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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고령자의 이동할 권리, 시민들의 안전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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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통사고 5건 중 1건은 고령 운전자 사고
운전면허 반납 시 혜택 강화 등 세심한 정책 필요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공항에 가면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어르신들이 시간을 보낼 곳이 마땅치 않아 공항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특히 여름이면 시원해서 공항은 더위를 피하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항이 어르신들에게 인기인 것은 65세 이상이면 경로 우대로 요금이 무료인 지하철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하는 데 부담이 크지 않아서 먼 곳에서, 또는 가까운 곳에서 발걸음을 하는 것이다. 이동권이 노년의 삶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승원 사회부 기자

어르신들의 이동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자동차다. 따지고 보면 자동차만큼 이동성이 좋은 수단도 없다. 실제로 한국은 대중교통이 편리하지만 자동차가 있으면 지역 간 이동이 훨씬 편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운전은 어르신들의 이동권 보장과도 큰 관계성이 있다.

하지만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목된다. 실제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65세 이상 운전자의 사고 비율은 전체 운전자의 14.8%였지만 2024년 21.6%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수치다. 21.6%면 교통사고 5건 중 1건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라는 뜻이다.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과 시민들의 안전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늘어나면서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와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에 각종 정책들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 시민들의 안전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운전면허 반납 시 교통비를 지원이다. 전국적으로 65세 또는 70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할 경우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률은 지난 2024년 기준 2.2% 수준이다. 올해 일부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상향하면서 반납률이 올라갈 수 있겠지만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면허를 반납하고 교통비 지원을 받아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운전면허를 계속 갖고 있을 때의 이득보다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전국에서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경우 대부분은 일회성 지원에 그치고 있다. 10만원부터 60만원의 교통비도 큰 금액이지만 대중교통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불편한 지역의 경우 일회성 지원금 때문에 이동성을 높여주는 운전면허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

결국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유도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고령 운전자가 면허 반납 시 이동권 보장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실제로 강원도 태백시는 내년부터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매달 20회까지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경기도 안산시도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버스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경남과 전북, 전남 지역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시내버스를 이용 시 100원만 지불하도록 하는 100원 버스 등의 정책도 고려해볼 만하다.

물론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을 기록한 초고령사회에서 면허를 반납한 고령 운전자에 지속적인 인센티브 지원은 재정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면허를 반납하지 않은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수가 늘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커지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적성검사, 페달 오조작 등의 장치 의무화 등 다양한 방법과 함께 고령자의 이동권과 시민들의 안전을 모두 보장할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하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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