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위, 29일 중기부 대상 종합 국감 진행
캄보디아 사태에 수출기업·여행업계 직격
113만명·16조 채무 감면에 형평성 지적
확대 업종 사용액 582억↑…약국서 200억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의 대외 리스크 대응과 소상공인 정책의 공정성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최근 캄보디아 내 범죄 확산과 여행 금지 조치로 국내 중소기업과 여행업계의 피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기부가 현황 파악 수준에 머물며 선제적 대응과 실질적 지원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소상공인 채무 감면 정책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이어졌다. 채무를 성실하게 갚아온 이들보다 연체자나 부실 위험 차주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가 공정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현금성 위주의 단기 처방 기조에서 벗어나 장기 성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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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세종청사 중소벤처기업부 전경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3.04.19 victory@newspim.com |
◆ '캄보디아 사태'에 中企 불안 고조…한성숙 "피해 대책 체계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9일 중기부를 대상으로 종합 국감을 진행했다.
이날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사회적인 현안으로 떠오른 캄보디아 사태를 거론하며 "캄보디아의 정세 불안으로 인해 현지 진출 기업들이 사업을 철수하거나 여행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중기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캄보디아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30번째 수출국으로, 수출액이 약 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화장품 등 중소기업 주력 품목이 많아 사업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파급력이 크다"며 "여행 업체들도 예정된 여행의 80%가 취소되는 등 피해가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중기부가 전수조사한 게 있냐"고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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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김동아 의원실] 2025.10.24 dream@newspim.com |
이에 대해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캄보디아에 나가 있는 업체들의 현황을 파악했는데, 현재 85개 중소기업들이 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직 피해 사례가 접수된 부분은 없다. 더 문제가 있는지 좀 더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단순한 현황 파악에 그칠 게 아니라 피해 규모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전담반(TF)을 구성해야 한다"며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의 파급 효과까지 고려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장관은 "현재 캄보디아 진출 중소기업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필요하면 경영 안정을 위한 정책 자금이나 보증 지원 등도 검토하겠다"며 "이번 계기로 전 세계에 진출한 중소기업 리스트와 현황 등을 정리하고, 보다 체계적인 피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 소상공인 빚 탕감 '공정성' 논란…"성실 상환자 박탈감 외면"
중기부의 소상공인 채무 감면 정책이 성실 상환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이 소상공인 채무 부담 완화였다.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13만명에게 16조4000억원의 채무를 경감해줬다"며 "이게 공정한 정책인지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온다. 113만명이나 빚을 탕감해 준다고 하면 그동안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국민들은 뭐가 되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진 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이었고, 중기부 차원에서 긴급하게 지원을 했다. 성실하게 빚을 갚아 온 분들에 대해서도 별도의 정책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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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6.12 yooksa@newspim.com |
이어 김 의원이 재차 '공정한 정책이라 보는지' 묻자, 한 장관은 "공정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이 걸린 분들을 위해 긴급하게 마련한 정책이었고, 필요한 분들을 적시에 지원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중기부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중기부 정책이 성장 유도형보다 복지성·현상 유지 정책에 무게가 실려 있다"며 "이제는 일본이나 네덜란드 등처럼 금융과 멘토링, 재도전, 시장 개척을 결합한 통합 지원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장관은 "소상공인의 현상 유지뿐 아니라 성장 관련된 정책들을 추진하려면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여러 제도적인 부분을 체계화해야 한다"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정책이 연계돼야 할 부분도 있는데, 현재 여러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지금보다 훨씬 각 분야가 분절되지 않은 종합적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동의를 표했다.
◆ 온누리상품권 업종 확대 '취지 훼손' 지적…한성숙 "내년부터 적극 대응"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무분별하게 확대되면서 본래 목적이던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 취지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확대된 업종에서의 결제 비중이 급증하면서 정책 효과가 왜곡되고, 특정 업종·매장 쏠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다.
소상공인 지원 예산이 매년 수조원 규모로 투입되고 있음에도 정작 현장 소상공인 상당수가 정부 지원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특히 고령 자영업자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홍보·전달 체계와 신청 절차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박지혜 민주당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판매율이 최근 상승했지만, 이는 업종 확대에 따른 착시 효과에 가깝다"며 "확대 업종에서만 올해 9월까지 582억9000만원이 사용됐고, 이 중 한 약국에서만 200억원가량이 결제되는 등 정책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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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지혜 의원실] 2025.10.19 dream@newspim.com |
이어 그는 "업종 확대 당시부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 목적과 충돌할 가능성이 지적됐는데, 중기부가 모니터링과 사전 관리에 소홀했다"며 "업종별 사용 추이를 정밀 분석해 남용 소지가 있는 업종은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말씀하신 부분에 공감한다"며 "내년에는 관련 업종별로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아울러 소상공인 정책이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박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정부 지원을 활용하지 않는 소상공인이 78%에 달했고, 이 중 67%는 '정부 지원 내용을 몰라서'라고 답했다"며 "정부 정책 홍보·전달 체계 부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가 210만명에 이르는 상황으로, 이런 인구학적 특성을 감안해 효과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절차 간소화와 대면 상담 확대 등 수요자 중심의 실질적인 편의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한 장관은 "신청 절차가 단순해져야 하고, 연령이나 디지털 사용 여부 등에 따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서류 간소화에 대한 부분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얘기하고 있는 부분이라, 어떻게 좀 더 쉽게 전달할지를 두고 대책을 정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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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성장전략 TF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0gdle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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