좋은 것들은 느리게 오고/사랑하는 것들은 더디게 오지 않던가//붉은 눈동자 동백꽃 보러 오는/그 마음에서/꽃잎은 더 붉게 피어나지 않겠는가."('위미리 동백나무' 부분)

바다와 추억과 가족에 대한 따뜻한 서정과 세상에 좋은 것은 늦게 오고, 사랑하는 것은 더디 온다는 이 싯구(詩句)는 인생의 철리(哲理)를 통달한 듯한 시인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첫 시집에 비해 확연히 심화되고 깊어진 시세계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노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사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쁨으로 살기 위해서 시를 쓴다. 그림자도 떼어 놓고 나로 돌아가는 시간. 그림자도 쉬는, 아무것도 한정짓지 않은 현(玄)의 시간이 온다"고 밝혔다.

박남희 문학평론가는 "노진화 시에 나타난 바다는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뿌리가 닿아있는 근원적 장소"이자 "바다의 근원성은 모성이나 달, 고향의 이미지로 변주되어 나타난다"고 평했다.

한편 노진화 시인은 경남 삼천포에서 태어나 효성여자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5년 계간 '생각과느낌'으로 등단했다. '생각과느낌' 발행인 겸 편집인을 역임했고 한국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대구가톨릭문인협회 회원이다.

yrk5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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