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 금융위, 금감원 맞손...산업 구조혁신 지원 협약
"석화기업 구체적인 계획 마련해야" 촉구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17개 은행 등 채권단이 벼랑 끝에 놓인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또 이들 기업에 감축·통폐합 관련 자구책 제출을 요구했다.
은행연합회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7개 은행 및 신보, 기보, 무보, 캠코 등 정책금융기관 그리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산업 구조혁신 지원 금융권 협약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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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
이날 협약식은 지난 8월 21일 석유화학 사업재편 지원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 이후 금융권 협의를 거쳐 마련한 '산업 구조혁신 지원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을 체결하고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사업재편 지원을 약속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산업, NH농협, 신한, 우리, 하나, KB국민은행 등 17개 은행장과 신보, 기보, 무보, 캠코 이사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세훈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참석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범정부 차원의 석유화학산업의 구조개편 지원에 금융권도 발맞춰 자율협약을 마련했다"며 "이번 협약은 정상기업에 대한 선제적 금융지원을 통해 기업의 자구노력을 돕고 부실을 방지함으로써 금융권과 산업계가 win-win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협약은 선제적 사업재편의 '틀'을 마련한 것으로 석유화학산업이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업재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은 매우 난이도가 높은 작업인 만큼 주채권은행이 사명감, 책임감을 갖고 기업의 자구노력과 계획을 엄밀히 평가하고 타당한 재편계획에 대해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석유화학업계에도 구체적인 계획 제출을 요청했다. 권 부위원장은 "아직 석화업계가 제시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미진하다"며 "시장에서 석화산업에 대한 의구심을 걷어내고, 기업의 의지와 실행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그림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금융권은 협약 제정으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석화업계의 적극적인 이행 노력을 재차 당부했다.
은행권은 이번 협약에 따라 만기연장, 금리조정 등이 이루어지는 채권에 대해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금번 협약에 따른 금융지원이 ▲정상기업에 대해 ▲기업·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수익성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자산건전성 분류를 상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업 감독규정상 거래기업이 6개월 이상 연속해 기존채무 또는 재조정된 채무를 이행한 것이 확인된 경우 또는 거래기업의 자산 매각, 증자 등 채무상환능력을 명확히 개선시키는 사건이 발생한 경우 자산건전성 분류를 상향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이 주채권은행에 구조혁신 지원을 신청하면, 주채권은행은 해당 기업에 채권을 보유한 채권은행을 대상으로 자율협의회를 소집, 절차를 개시한다.
자율협의회는 외부 공동실사를 통해 사업재편계획 타당성을 점검하고, 사업재편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지원은 현재 금융조건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만기연장, 이자유예, 이자율 조정, 추가 담보취득 제한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필요시 신규자금도 지원 가능하다.
자율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사업재편계획을 산업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 자율협의회와 사업재편계획, 금융지원방안 등이 포함된 구조혁신 약정을 체결함으로써 사업재편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