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업계, 대량생산에서 '개인별 실시간 최적화' 시대로 이동
"AI 활용 깊이에서 격차 뚜렷"…아모레, 뷰티 테크 선도 기업으로
매장 매출 최대 977%↑…맞춤형 서비스가 '수익 모델'로 자리잡다
6년 연속 CES 혁신상…AI 기반 맞춤 제조·피부 진단·케어까지 확장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뷰티업계는 생각보다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아요. 현재까지 제품에 AI를 탑재한 건 아모레퍼시픽이 유일할겁니다"(뷰티업계 관계자)
AI 시대를 맞아 아모레퍼시픽이 전통적인 화장품 기업에서 뷰티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AI First'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제품·서비스·고객 경험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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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 9월 4일 80주년 창립기념식 비전 선포 장면.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
◆ 매장 매출 최대 977% 성장…AI가 '팔리는 서비스'가 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AI가 대두되기 시작한 지난 2023년부터 관심을 갖고 비즈니스에 적용해온 아모레퍼시픽은 'AI First' 전략을 바탕으로 한층 고도화된 AI 활용과 적용 범위 확대를 통해 일하는 방식과 비즈니스에서 혁신을 가속화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물류, 영업 등 주요 부문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AI를 통해 생성한 다채로운 소셜 콘텐츠로 발신하거나 검색에 최적화된 상세 페이지 카피를 만들거나 썸네일과 배너, 숏폼 같은 영업 컨텐츠 생성에도 활용하는 식이다.
다만 이는 '비용 절감'에 그치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뷰티, 패션업계에서도 이와 같은 AI 활용은 비일비재하다.
아모레퍼시픽의 AI 활용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맞춤형 화장품 제조 분야까지 다다랐다. 헤라의 '실키 스테이 커스텀 매치'는 AI가 고객 피부를 분석해 즉석에서 최적의 파운데이션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2023년 4월 출시 이후 월평균 1,500명이 이용하며 매월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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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라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 '커스텀 매치'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
지난 5월에는 서비스를 대폭 확대했다. 브랜드 대표 제품인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을 추가하고 기존 실키 스테이 파운데이션 색상도 125가지에서 205가지로 세분화했다. 11월에는 아모레 성수 매장에 '헤라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를 오픈해 립 제품 맞춤 제조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맞춤형 서비스는 각 매장 내 판매 순위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매장의 전체 매출은 맞춤형 서비스 런칭 후 최소 63%에서 최대 977%까지 성장했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은 AI 기술을 활용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한 '마이크로 LED 뷰티 미러' 기반의 'AI 피부 분석·케어 솔루션'은 얼굴을 찍어 피부 상태를 진단한 뒤, 어떤 제품을 써야 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안내해준다. 단순 제품 추천에서 개인 맞춤형 케어로 AI를 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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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연속 CES 혁신상…기술 경쟁력 공고화
아모레퍼시픽이 AI를 중심으로 '개인 맞춤형 뷰티'에 집중해온 흔적은 CES 혁신상 수상 이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0년 얼굴 형상 데이터를 반영한 3D 프린팅 마스크팩 제조 기술을 시작으로 2021년 AI 맞춤형 립 제조 시스템, 2022년 뇌파 기반 입욕제 제조 로봇, 2023년 로봇팔 기반 맞춤형 메이크업 제조 시스템 '톤워크', 2024년 진단·케어·메이크업이 결합된 '립큐어빔'에 이르기까지 6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올해 CES 2025에서는 생성형 AI 기반 음성 상담형 가상 메이크업 솔루션 '워너-뷰티 AI'를 공개했다. 이는 마치 가상 메이크업 상담처럼 사진 한 장만 업로드하면 '내 얼굴형·톤에 어울리는 화장법'과 '실제 발색 시 어떻게 보일지'를 AI가 맞춤으로 안내한다. 뷰티 카운터 상담을 AI가 대체하는 단계로 진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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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이 독자 개발한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은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뷰티 미러'에 탑재해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 CES 2025 삼성전자 협업 부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뷰티 시장에서 AI를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깊게 접목하고 있는 곳은 아모레퍼시픽이 사실상 유일하다"며 "앞으로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화장품'이 아니라 개인의 얼굴과 피부 상태에 맞춰 실시간으로 조정되는 개인화 화장품이 뷰티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AI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최신 솔루션을 활용하는 한편, 수십 명 규모의 AI 전문 인력을 갖춘 전담 조직을 통해 자체 개발 역량까지 내재화하고 있다"라며 "AI 솔루션의 기획·개발·운영·검증 전 과정을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완비했으며 전 구성원의 AI 활용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단계별 AI 리터러시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등 모든 임직원이 AI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