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 "무장 캄보디아군이 발포"...캄보디아 "태국이 먼저 공격"
태국 정부, 전날 주캄보디아 대사 소환 및 방콕 주자 캄보디아 대사 추방 선언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100년 이상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온 태국과 캄보디아가 24일(현지 시간) 또다시 교전을 벌였다. 민간인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태국군이 F-16 전투기까지 동원하는 등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태국 정부는 이날 오전 분쟁 지역인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우다르미언쩨이주 간 국경 지역에서 캄보디아군의 발포로 교전이 벌어졌다며, 이로 인해 태국 민간인 최소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태국군은 분쟁 지역에서 캄보디아군 무인기(드론)가 선회하는 소리가 들린 뒤 무장한 캄보디아군 병력 6명이 태국군 기지에 접근했고, 발포와 함께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캄보디아군은 러시아산 BM-21 다연장 로켓포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했으며, 교전 과정에서 태국군 병력 최소 2명이 부상했다고 태국군 당국의 설명이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을 상대로 F-16 전투기까지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쟁 지역에 배치된 6기의 F-16 중 1기가 캄보디아 측 군사 표적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태국군 당국은 밝혔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태국군의 캄보디아 영토 침입에 대응해 방어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밝혔다.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 영토 2개 주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받았다며, 캄보디아군을 차분하게 믿고 있으라고 캄보디아 국민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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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24일(현지 시간) 한 여성이 주방콕 캄보디아 대사관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5.07.24 hongwoori84@newspim.com |
양국 간 무력 충돌은 국경 갈등이 격화하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벌어졌다.
태국 정부는 앞서 전날 밤 주캄보디아 대사를 소환하고 방콕 주재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지뢰로 인해 태국 군인들이 부상했다고 주장하면서다.
태국군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5분께 캄보디아 북부 쁘레아비히어르주와 맞닿은 태국 동부 우본라차타니주의 국경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 태국군 상사 1명이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중상을 입고, 다른 병사 4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지뢰가 터져 태국 군인 3명이 다친 사고에 이어 일주일 만에 가까운 장소에서 비슷한 사고가 다시 벌어진 것이다.
반면 캄보디아 측은 태국 군인들이 합의된 통행로를 벗어나 옛 내전 시절 매설된 지뢰를 밟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로이터 통신은 "태국과 캄보디아는 817km에 이르는 육상 국경 중 경계가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여러 지점에 대해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며 "지난 5월 캄보디아 병사가 짧은 교전 중 사망하면서 긴장이 재고조됐고, 외교적 위기에 이어 무력 충돌로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