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리팩터링 백서현 대표도 피고발인 포함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동성제약이 이양구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고발에는 이 전 회장의 지분을 인수한 브랜드리팩터링의 백서현 대표도 피고발인으로 포함됐다.
동성제약은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이 전 회장이 협력사 오마샤리프화장품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회사 자산을 무상 또는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제3자에게 넘겨 9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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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 동성제약 전 회장 [사진=동성제약] |
고발장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오마샤리프화장품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며 올해 4월 브랜드리팩터링과 동성제약 주식 368만여 주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오마샤리프화장품이 보유한 동성제약 주식 121만여 주를 사전 결의나 적법한 계약 절차 없이 무상 또는 저가로 양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은 지난 4월 21일 브랜드리팩터링에 동성제약 주식 2만6000주를 무상으로 넘겼고, 같은 달 28일부터 30일 사이에는 메디스펙터투자조합 등 브랜드리팩터링 우호 세력에 잔여 119만여 주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했다.
동성제약은 이로 인해 오마샤리프화장품에 약 9억5000만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당초 368만여 주를 브랜드리팩터링에 양도하기로 한 계약에서 실제로는 약 280여만 주만 양도되었고, 나머지 80만여 주는 임시주주총회 후 양도하기로 계획했으나, 이마저도 반대매매로 약 60만 주가 처분된 데 이어, 잔여 25만여 주는 처분금지가처분 결정으로 인해 양도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이 전 회장의 장기간 파생상품 투자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은 동성제약 최대주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선물·옵션 거래에 나섰으나 반복되는 담보 부족과 추가 증거금 요구를 피하고자 협력사 명의를 활용하거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 왔다. 그러나 주가 하락과 투자 실패가 겹치면서 결국 협력사가 보유한 동성제약 지분까지 무리하게 처분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누나 이경희 씨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했던 240만주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다시 매각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이중양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동성제약은 이번 행위로 인한 피해가 협력사 차원을 넘어 주주 피해로까지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회생절차에 돌입했는데, 주식 거래정지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면서 수많은 소액주주가 큰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회생절차 개시 직후 단 하루 동안 965만주가 매도 물량으로 쏟아져 나오며 주가가 폭락했고 동성제약은 해당 물량이 이 전 회장이 브랜드리팩터링 우호 세력에 저가 양도한 지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동성제약 측은 이 전 회장이 브랜드리팩터링의 주주총회 우호 지분 확보를 지원할 목적으로 오마샤리프화장품 보유 지분을 헐값에 넘겼다고 보고 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이 전 회장의 동성제약 지분 14.12%를 전량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고, 오는 9월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 해임안 등을 두고 표 대결이 예고된 상태다.
동성제약 측은 이양구 전 회장이 외부에서도 동성으로부터 유출된 자금을 개인의 자산 마냥 제3자와 공모하여 유용하여 동성제약과 협력사인 오마샤리프 재정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한다. 현재 오마샤리프는 직원은 급여 퇴직금도 못받고 잠정적 폐업상태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이양구 전 회장은 배임을 일삼으며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임무를 저버리고 제3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정황이 명백하다"며 "주주와 회사의 피해가 큰 만큼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고 밝혔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