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은 1946년 시리아 건국 후 시리아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백악관을 방문한 역사적인 순간으로, 알샤라 대통령은 지난해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를 축출한 후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입지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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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에 가담한 전력이 있으며, 수년간 이라크의 미군 교도소에 수감됐고 최근까지도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던 인물이다. 2016년 알카에다와 공식 결별한 뒤 북서부 시리아에서 4개 반군 조직을 통합해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결성했고, 지난해 12월 아사드 정권을 전격 붕괴시키며 권력을 잡았다.
알샤라 정권은 집권 이후 이란과 러시아 등 아사드 체제의 주요 우방과 거리를 두고, 튀르키예·걸프국가·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미국 방문 역시 그러한 외교 기조의 연장선이다.
그의 과거 이력 때문인지, 이날 알샤라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은 도착 뿐만 아니라 두 시간 가량 진행된 회담까지 모두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우린 모두 힘든 과거를 가지고 있다"며 알샤라 대통령의 과거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알샤라 대통령에 대해 "그는 강인한 지도자이며, 시리아의 안정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지를 표명했다.
무엇보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Caesar Act·시저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18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재 전면 해제를 위해선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샤라 대통령과 처음 대면한 이후 6개월 만에 백악관으로 그를 초청한 배경에는 시리아를 수용해 이스라엘 안보를 강화하며, 이란을 더욱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의 성공 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는 시리아와 잘 지내기 위해 이스라엘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후 함자 알-무스타파 시리아 정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국제 연합과 정치적 협력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정치적 협력 선언문에는 대IS 연합 내 시리아 과도정부의 공식 참여와 정치·외교·안보 분야의 공동 대응이 명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가 미국 및 국제연합과 협력하고, 중동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면 미-시리아 관계가 새로운 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