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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선 보이스피싱] ⑥ 기술편 '친밀한 속삭임' 끝에 입금계좌...신뢰까지 해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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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이용해 '신뢰' 정교하게 설계...기술 전담 '특수조직'까지 갖춰
AI 통한 개별 시나리오, 딥페이크 기술로 '투자 전문가' 신뢰 구축
"AI활용 유사 사례 모아 데이터화...AI범죄 유형 연구·전략 마련"
사이버 전문가들, AI 범죄는 AI 수사로 대응·예방해야

[서울=뉴스핌] 김지나 백승은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스킨스쿠버 좋아하세요? 전 스킨스쿠버 양성소에서 일하고 있어요!"

2024년 4월, A씨의 페이스북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낯선 이름, 낯선 얼굴. 프로필 사진 속 그는 해변에서 스킨스쿠버 장비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누군지 몰랐지만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서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갔다. 일상에 지쳐 있던 A씨에게 익명이 보장된 공간에서 만난 그는 묘하게 편안한 존재였고,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신뢰가 쌓여 갔다.

[법정 선 보이스피싱] 글싣는 순서

1. 조직편 '9시 출근 9시 퇴근'…직원 한 명 잡혀도 멈추지 않는 '범죄공장'
2. 곽금주 "취업 절박함에 캄보디아行…조직적 범죄생활에 점차 순응"
3. 착취편 "징역살기 싫어요"…지적장애인, 왜 판사 앞에 서게 됐나
4. 노동편 '마동석팀' 그녀는 왜 '초선'이 됐나…일자리 잃은 청년들의 선택
5. "개별 검거해도 '일망타진' 어려워"…변호사 3人의 현장 분석은
6. 기술편 '친밀한 속삭임' 끝 입금계좌...신뢰까지 해킹한다
7. "일반인 목소리도 3초면 복제…해결책은 국가간 공조"
8. 완결 죗값편 '감금' 알고도 지인 범죄조직에 넘긴 자의 최후

"나 외환 투자 공부하고 있거든. 얼마 전에 진짜 운 좋게 1200만원 수익을 냈어!"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그가 A씨에게 재테크 관련 이야기를 꺼냈다. 평소 재테크에 관심은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A씨에게 그의 말은 마치 길잡이와 같았다.

"진짜 능력 있는 투자 전문가가 있는데, OOO 펀드매니저라고"

그렇게 연결된 '유명 투자 전문가'는 자연스럽게 A씨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는 따뜻한 말투와 또박또박한 전문 용어를 섞어가며 뉴욕 증시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줬다.

[이미지=김영은 기자, ChatGPT 활용]

"지금 뉴욕거래소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흐름이 있어요. 초보자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종목이죠!"

그가 보내준 '외환거래소' 사이트를 들어가자, 차트는 실시간으로 움직였고, 수익이 난 사람들의 인증글도 넘쳐났다. 그렇게 A씨는 2024년 4월, 총 12회에 걸쳐 13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 명목'으로 입금했다.

돈을 다 보내고 다시 사이트에 접속하려고 했을 때, 사이트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았고, A씨의 투자 길잡이가 됐던 스킨스쿠버 양성소 직원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2025년 9월 12일 울산지법에서 선고된 '로맨스 스캠·투자 리딩 사기' 판결문을 토대로 피해자 A씨의 시각에서 재구성한 내용이다. 판결문 사실에 기반하되, 일부 장면은 이해를 돕기 위해 재가공했다.

이 사건에서 범행이 가능했던 핵심 요인은 기술을 이용해 '신뢰'를 정교하게 설계했다는 점이다. 이 조직은 단순한 개별 사기 수준을 넘어, 신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시나리오 대본과 딥페이크 영상 등을 결합하면서, 기술적인 신뢰까지 공고하게 쌓여갔다.

"예를 들어 최근 와이프를 잃은 고독한 65세 노인이라고 한다면, 여기에 적합한 시나리오가 따로 있습니다. 조직에서는 N개의 팀에서 AI를 통해 정교화된 시나리오를 만들고, 적용한 시나리오가 안 먹히면 곧바로 다른 팀으로 토스하는 식이죠."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장의 설명이다.

◆ 조직내 딥페이크 기술 활용 '특수조직'...신뢰의 정점 "수익 날 주식에 투자하세요!"

울산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이 속해 있던 캄보디아 보레이(Borey) 소재 보이스피싱 조직은 딥페이크 AI 기술로 유명 교수나 펀드매니저를 모방해 '투자 전문가'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에게 주식 정보를 제공하는 척 투자금을 유도하는 별도의 '특수 직책'을 운영하고 있었다.

1차 유인책 조직원이 피해자와 친밀감을 형성하면, 2차 유인책이 그 정보를 넘겨받아 본격적인 투자 권유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펀드매니저 영상을 보여주며 실제 전문가의 조언처럼 위장했다.

그리고 몇 달간 쌓아온 신뢰의 정점을 찍는 순간, 결정적 제안을 건넸다.

"수익이 날 만한 주식이 있으니 투자해보세요!"

딥페이크 기술의 범죄 악용은 비단 최근에 갑자기 나타난 문제가 아니다. 2023년에는 페이스북에 손석희 전 JTBC 보도담당 사장을 사칭한 딥페이크 영상 광고가 올라와 투자 권유를 하는 사건이 발생해 큰 논란이 일었다. 전문 투자자나 유명인의 권위를 빌린 것처럼 꾸며, 리딩방 가입이나 특정 프로그램 사용을 유도한 뒤 투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의 사칭 광고였다.

2년 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딥페이크 기술의 고도화다. 불과 몇 년 사이 기술이 비약적으로 정교해지면서, 타깃이 된 피해자 입장에서는 영상의 진위를 가려내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이 같은 기술이 인간의 신뢰까지 '해킹'하는 셈이다. 

"AI가 발전하면서 유명인뿐 아니라 가족, 친척, 친구까지도 복제할 수 있습니다. 단 3초만 통화해도 AI가 똑같이 따라 하죠. 과거에는 조선족 등이 보이스피싱을 할 때 억양 차이로 진위를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었지만, AI를 활용하면 진위 여부 자체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AI가 시나리오를 더 정교하게 구성할수록,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죠." 윤해성 형사법무정책연구원 AI미래정책연구실장의 말이다.

결국,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AI 범죄는 AI 수사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딥페이크 기술 중에는 고인이 된 분들의 음성을 재현하는 기술도 있습니다. 음성만으로 실제 본인이 말하는 것과 똑같이 만들어, 유족을 위해 긍정적인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하죠. 그러나 이 기술이 사람을 속이고 기만하는 데 사용될 경우,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대응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결국 AI를 활용해 범죄를 추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사기관이 AI를 활용한 유사 사례를 모아 데이터화하면, AI 범죄의 유형을 연구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즉, AI로 AI 범죄를 막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의 말이다. 

 

abc12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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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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