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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귀화 선수,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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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남자농구가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오는 11월 열리는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그리고 내년 9월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그 무대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멈춰 선 금메달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대표팀은 단 하나의 '조건'을 마주하고 있다. 바로 귀화 선수의 존재다.

지난 7월 일본·카타르와의 4차례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전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도, 흥행도 만족스러웠다. 안양에서 열린 카타르전은 만원 관중 속에서 열리며 '한국 농구의 부활'을 실감케 했다. 8월 FIBA 아시아컵에서도 레바논과 카타르를 완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중국에 석패했지만 경기력만 놓고 보면 비등했다. 하지만 결국 발목을 잡은 건 '높이'였다.

문화스포츠부 남정훈 기자.

농구에서 높이는 곧 경쟁력이다.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면, 아무리 전술이 좋아도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할 방법은 단 하나, 귀화 선수다. 이번 아시아컵만 봐도 대부분의 나라가 귀화 선수를 품에 안았다. 일본의 조쉬 호킨슨, 레바논의 디드릭 로슨, 카타르의 브랜든 굿윈이 대표적이다. 이제 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 잡았다.

안준호 전 대표팀 감독도 "국제 대회에서는 귀화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 위에 귀화 선수가 더해지면 시너지가 폭발적일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을 생각한다면 귀화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2018년부터 2024년 초반까지 뛴 리카르도 라틀리프(한국명 라건아)를 마지막으로 귀화 선수를 못 찾고 있다. 여러 후보군을 접촉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한 농구 관계자는 "귀화의 핵심은 결국 금전이다. 개인 설득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 협회와 연맹이 함께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법적 절차도 험난하다. 법무부의 '스포츠 분야 우수능력자 특별귀화' 조건은 6가지 중 2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6개 조건은 ▲공신력 있는 단체의 수상 경력 ▲저명인사의 심사를 통과해 가입하는 협회의 회원 ▲우수한 재능·스포츠 경력이 기사화된 경우 ▲국제 심판·심사위원 경력 ▲주요 국제대회(올림픽·월드컵·세계선수권대회 등) 출전 경력 ▲위 대회 개인전 3위·단체전 8강 이내 입상 기록이다. 해외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귀화가 이루어지지만, 한국은 여전히 문턱이 높다.

라건아의 사례도 귀화 논의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6년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땀을 흘렸지만, 한국프로농구(KBL)에서는 여전히 '국내 선수'로 인정받지 못했다. 제도보다는 이해관계의 문제였다. 리그 구단들은 라건아가 국내 선수로 전환될 경우 용병 3명을 보유하는 불균형이 생긴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시선이 귀화를 고민하는 외국인 선수에게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지금 당장 경쟁력 있는 귀화 선수를 품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제도적 장벽을 낮추고, 귀화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국 농구가 다시 아시아 정상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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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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