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수도권 병원땐 의료양극화 심화" 주장
SNS 통해 파주시·정부에 '실질 지역거점병원' 촉구
파주시 관계자 "사업자 공모 2026년내 완료 예정"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공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보건복지부의 수도권 병원 신설 정책과 파주메디컬클러스터(이하 '클러스터') 추진에 대한 파주시민 의견서'라는 글이 올려져 주목된다.
최근 작성된 이 글은 <우리는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생명 지키는 병원'을 원한다>는 제목으로 파주시장, 파주시의회, 보건복지부, 파주 시민을 수신자로 하고 있다.
해당 내용을 보면 "파주 시민은 지역에 제대로 된 상급 종합병원 하나 없어, 아이가 아프면 새벽에도 일산이나 서울로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한 후 "이런 상황에서 '클러스터'와 '대학병원 유치'라는 소식은 가뭄의 단비처럼 들렸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마냥 환호할 수 없는데, 이는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병상 정책과 파주시가 그리는 '클러스터'의 청사진이, 과연 파주 시민들의 절박한 '필수 의료' 수요를 진정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지 깊은 우려를 느낀다"며 이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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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 메디컬클러스터 조감도. [사진=파주시] 2025.11.15 atbodo@newspim.com |
"정부 정책, '수도권 의료 사각지대' 고려 못해"
파주시민이라는 그는 먼저 보건복지부의 모순된 정책, 파주도 '수도권이라는 덫'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지방 의료 붕괴를 막겠다며 '수도권 병상 총량제'를 외치면서도, 정작 '경제 논리'와 '산업적 필요성'을 내세운 예외 조항(예,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수도권 병상 신설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파주 시민은 행정구역상 '수도권'에 묶여 '의료 자원 과밀 지역'으로 오해받지만, 실상은 경기 북부의 '의료 소외 지역'으로, 응급실 을 가려 해도 30분 이상 외부로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보건복지부의 정책은 파주와 같은 '수도권 내 의료 사각지대'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수도권 신규 병원을 허가해 준다면, 이는 '지방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또 하나의 '수도권 병원'을 늘려 의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행위일 뿐이기에 파주에 필요한 것은 '수도권 병원'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지역 거점 병원'이라는 실질적 기능"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클러스터'의 허상으로, 이것은 시민을 위한 병원인가를 물었다.
파주시에 대해 "운정3지구 인근에 '클러스터'를 추진하며 화려한 조감도를 내세우고 있다"며 "바이오 연구, 첨단 의료 산업 그리고 대학병원 등 멋진 계획이지만 파주 시민들은 이 화려함 뒤에 가려진 본질적인 기능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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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 메디컬클러스터 조성사업 계획도. [사진=파주시] 2025.11.15 atbodo@newspim.com |
'돈 되는' 환자 아닌 시민 지켜주는 병원 원해
구체적으로 첫째, '클러스터'가 '응급실'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파주 시민들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첨단 바이오 연구소'가 아니라 한밤중 아이가 고열이 났을 때 달려갈 수 있는 '24시간 소아 응급실'이고, 부모님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 골든타임을 지켜줄 '심뇌혈관센터'"라며 "파주시가 추진하는 '클러스터'는 본질적으로 수익성과 연구개발(R&D) 중심의 사업으로, 유치될 병원 역시 '수익이 있는' 중증 질환, 고가 시술, 암 치료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작 시민들의 생명과 직결되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같은 '필수 의료'는 소외될 수 있다"며 "'돈 되는' 환자만 골라 받는 병원이 아니라, 파주 시민 모두를 지켜주는 병원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클러스터'는 '대학병원 유치' 미명의 부동산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클러스터'에 내세운 '대형 대학병원 유치'는 "파주 시민들의 건강권 확보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집값을 자극하는 '호재'로 주목되고 있다"면서 "이에 파주시가 병원 유치에 있어 '시민의 생명'보다 '지역 개발'과 '경제적 성과'에 더 치중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유치 과정에서 병원 자본의 논리에 밀려, 정작 시민에게 필요한 필수 의료 조항들을 협상 테이블에서 놓치게 된다면, 그 병원은 시민을 위한 병원이 아닌 '클러스터'의 값비싼 부속품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파주시와 정부에 대해 "파주 시민은 파주에 병원이 생기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병원이 '누구를 위한' 병원인지, '어떤' 병원인지를 똑똑히 묻는 것"이라고 전제한 후 파주시에 "'클러스터'라는 미명에 매몰되지 말라"며 "유치 협상안에 '소아 응급 야간진료', '분만실', '응급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항목의 운영을 법적·제도적으로 강제하는 조항을 최우선으로 포함시키고 이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화려한 '연구 중심 병원'이 아니라, 50만 파주 시민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지역완결형 필수의료'가 가능한 병원을 유치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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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메디컬클러스터 투시도. [사진=파주도시관광공사] 2025.11.15 atbodo@newspim.com |
협상 내용 전면공개 된다, 안 된다 말하기 어려워
또한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도 '수도권'이라는 획일적 잣대로 파주의 의료 현실을 외면하지 말라"며 "수도권 병상 신설을 허가하려거면 '서울의 의료 집중'을 심화하는 것이 아니라, 파주시의 의료 사각지대를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적합하도록 엄격한 조건(필수 의료 과목 의무화)을 부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론적으로 "파주 시민은 '이름뿐'인 대학병원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실제로 지켜줄 수 있는 진짜 '우리' 병원을 원한다"며 '파주의 의료 공공성을 염원하는 시민 일동'으로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해 '클러스터' 조성사업 담당부서인 파주시 평화경제과 경제자유구역개발팀 관계자는 "이 사업은 파주시의 공약사업이며 주요 핵심사업이기에 아주대병원 무산 이후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실무진들과 관련 부서, 사업 시행자들과 공모 방식 및 공모 내용들을 협의 중이며 어떤 식으로든 파주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진료 과들이 들어올 수 있게하는 내용들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사업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파주시 주관으로 공모를 하는 것은 아니며 파주메디컬클러스터주식회사에서 PMC개발방식으로 사업자 공모를 진행해 2026년 내에 확정지을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에게 필수적인 소아응급과나 응급중환자실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건의에 대해 어느 특정과를 포함해 공모를 할지는 지금 밝힐 수 없지만 시민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협의는 하고 있다"면서 "공모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발표할지에 대해 사업자 측에서 1차적으로 공모를 하고, 우선협상자가 선정됐을 때 보도가 필요하다면 보도자료로 배포할 것 같으나 그런 세부적인 것까지 현재 확정된 것이 없어서 공모안이 마련된 후 확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협상 과정에 대한 내용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된다, 안 된다를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해 '클러스터' 사업에 대해 투명한 공개를 원하는 시민들의 의견과 거리감을 보였다.
atbod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