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인하한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7.46포인트(1.05%) 오른 4만8057.75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17포인트(0.67%) 상승한 6886.68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7.67포인트(0.33%) 전진한 2만3654.16으로 집계됐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3.50~3.75%로 정했다. 이로써 연준은 올해 들어 3차례 연속 총 0.75%p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준은 내년과 2027년 각각 한 차례씩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유지해 통화정책 완화 속도가 둔화할 것에 무게를 뒀다.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노동시장의 둔화 추세를 이날 금리를 인하한 주된 근거로 지목했다. 다만 금리가 광범위한 범위의 중립 수준에 도달하면서 이제는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내달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내달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을 78%로 반영 중이다.
연준은 이날 보유 자산을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초단기 국채 매입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시장에 우호적인 발표였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산업재와 헬스케어가 각각 1.84%, 1.45% 상승했으며 재량 소비업도 1.52% 올랐다. 다만 유틸리티는 0.11% 하락했고 필수 소비업도 보합세를 보였다.
특징주를 보면 게임스톱은 월가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3분기 매출액을 공개하면서 4.28% 하락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오라클은 0.67% 상승 마감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하락 중이다.
◇ 미 국채금리·달러 동반 하락
미 국채시장은 연준의 이날 금리 인하를 '예상된 인하'로 받아들이며, 향후 완화 속도 조절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4.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43%에 거래됐다. 장중 4.137%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전일 기록한 3개월 최고치(4.209%) 대비 뚜렷한 조정을 보였다. 10년물은 이날로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이 멈췄는데, 이는 5주 만의 최장 상승세였다.
30년물은 2.1bp 내린 4.788%,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7.3bp 급락한 3.54%로 10월 16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연준의 신호 변화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는 스위스 프랑 대비 0.8% 떨어져 0.8000프랑을 기록했고, 엔화 대비로는 0.6% 하락한 155.92엔을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98.66으로 0.6% 하락했다.
◇ 금 반등, 유가는 유조선 나포에 상승
금 가격은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0.3% 내린 4,224.7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연준 금리 발표가 나온 뒤 한국시간 기준 11일 오전 5시 17분 기준 0.7% 오른 4,236.57달러를 기록했다.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61.8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 가격은 올해 들어 113% 폭등했다. 산업 수요 증가, 재고 감소, 미국 정부가 은을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로 지정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유가는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한 유조선을 나포했다는 소식에 주목하며 위를 향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물은 배럴당 62.21달러로 27센트(0.4%) 상승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은 배럴당 58.46달러로 21센트(0.4%)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도 석유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를 자극해 유가 반등에 힘을 실었다.
◇ 유럽증시, 박스권 흐름 혼조세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연일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0.40포인트(0.07%) 오른 578.17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3.52포인트(0.14%) 상승한 9655.53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8.00포인트(0.17%) 뛴 1만6762.50으로 마감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2.51포인트(0.13%) 내린 2만4130.14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9.82포인트(0.37%) 하락한 8022.69에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09.16포인트(0.25%) 떨어진 4만3465.34에 마감했다.
이날 유럽증시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 양측의 가시돋친 공방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여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은 나약한 지도자들이 이끄는 쇠퇴하는 국가들의 집합"이라며 비하성 발언을 쏟아냈고,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받아쳤다.
자동차 섹터가 1.5% 하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는 명품 자동차 제조사 페라리가 4.8% 급락한 영향이었다. 모간스탠리는 페라리에 대해 '비중 유지(equal weight)' 의견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고, 제프리스는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원자재 관련 주식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석유 기업 지수는 0.2%, 광산업 지수는 0.75% 상승했다.
은행주도 0.7% 상승하며 시장을 지지했다. 대형 은행인 HSBC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이 홍콩 예금 성장과 아시아 자산관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3.2% 올랐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전날 주주 서한에서 전략적 선택지를 평가하는 한편 재무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뒤 13.7% 급등했다.
◇ 인도증시 하락...미쇼 상장 첫날 53% ↑
10일 인도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내년에 '매파적'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센섹스30 지수는 0.32% 하락한 8만 4391.27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32% 내린 2만 5758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16개 주요 세부 지수 중 11개가 하락했다. 연준의 매파적 입장에 대한 우려로 니프티 정보기술(IT) 지수가 0.9% 하락했고, 금융 지수도 0.5% 내렸다.
인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인디고는 이날에도 3.2% 하락했다. 지난주 최소 2000편의 항공편을 취소하는 등 운항 차질을 빚은 뒤 인도 당국으로부터 예정된 항공편의 10%를 감축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 악재가 됐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미쇼는 자산 경량화 및 수수료 제로 모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 평가에 힘입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53.2% 급등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