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보험 들어라" 온라인에서는 대처법 공유
한국공항공사 "연휴기간, 비상상황반 운영할 것"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전국 공항 노동자들이 추석 연휴를 앞둔 10월 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시민들이 항공편 지연과 결항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금요일 공항 노동자들의 하루 총파업 당시 대체 인력이 즉각 투입되며 출국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추석 연휴 공항에 인파가 급증한다면 불가피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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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일, 6일까지 황금연휴를 앞두고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국장에 휴가를 떠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 "결항 땐 수백만원 숙박·투어비 어쩌나"…여행객 '초긴장'
22일 본지 기자와 만난 한 시민은 파업 소식 때문에 해외여행 계획을 아예 포기했다고 했다. 딸과 함께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계획하던 김 모 씨는 "파업 소식을 듣고 항공편 예약을 미뤘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항공편이 지연되면 예약해 둔 현지 투어나 레스토랑 예약에 차질이 생기고 연쇄적으로 전체 일정이 망가질 텐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가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미 항공편을 예약한 여행객들은 공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족 여행을 앞둔 박 모 씨는 "여행사를 끼고 항공편, 숙박을 예약해 취소 수수료가 어마어마해 일단 그대로 두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연휴 기간이라 돈은 서너 배로 더 들었는데 미어터질 공항을 떠올리니 벌써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장 모 씨는 "가족과 함께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혼란스럽다"며 "호텔, 투어, 식당 모두 예약과 결제를 완료했는데 취소 불가 상품이라 결항할 경우를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여행자들이 '공항 파업 대처 방안'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연·결항이 발생할 수 있으니 항공편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라", "여행자 보험을 미리 들어 놓는 게 좋다", "결항이 된다면 항공사 책임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안을 요구하라", "공항 도착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교통수단과 숙박과 관련해 비상 대책을 마련해둬라" 등의 조언이 오갔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공항 파업으로 항공이 취소되면 같이 예약한 숙박은 어떻게 하냐'는 문의가 꾸준히 온다"며 "여행 비용으로 수백만원씩 썼는데 불안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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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폭설과 강풍 특보가 발효돼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던 지난 2월 7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이 대체항공편을 찾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 공항공사 "결항·지연 없도록 비상대응"
여행사나 공항 측은 결항에 대한 위험성은 크지 않다며 항공기 지연 대비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파업이 진행되면 평소보다 출국 절차에 시간이 더 소요될 수는 있겠지만 항공사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결항은 되지 않을 거라고 본다"며 "여행객들에게는 공항에 일찍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비상 상황반을 운영하고 실제 파업이 발생할 경우 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파업 인원 현황에 따라 대체 인력을 투입해 결항·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국 공항과 자회사와 협력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공항노동자연대(노동자연대)는 3조 2교대 근무 체계의 4조 2교대 전환과 자회사 직원에 대한 불이익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19일 하루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연대에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 전국 15개 공항 노동자가 소속됐다. 주로 활주로·청사 유지보수, 소방, 전기설비 관리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이며 조합원 수는 1만5000여명이다.
이들은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19일 파업 당시 결항 등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올 초 설 연휴 때에는 파업이 없었음에도 공항마다 3~8시간 지연이 발생했다고 노동자연대가 밝힌 만큼 추석 연휴에는 파업까지 겹치게 되면 더 심각한 혼잡이 우려된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