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심판 SNS 저격' 포옛 감독 관련 경위서 제출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제주와 전북의 경기에서 발생한 논란의 판정을 오심으로 결론 내리면서, 경기 결과뿐 아니라 포옛 감독의 징계 여부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협회 심판위원회는 14일 열린 프로 평가패널회의에서 지난 3일 제주에서 열린 K리그1 2025 32라운드 제주와 전북의 경기 후반 40분 상황을 공식적으로 오심으로 확정했다. 당시 전북 공격수 전진우가 제주 수비수 장민규에게 발을 밟히며 넘어졌으나, 이동준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고 비디오판독(VAR)실 역시 온필드리뷰를 요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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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전북 전진우의 발목이 제주 장민규의 발에 걸리며 넘어졌지만 이동준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사진 = 쿠팡플레이] 2025.10.15 wcn05002@newspim.com |
이 판정은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북이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얻었다면 승부를 굳힐 수 있었지만,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제주 남태희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전북은 두 점을 놓친 셈이 됐고, 제주는 이 무승부로 4연패를 끊으며 승점 32로 1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 직후 포옛 전북 감독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문제의 장면을 담은 영상을 게재하고 "Not penalty, Not VAR, Not words(페널티도 없고, VAR도 없고, 말도 못 한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전진우가 명백히 반칙 상황에서 넘어졌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오히려 강하게 항의한 포옛 감독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전북은 승점 2점을 놓치며 우승 경쟁에도 타격을 입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3일 포옛 감독의 SNS 게시물과 관련해 전북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요청했다.
K리그 상벌 규정에 따르면 경기 직후 인터뷰나 SNS 등에서 판정에 대해 비판적 언급을 하면 5~10경기 출장정지 또는 500만~1000만원의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경기 후 심판을 비방하거나 판정에 불만을 표현할 경우에도 3~10경기 출장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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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에 대해 SNS에 불만을 드러낸 거스 포옛 전북 감독. [사진 = 포옛 SNS] |
그 후 상황이 뒤바뀌었다. 심판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오심이 명확했다고 판단해 이동준 주심에게 벌점을 부여하고 이번 주 경기 배정에서 제외한 것. 심판위원회는 "외부 여론이 심판의 향후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일정 기간 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동준 주심은 평가 점수 감점 조치도 받아 향후 배정에서도 불이익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프로연맹은 15일 "전북 구단에서 포옛 감독 관련 경위서를 제출했다"라며 "상벌 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포옛 감독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글을 올린 것"이라며 "규정 위반은 인정하지만 심판을 공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경위서에 명시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오심을 넘어 감독의 행동까지 징계 대상이 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이 여전히 우승 경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제재가 내려질 경우 '올해의 감독상' 후보 자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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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거스 포옛 감독.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
K리그 규정상 제재금 600만원 이상 또는 5경기 이상 출장 정지를 받는 경우 '올해의 감독상' 후보에서 자동 제외된다. 다만 과거 유사 사례를 보면 대부분 500만원 이하의 제재금이 부과된 만큼, 포옛 감독 역시 상대적으로 경미한 징계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심판위원회의 오심 인정으로 사건의 본질은 명확해졌지만, 포옛 감독의 공개 비판이 불러온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북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협회와 연맹은 공정한 판정 시스템과 규정 준수 사이의 균형을 다시 고민하게 됐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