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회동'서 캐주얼한 행보·직접 교감
사법 리스크 해소·반도체 회복에 여유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달라졌다. 지난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한 '치맥 회동' 자리에서 한층 여유롭고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무표정·무언'으로 일관하던 과거와 달리, 유머와 소통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이 회장이 보여준 이번 행보는 사법 리스크 해소와 반도체 업황 반등에 따른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JY 리더십'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시민 앞에 선 이재용
31일 재계 안팎에서는 전날 이뤄진 3인의 치맥 회동이 연일 화제다. 지난 30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치킨집 '깐부치킨' 앞은 세 리더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평소 공개석상 외에는 시민들과 직접 마주칠 일이 거의 없던 이 회장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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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저녁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을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 
이 회장은 흰색 티셔츠에 밝은 회색 바지, 갈색 재킷을 걸친 캐주얼한 차림으로 나타났다. 정장 대신 편한 옷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시민들의 인사에 손을 흔들어 화답했고, 셀카 요청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직접 휴대전화 구도를 잡아주며 함께 사진을 찍던 중, 한 손님의 휴대전화가 아이폰인 것을 보고 "갤럭시를 가져와야죠"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식기가 모자라자 이 회장은 직원에게 부탁하지 않고 직접 "사장님"을 부르며 카운터로 향했다. 잠시 후 수저와 포크를 들고 자리로 돌아온 그는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건네며 웃었다. 현장은 즉석 팬미팅을 방불케 할 정도로 환호가 이어졌다.
◆ "행복이 뭐 이렇게 맛있는 걸 먹는 것"
짧은 한 시간 남짓의 자리였지만 이 회장의 모습은 과거와 확연히 달랐다. 조용하고 절제된 이미지를 벗고, 시민들과 눈을 맞추고 직접 움직이며 어울렸다. "치맥을 한 게 10년쯤 된 것 같다"며 "살다 보니 행복이 뭐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할 때는 자연스러운 미소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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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 
이날 회동 이후 세 사람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지포스(GeForce)'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 무대에 나란히 섰다. 젠슨 황 CEO만 참석이 예고됐지만, 이 회장과 정 회장의 깜짝 등장은 현장을 환호로 물들였다. 무대에 오른 이 회장은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아요?"라며 관중을 향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 '닫힌 리더십'에서 '소통의 리더십'으로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행보를 두고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리더십의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공개 중심의 행보 대신 시민과 직접 교감하고, 글로벌 리더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은 그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삼성의 변화된 방향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이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은 해다. 지난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벗어나며 경영 전면에 복귀한 그는, 그동안 막혀 있던 대외 행보를 적극적으로 재개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전장 등 핵심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면서도, 이전보다 훨씬 여유롭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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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포옹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반등과 함께 실적 회복세에 오른 것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며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어,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회사 내부에는 '이제 다시 올라갈 때'라는 자신감이 형성된 분위기다.
이 회장이 밝은 표정으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무대 위에서 유머를 던지는 모습은 그런 여유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그 자신감이 행동과 분위기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