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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면 놓쳐선안될 '힐마 아프 클린트'展…찬란한 '영성과 지성'의 세계

기사입력 : 2025년10월08일 20:03

최종수정 : 2025년10월08일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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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미술관,클린트의 회화·드로잉 139점 전시
칸딘스키,몬드리안 보다 앞선 추상성 주목
회화의 질서와 감각 흐름 살린 '비서사석 전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전시를 관람한 사람은 모두 찬사를 터뜨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의 힐마 아프 클린트전이 성황리에 열리며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은 '추상미술의 기원'으로 불리는 힐마 아프 클린트(1862~1944)의 작품전 '힐마 아프 클린턴: 적절한 소환'을 열고 있다. 오는 10월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기획전은 스웨덴 출신 작가로 바실리 칸딘스키, 피에트 몬드리안 보다 먼저 추상의 세계를 열어젖힌 아프 클린트의 회화·드로잉·기록 139점이 출품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힐마 아프 클린트, No.1, 그룹 X, 제단화,1915. 캔버스에 유채, 금속박. 237.5×179.5cm [사진=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HaK 187. 2025.10.07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는 아시아 순회전의 일환으로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 이어 부산서 열리는 힐마 아프 클린트의 대규모 회고전이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도쿄 전시와 마찬가지로 아프 클린트의 회화 연작과 드로잉, 기록자료 등 일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시·출판의 기획과 구성은 달라졌다. 즉 힐마 아프 클린트의 창작 시기를 기본으로 하되, 작가의 사유와 질문을 따라가는 전시로 구성했다. 또 한국추상미술과의 비교, 신지학, 여성주의미술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포함한 도록을 발간함으로써 아프 클린트의 예술세계가 지닌 사유의 깊이와 맥락을 더욱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지금으로부터 163년 전인 1862년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에서 태어난 힐마 아프 클린트는 당시로는 드물게 여성으로서 정규 미술교육을 받았다. '아프'는 귀족 가문에 부여되는 수식어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음을 알 수 있다. 학창시절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며 각광받은 그는 전통회화 양식을 기반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1880년 여동생 헤르미나가 사망하자 깊은 상실감에 빠졌고, 그 후 영적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자연 형상 너머에 감춰진 보이지 않는 질서와 감각 저 너머의 세계를 깊이 천착하던 아프 클린트는 추상이라는 새로운 예술언어를 개척하기에 이른다. 즉 자연과 과학, 신지학과 인지학 등에서 영감을 받아 보이지 않는 세계와 우주의 질서를 탐구했고, 이를 기하학적 형태와 상징적 색체로 형상화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힐마 아프 클린트, No.7, 성인기, 그룹 IV, 10점의 대형 그림, 1907, 종이에 템페라, 캔버스에 부착. 315×235cm. [사진=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HaK 108. 2025.10.07 art29@newspim.com

그러나 당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심했고, 추상을 수용할 분위기도 아니었기에 작가는 1944년 숨을 거두며 '내 추상화들은 사후 20년이 지나 공개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결과 서양미술사 속 '추상의 기원'은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으로 더욱 공고해졌다. 근래들어 그의 신비하고 상징 가득한 작품들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등에서의 대규모 회고전을 통해 재조명받으며 '추상의 역사가 다시 쓰여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18년에 열렸던 구겐하임미술관의 힐마 아프 클린트 회고전은 미술관 개관이래 가장 많은 관람객(60여만 명)을 모았고, 지금도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이 전시 후 그는 단절된 미술사 속 잊힌 존재가 아니라, 과거와 동시대미술을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힐마 아프 클린트 '신전을 위한 페인팅' 10점이 내걸린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전경. [사진=부산현대미술관] 2025.10.07 art29@newspim.com

하지만 부산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선보이며 이같은 단선적 측면만 앞세우지 않았다. 형식과 감각의 교차점에서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업을 재조명하되, 전시라는 형식 자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실천적 질문을 동반하고 있는 것.

전시 타이틀인 '적절한 소환'은 작가를 단순히 재조명하거나, 미술사 속에 복권시키는 것에 촛점을 맞추는 방식을 진지하게 짚어보고자 채택된 제목이다. 물론 '소환'은 오랜 기간 미술사의 주변부를 마치 유령처럼 배회했던 상황을 암시한다.

한편 '적절한'이란 단어는 현재 아프 클린트의 이름이 지나치게 호출되고 소비되는 현상을 비판하며 보다 신중하고 책임있는 방식의 호출이 요구됨을 강조한다. 그의 예술은 시대를 앞선 추상성과 더불어 '영성과 과학 사이의 긴장' 속에서 형성된 매우 델리케이트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서사의 낭만주의를 경계함과 동시에, 작가를 소환하는 행위 자체를 전시의 주제로 삼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최상호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힐마 아프 클린트를 '추상회화의 선구자'라고 부르고 그 점에 집중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요약"이라며 "그가 추상화를 남보다 일찍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가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유, 그리고 어떻게 그를 시도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힐마 아프 클린트, 5인회, 무제, 1908년 2월 5일, 종이에 드라이 파스텔, 흑연. 53×62cm. [사진=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HaK 1261. 2025.10.07 art29@newspim.com

◆작가가 마주한 질문에 따라 7개의 장면으로 구성 

전시는 작가의 생애와 작업의 흐름을 따라 총 7개의 장면으로 구성됐다. 자연에 대한 관심과 관찰이 두드러졌던 초기작업부터 중반기 핵심작들과 밀도 있는 후기 수채화까지 망라됐다. 그러나 7개의 장면들은 시간의 순차적 배열에 그치지 않고, 작가가 마주한 질문의 결이 어떻게 변화하고 응축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힐마 아프 클린트의 단아하고 반듯한 초기작업이 집결된 '장면 1. 대면'을 시작으로, '장면 2. 상징의 미로'에서는 신지학과 인지학이라는 사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질서를 탐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 '장면 3. 보이지않는 세계'에서는 작가의 대표 연작인 '신전을 위한 회화'을 통해 작가의 사유가 가장 정제된 형태로 구현되는 과정을 조망하고 있다.

'장면 4.단순한 침묵'부터는 '신전을 위한 회화' 이후 전개한 '원자'. '무제' 등 주요 연작과 그에 관한 다양한 기록물을 소개하며, 작품 형식의 변화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색채와 구도의 단순화가 이뤄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사후 작품 공개에 대한 지시 등 기록 중심으로 전시가 이어진다. 마지막 '장면 7. 흔적의 직조'에서는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다룬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힐마 아프 클린트가 1907년에 신들린 듯 완성한 높이 3m의 대형 연작 10점. 인간의 일대기를 10점의 작품 속에 녹여낸 역작이자 작가의 대표작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0.08 art29@newspim.com

힐마 아프 클린트의 초기작들은 식물 초상 풍경 등을 정밀하게 그린 작업이 주를 이룬다. 특히 식물의 구조와 생명의 질서를 포착한 그림들에서 작가의 탁월한 감각이 엿보인다. 이 시기 작업은 작가가 일평생 주력했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즉 비가시성의 탐구로 이행하는 예술여정의 뿌리를 제공하고 있다.

1898년부터 아프 클린트는 네 명의 여성 예술가와 함께 5인회라는 영적 모임을 구성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신지학 등을 배우고 토론하며 드로잉을 남겼다. 19세기 후반 유럽을 휩쓸었던 '신지학(神智學)'은 신비한 체험이나 특별한 계시를 통해 신의 뜻이나 그와 관련된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이 시기 5인회 회원들은 신비주의 활동을 넘어 집단적인 예술실천과 자동주의 기법 드로잉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당시로선 매우 급진적인 실험이었는데 5명의 여성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영매'였던 아프 클린트는 이후 추상작업을 전개하며 영적 실천과 자동주의 기법을 심화시켰다. 

특기할 점은 작가에게 '유령'은 죽은 자의 그림자나 망각된 존재가 아니라, 아직 도래하지 않은 감각과 인식의 층위를 예고하는 '기호'였다. 눈에 보이지 않으나 느껴지고 호출되곤 하는 영적 세계를 그리려 했던 작가의 작업은 유령성과 깊게 얽혀 있다. 이같은 측면은 전시의 중후반으로 접어들수록 더욱 강렬하게 펼쳐진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스웨덴왕립미술학교를 졸업한 힐마 아프 클린트의 젊은 시절 모습. [사진=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2025.10.08 art29@newspim.com

전시에는 태초의 혼돈과 에로스 연작도 나왔는데 작가가 영적 존재로부터 위탁받았다고 주장한 '신전을 위한 회화' 연작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이다. 인간의 기원과 생명 탄생 이전 상태를 원형·나선·파동 등으로 구성한 이 연작은 구상과 추상 사이 경계를 넘나들고 전복하며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질서를 창출해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이자 대표작인 '10점의 대형 회화'는 메인 전시실을 꽉 채우며 몰입의 시간을 제공한다. 인간 생명의 흐름과 의식의 진화를 높이 3.15m에 이르는 거대한 화면에 압도적으로 구성한 이 연작은 아프 클린트의 사유가 집약된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 생애를 유아기, 청년기, 성인기, 노년기의 네 단계로 나누고 10점의 회화를 완성했는데 각각의 화면은 알 수 없는 도형들과 알파벳, 화려한 색채가 어우러졌다. 추상과 상징, 언어와 비언어적 흐름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은 작가의 형식실험이 가장 극적으로 구현된 예시이자 향후 작품 구성방식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힐마 아프 클린트, 'No.1, 백조',그룹 IX: 파트 I, SUW 연작, 1914?1915, 캔버스에 유채, 150×150cm. [사진=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2025.10.07 art29@newspim.com

'백조' 연작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품 중에서도 매우 매혹적이며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동시에 작가의 상징체계에서 가장 선명하게 이원성과 변화의 과정을 시각화한 연작이기도 하다. 흑과 백의 과감한 대조와 암수 한쌍, 그리고 상하 대칭은 단순한 이분법의 구조를 넘어 상호 침투하고 혼재된다. 이렇듯 도상의 뒤틀림과 전이를 통해 이 천재적 작가는 고정된 상징체계를 보란듯 해체하고, 그 안에서 생성되는 다이내믹한 질서의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후 제작된 '인식의 나무' 연작은 나무의 형상을 통해 의식의 분화와 내면의 확장을 시각화하며 보다 정제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힐마 아프 클린트는 원자, 분자같은 미시세계에도 관심이 지대해 '원자'를 표현한 작품을 여러 점 남겼다. 과학도식의 직관화를 통해 시각적 지성의 또다른 층위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면모라 할 수 있다. 전시에 나온 '원자' 연작은 원소기호나 분자구조를 연상케 하면서도 물리학적 명확성 대신 작가가 감각적 배열을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전시의 대미는 '청색 화첩'이 장식하고 있다. 아프 클린트는 생애 후반기 자신의 회화 연작의 주요 이미지들을 다시 그려넣거나 사진으로 출력한 후 색 배합 비율이나 도상의 의미를 적어넣은 화첩을 제작했다. 회화 제작과정에서 받은 영적 지시들을 끈질기게 병기한 작업으로, 단순한 복기라기 보다는 회화를 또한 번의 인식구조로 조직하고 체계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청색화첩'은 작가의 예술세계가 집대성된 사유의 지침서인 셈이다. 

또한 아프 클린트는 생전에 엄청난 기록을 남긴 '지성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 기록들로 인해 그의 작품은 오늘날 더욱 가치를 얻고 있다. 작가는 조카 에리크에게 작품 1300여 점과 2만6000쪽 분량의 기록을 남겼다. 그가 남긴 스케치북과 공책은 철학적 사유이자 영적 탐구가 교차하는 독립된 실천의 장이다. 이렇듯 아프 클린트는 회화와 글쓰기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시각 이미지와 언어'라는 두 날개를 달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훨훨 탐색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의 전시전경. 미술관측은 전시장 벽 중 일부를 창문처럼 구멍을 내고, 그 너머로 다른 시기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사진= 부산현대미술관] 2025.10.07 art29@newspim.com

기호적으로 매우 알쏭달쏭하고, 사유의 밀도가 높은 아프 클린트의 회화는 관람자 각자의 자율적인 해석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미술관은 전시 후반부에 '감각 소환장'을 마련하고 질문지와 감상평을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 관람객은 자신의 감상을 환기하고 머무름의 흔적을 남기거나, 자신만의 언어로 전시에 응답할 수 있다. 

또한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일종의 '특별 보너스'인 셈인데, 할리나 디르스츠카 감독의 다큐멘터리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이 전시장 한켠에서 상시 상영된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한 세기 반 이전의 힐마 아프 클린트라는 작가를 21세기 현대미술관으로 소환함으로써, 그를 더 이상 단절된 과거의 작가가 아니라, 이어지는 오늘의 시선과 사유를 재구성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려는 미술관의 시도가 전시를 보는 많은 이들에게 의미있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는 10월 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의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어린이및 청소년 6000원이다. 매주 월요일 휴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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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한미 관세협상 '마침표'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한국과 미국이 3개월에 걸친 관세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관세협상의 핵심이었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97조원) 중 현금은 2000억달러(약 284조원)로 하고, 연간 투자 상한액도 200억달러(약 28조원)로 애초 협상액보다 낮췄다. 외환시장의 안정화 장치도 마련했다. 단기간의 집중 투자가 환율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캐피탈 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캐피탈 콜은 목표 투자금을 일시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본을 조성해 투자를 집행하고 추가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캐피탈 콜' 방식 투자, 집중 투자 위험 분산 그동안 양국은 대미투자 3500억달러 투자 방식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타결 가능성이 낮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우선 한국은 미국에 2000억달러를 10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연간 투자액을 200억달러로 상한선을 두고,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가장 우려한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이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외화 조달 여력은 연 최대 20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측이 외환 시장과 관련한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한다"며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 특수성을 반영하고 외환시장의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대통령,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연 최대 200억 달러 상한, 외환시장 불안 시 조정 요청 연 납입 한도가 최대 200억달러 상한으로 설정했지만,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김 정책실장은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지만, 실제 도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지며,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금 회수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명시하기로 했다.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판단하는 경우만 투자할 예정이다. 김 정책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은 5대 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한다. 한국이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 韓 기업 중심 추진 한편 양국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한국 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1500억달러가 투입된다. 우리 기업의 투자와 보증을 포함하기로 했고, 신규 선박 건조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적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번 투자협약을 계기로 상호 관세율은 조정했다. 자동차와 부품의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는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준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대미 수출 과정에서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품목의 대미 관세도 대만과 동등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 김 정책실장은 "미국은 투자 추진 과정에서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기업을 주체로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며 "미국이 각 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 임대, 용수 및 전력 공급, 규제 개선 절차 등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10-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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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 반응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선다. 현재 설계 공모 단계다. 하지만 녹지 공간 축소 등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68에 건립될 예정이다. 여의대로와 여의서로가 맞닿아있는 여의도공원 북측 3만 4000㎡ 공간이다. 서울시는 2023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국내외 유명 건축가 5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지난 7월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오는 11월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초 계획은 영등포구 문래동의 방림방적 공장 부지였으나 서울시가 공간 협소 및 지역 예술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부지를 변경했다. 문래동 부지의 대지 면적이 비교적 좁고, 주변 아파트 소음피해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회는 오 시장이 공약과 달리 부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며 2024년 11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이 건에 대해 "지자체장이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의무를 지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선거 전 내세운 공약을 이행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은 2023년부터 논의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11월 초 건립 설계 공모 사업자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은 연면적 6만6,000㎡에 대공연장(1800석), 중공연장(800석), 소공연장(400석), 전시장(5670㎡), 교육시설, F&B 등 복합 인프라로 지어진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그간 여의도공원으로 부지 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녹지 공간 축소, 주차 등 교통문제 우려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녹지 공간 훼손이다. 공연장 설립이 공원 내 한국 전통 숲 부지에 추진되며 도심 숲·공원 훼손 등을 환경 단체 및 시민사회가 2023년부터 문제 삼았다. 한강 수변 개발의 안전성, 시민 공론화 부족 등의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도시계획, 건축·교통·조경 등을 포함한 전략환경영향평가(SEA) 용역에 착수해 주요 사업 영향을 분석했다. 연내 설계 공모와 함께 세부 환경영향평가 및 행정 심의를 완료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오 시장 당선 이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사업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끼워넣으며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yym58@newspim.com 서울시는 도심 여의도의 위상을 반영해 여의도공원을 국제적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하며, 세계적인 관광문화명소를 조성해 도시경쟁력 향상,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남권의 문화 균형발전 등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이 사업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편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점심때마다 산책삼아 들르는 곳이다. 쉼터 역할을 한 수많은 나무들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굳이 여의도공원에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의도 인근에 거주하는 B씨는 "공원 내 러닝이나 농구 등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공연장이 들어오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싶다"며 "공원이나 야외 운동을 위한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여의도 공원 전경. 여의도 인근이 이미 도심지역인 만큼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병목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울 내에서도 물가가 높은 지역이라 주차난 해소에도 시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미 여의도 인근의 대형 쇼핑몰의 높은 주차료는 악명 높은 수준인데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조차 지역 내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화문, 대학로 등 서울 내 도심지역과 다른 권역에 비해 문화 시설이 부족한 서남권 대표 문화시설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공연계에서는 마곡에 입지한 LG아트센터, 신도림 디큐브링크아트센터와 함께 서울 서부, 경기남서부의 공연 수요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대형 공연장 관계자는 "여의도 부지가 문제가 되는 점은 출퇴근 시 교통체증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건지,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2025-10-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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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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