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긴장 격화로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 확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역대급 급등세를 연출한 뒤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29일(현지시각) 귀금속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예멘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차질 리스크로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4.6% 하락한 4,343.60달러로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30일 오전 3시 51분 기준 0.8% 오른 온스당 4,330.79달러로 4.5% 하락했다. 이는 지난 금요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4,549.71달러 이후의 조정이다.
백금은 장중 온스당 2,478.5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14.5% 급락해 2,096.53달러로 내려앉았다. 은 역시 장중 사상 최고치인 83.62달러를 기록한 이후 9.5% 하락한 온스당 71.66달러로 밀렸다.
현물 팔라듐 가격은 15.9% 급락해 온스당 1,617.47달러를 기록했다.

하이리지 퓨처스 금속 트레이딩 디렉터 데이비드 메거는 "모든 금속이 최근 및 사상 최고치까지 급등했다"며 "현재는 극단적으로 높아진 가격 수준에서 차익 실현에 따른 되돌림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약 65% 상승했다. 백금과 팔라듐 역시 연간 기준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은은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연초 대비 147% 급등했다. 이는 핵심 광물로서의 전략적 중요성, 공급 부족, 산업용 및 투자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메거는 이어 "은의 공급 제약이라는 근본적인 요인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으며, 2026년을 향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저를 겨냥해 대규모 드론 공격을 시도했으며, 이는 종전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TD증권의 원자재 전략가 다니엘 갈리는 "이번 가격 하락은 대통령이 핵심 광물 조사와 관련한 권고안을 내놓아야 하는 시한과 맞물린 유동성 제약, 그리고 연말 휴일로 인한 거래 부진이 겹치면서 더욱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예멘에서 긴장이 고조되며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되고,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의 거주지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비난하면서 배럴당 1달러 이상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은 배럴당 1.30달러(2.1%) 오른 6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은 1.34달러(2.4%) 상승한 58.08달러에 마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푸틴 관저를 겨냥해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하며, 이에 따라 평화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드론 공격 관련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했으며,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추가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에너지 트레이딩 자문업체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영토 문제나 안보 보장과 관련해 기존 요구 사항에서 물러나는 예상 밖의 행보를 보이지 않는 한, 유가는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젤버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습을 포함한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인해 중동 지역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으며, 공급 차질 관련 뉴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 통신은 지난 토요일, 사우디가 주도하는 예멘 연합군이 성명을 통해 동부 하드라마우트주에서 주요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긴장 완화 노력을 훼손하는 군사적 움직임을 보일 경우 민간인 보호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분리주의 단체인 남부과도위원회(STC)는 성명을 통해 지난 목요일 하드라마우트에서 산하 무장 조직인 '하드라미 엘리트 부대' 소속 대원 2명이 교전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요일 새벽 사우디 공군이 해당 지역의 STC 세력을 겨냥해 공습을 단행했다고 한 소식통이 로이터에 전했다.
UBS의 원자재 애널리스트 조반니 스타우노보는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원유 시장을 타이트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브렌트유 배럴당 60달러 수준이 사실상의 '하단선(소프트 플로어)'이라며, 비(非)OPEC+ 국가들의 원유 공급 증가세가 2026년 중반 무렵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2026년에는 유가가 소폭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