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2.17포인트(0.94%) 내린 4만4406.36에 마감해 지난달 13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9.37포인트(0.79%) 밀린 6229.98로 집계돼 2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마치고 하락 전환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8.59포인트(0.92%) 하락한 2만412.52를 가리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서한을 공개하면서 지난주 사상 최고치로 올랐던 뉴욕증시에서는 이날 차익실현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과 일본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증시는 낙폭을 빠르게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앞으로 보낸 관세 서한에서 이 같은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히고 두 나라가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만큼 추가로 관세를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마감 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일에서 내달 1일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업종별로는 소폭 상승한 필수 소비재와 유틸리티를 제외한 S&P500지수 9개 섹터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재량 소비 업종은 1.26% 내렸고 에너지 업종도 1.00% 밀렸다. 원자재와 금융업도 각각 1.04%, 0.95% 하락했다.
상호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약세를 보였다. 일본 토요타 자동차와 혼다자동차는 각각 4.02%, 3.86%. 하락했으며 엔비디아와 애플 역시 0.69%, 1.69%의 약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지난 주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아메리카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주가가 6.8% 급락해 시가총액 680억 달러가 증발했다. 투자자들은 정치에서 멀어지기를 바랐던 머스크가 오히려 창당을 통해 정치에 더욱 깊이 개입하려고 하면서 경영 차질을 우려했다.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이번 주 예정된 총 119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전장보다 5.7bp(1bp=0.01%포인트) 상승한 4.397%를 기록했으며,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9bp 오른 3.901%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는 50bp로 약 4bp 확대됐다.
외환시장에서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 발표는 즉각 반응을 이끌어냈다. 달러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내며 달러화지수는 0.52% 오른 97.467을 기록, 1주일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달러는 일본 엔화 대비 1.09% 급등해 146.13엔까지 올랐으며, 스위스 프랑 대비 0.38% 상승했다. 달러는 유로 대비로도 강세를 보이며, 유로/달러는 1.172달러로 0.5% 가량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8월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동맹국들)의 예상보다 큰 증산 발표와 미국발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한 수요 신호가 이를 상쇄하면서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1.28달러(1.9%) 상승한 69.58달러에 마감됐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93센트(1.4%) 오른 67.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유가는 OPEC+가 8월 하루 54만8000배럴의 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아래를 향했고, 브렌트유는 67.22달러, WTI는 65.40달러까지 하락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급 증가보다 원유 수요 증가 기대감이 앞서면서 유가는 위로 방향을 바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날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8월 아랍 라이트(Arab Light) 원유의 공식 판매가를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금값은 달러 강세 영향에 하락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관련 경계감으로 낙폭은 제한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과 비슷한 3342.8달러에 마감했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2.37포인트(0.44%) 상승한 543.50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86.22포인트(1.20%) 뛴 2만4073.6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7.20포인트(0.35%) 전진한 7723.47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6.38포인트(0.19%) 하락한 8806.53으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92.14포인트(0.74%) 오른 3만9914.25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01.80포인트(0.73%) 상승한 1만4074.80으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 발표 전에 마감한 유럽 증시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협상에 어느 정도 낙관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은행주와 테크주가 각각 1.61%, 1.33% 상승해 돋보였다.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독일 SAP가 2.21% 올랐고, 세계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접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도 1.85% 뛰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2.85% 급등하면서 2017년 5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우뚝 섰다.
인도 증시는 보합 마감했다. 센섹스30 지수와 니프티50 지수 모두 직전 거래일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국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와는 잠정 협정 체결에 다가섰으며 8일 전에 관련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통 발언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 정부는 상호 관세 유예 마감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13개 주요 섹터 지수 중 9개가 하락한 가운데 소비재(FMCG) 지수가 1.7% 오르며 시장 전반의 낙폭을 제한했다. 대표 소비재 종목인 힌두스탄 유니레버(Hindustan Unilever)가 약 3% 상승했고, 호텔 체인 등을 보유한 ITC가 약 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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