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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6·25전쟁 80주년, 2030년엔 생존용사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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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참전 생존자 3만 명… '참전자예우법' 따라 참전수당 월 45만원 수령
이재명 대통령 현충일 추념식,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 주어져야"
"참전유공자는 허울만 국가유공자" 불만… 국가유공자급 예우 서둘러야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02세인 기자의 아버지(오순오)는 전립선암에 치매 초기증상으로 인해 가족들의 걱정이 한시름이다. 얼마 전 아버지는 유리진열장의 국가유공자증을 꺼내 물끄러미 들여다보다 갑자기 증서를 갈기갈기 찢기 시작했다. 놀란 어머니(강영옥)가 아버지의 행동을 말렸기에 망정이지, 국가유공자증이 졸지에 휴지조각이 될 뻔했다.

경기 파주에 사는 아버지는 2023년 7월 24일 6·25 참전유공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한민국이 날 6·25 참전자로 인정한단다"며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아버지의 전화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 2018년 10월 처음 '6·25전쟁 비군인참전자' 확인 신청을 하면서 겪었던 6년간의 우여곡절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갔다.

2023년 7월 경기북부보훈지청 앞에서 참전유공자 등록을 마치고 참전유공자증서를 들고 있는 오순오씨. [사진=오동룡] 2025.06.26 gomsi@newspim.com

◆'지게부대'로 참전해 국가유공자 선정 = 현재 정부는 노무자와 학도병 등 비군인참전자들을 위해 '참전유공자법'을 제정해, 이 법에 의거해 참전 노무자들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하고 있다. 평남 평원에서 1923년 출생한 아버지는 6·25전쟁 직후인 1950년 7월 개성을 지나 고랑포로 월남해 경기도 양주에서 피란 생활을 했다. 1951년 4월 한국군 노무단(KSC·Korean Service Corps) 소속으로 영국군 설마리 전투에 참전한 이후 영국군 제29여단에 배속됐고, 그해 겨울 한국군 노무사단 창설에 따라 국군 제100노무여단으로 소속을 옮겨 속초에서 휴전까지 노무자(지게부대)로 전투에 참여했다.

미 육군 소속 한국군 노무단은 6·25전쟁 중 월튼 워커 미 8군사령관의 병력 요청에 따라 이승만 대통령이 긴급명령 제6호를 내려 1950년 7월 26일 창설됐다. 밴 플리트 장군은 1951년 노무단을 KSC 부대로 재편을 지시했다. 이들은 철모는커녕 군복도 없었다. 6·25전쟁 당시 고지전이 곳곳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때 맨몸으로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 한가운데를 누비며 보급로를 뚫은 것이다.

미 8군지원단에 따르면, KSC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엔 10만 명을 넘어섰다. 제임스 밴 플리트 미 8군사령관은 "만일 이들이 없었다면 최소한 10만 명 정도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파병했어야만 했을 것"이라고 했다.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은 생전 기자에게 "다부동 전투에서 지게부대로 불리는 노무자들도 전투원들 못지않게 큰 희생을 치러가며 잘 싸웠다"고 했다. 전쟁 기간 동안 모두 30만 명이 넘는 한국 민간인들이 KSC에서 복무했고, 그중 2064명이 전사하고, 2448명이 실종됐으며, 4282명이 부상했다.

아버지도 '참전증서'를 분실하는 바람에 유공자 선정에 꽤나 애를 먹었다. 아버지의 경우, 막판에 기적처럼 인우보증인이 나타나 기사회생했다. 오철환 6·25참전유공자 파주지회장의 소개로 아버지와 설마리 영국군 부대에서 함께 근무한 정명선 선생을 만난 것이다. 정 선생은 당시 영연방사단 호주군 소속 요리사로 근무했고, 아버지는 영국군 병기고와 보급계에 근무했던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 당시 난리 통 속 이야기로 꽃을 피우면서 과거의 기억들을 소환해 낼 수 있었다. 아버지는 영국군 제29여단 전차대대 무기고 담당 부사관, '써전 윌리엄(Sergeant William)'을 기억해 냈다. 국방부는 지난 6월 중순 국방정보본부를 통해 영국 국방부에 윌리엄 하사의 참전 여부를 확인해달라며 공문을 발송했다. 아버지의 구체적 진술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 6월 29일 파주시보훈회관에서 아버지를 상대로 참전 진술을 청취했고, 마침내 지난 7월 11일 아버지를 참전유공자로 결정했다.

◆6·25 참전 생존 유공자 3만 명 불과 = 참전유공자들의 대부분이 고령화와 질병에 따른 고위험군 처지에 놓이면서, 이들의 희생과 공헌에 보답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6·25전쟁 참전유공자회 및 월남전참전유공자회는 회원 수 감소로 '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세월이 흐르며 생존 참전 용사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6·25전쟁 당시 국군 참전 용사의 수는 90만 명이었지만, 6·25전쟁 70주년이었던 2020년엔 7만5200여 명으로 줄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22만5319명이었던 참전유공자(월남전 포함)는 올해 5월 기준 19만6723명으로 2년 새 2만8600여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90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의 15%에 달했다.

특히 6·25전쟁에 참전한 유공자 총 3만216명(지난 5월 말 기준) 중 91.3%인 2만7580명이 90세 이상이다. 이들 중 매년 평균 1만4000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93세로, 올해 안으로 그 수가 2만 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6·25 참전 용사의 수는 근래 1년에 1만명씩 줄어들었는데, 이대로라면 6·25전쟁 80년이 되는 2030년엔 생존 용사가 거의 남지 않게 된다.

[서울=뉴스핌] 육군이 '6.25전쟁 75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2025 대한민국 육군 호국음악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본공연에 앞서 공연팀 및 관람객들이 6.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경례와 박수로 존경과 감사를 표현하고 있는 모습.​ [사진=육군] 2025.06.18 photo@newspim.com

◆'국가유공자' 대우 못 받는 '참전유공자' = 참전유공자는 외형상 '국가유공자'로 분류한다. 2008년 9월 29일 '국가유공자예우법' 개정으로 6·25 참전유공자도 국가유공자 범위에 포함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예우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6·25 참전 및 월남전 참전자는 '국가유공자예우법'이 아닌 '참전유공자예우법'을 따르도록 했기 때문이다.

참전용사 가운데 '국가유공자예우법' 적용을 받은 사람은 신체의 희생이 있는 상이군경과 훈장을 받은 이들이다. 상이군경은 상이(傷痍) 등급에 따라 최하등급인 7급부터 1급까지 45만6000원~473만6000원의 보훈보상금을 매달 받고, 훈장을 받은 사람은 '무공영예수당'으로 인헌 훈장부터 태극무공훈장까지 월 51만원~53만원을 차등으로 적용받는다.

그러나 정작 상이용사와 무공수훈이 없는 일반 참전자들은 그 희생과 공헌에 상응하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5월 현재, 정부는 65세 이상의 6·25전쟁 및 월남 참전유공자를 대상으로 월 45만원의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6·25참전유공자 2만3606명, 월남전 참전유공자 8만538명(2025년 5월 기준)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참전유공자 등록자 중 80세 이상을 대상으로 소득·재산조사를 실시한 후 매월 10만원의 생계지원금을 지급한다. 

각 조사·연구별 차이는 있으나, 노후 적정 생활비가 130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이 국가보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전체 참전 유공자 19만6881명 중 1만6984명(8.6%)이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만2650명(6.4%)은 기초생활수급자, 4334명(2.2%)은 차상위계층이다.

이와 별도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참전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절대적인 액수는 크지 않으며, 그마저도 각 지자체별로 편차가 심하다. 관련법이 미비해 자치단체 재정 형편에 따라 수당을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주 지역에 따라 수당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가보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243개 자치단체에서 참전유공자를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는 참전수당은 평균 23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17개 광역별 평균 지급액을 살펴보면 충남이 44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국회, '유공자수당 배우자 승계' 입법 추진 = 이처럼 참전유공자들 대부분이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고령 1인 가구로서의 위기 역시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6·25 참전유공자 3만216명 중 2만5000여명(약 80%) 이상이 홀로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하는 참전용사들이 늘면서 외로움과 고독사(孤獨死) 등의 사회문제도 우려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발의된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은 총 13건에 달한다. 여기에는 참전명예수당의 월 지급액을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1인 가구 중위소득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고궁·공원 등의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다양한 복지혜택 등도 담겨 있다. 참고로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2025년 기준 1인 가구 중위소득은 222만7000원이다. 1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약 143만원임을 감안하면 보훈수당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가장 절박한 문제는 6·25참전 용사들이 사망할 경우, 고령의 배우자들의 생계문제다. 참전 유공자 가족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본인에게만 월 45만원의 수당이 지급되며, 사망 시 수당은 즉시 끊긴다. 반면 5·18민주유공자에게는 자녀 등록금 면제·특별 채용·가족 의료 지원 등 각종 가족 혜택이 제공된다. 전공‧상의 국가유공자들도 그렇지만, 일반 참전용사들의 경우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 나서 의원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 등은 지난해 참전 유공자의 배우자에게 수당을 승계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박대출 국회의원은 지난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직 공무원 추서계급 기준 유족연금 지급'과 '참전유공자 사후 참전명예수당의 배우자 승계' 등의 내용을 담은 총 3건의 보훈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현재 참전유공자에게는 월 45만원의 참전명예수당이 지급되지만, 일반 참전유공자의 경우 사후 배우자에게 수당이 승계되지 않아 고령의 배우자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참전유공자예우법)' 개정안을 통해 참전유공자 사망 시 배우자가 참전명예수당을 승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여전히 국회 본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박대출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 부처에서 돌아가신 참전용사의 배우자들까지 보상대상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연간 1조2000억 원이란 예산에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다"면서 "보훈부는 고엽제전우회나 특수임무유공자회 같은 단체에서 형평성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도 부담스러운데다, 참전명예수당이 기본적으로 승계가 되지 않는 '일신전속적급부(一身專屬的給付)'라 난색을 표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제70회 현충일인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객들이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2025.06.06 yym58@newspim.com

◆생계지원금 지급 "부처 협의 중"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모두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에서 참전유공자 배우자 지원과 국가유공자 의료체계 강화, 국가유공자·제대군인 예우 강화 등 보훈 정책을 언급했는데, 이 내용들은 대선 공약집에도 담겨있는 내용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참전유공자 배우자 생계지원금 지급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지자체별 보훈 수당이 들쭉날쭉하다"며 "국가보훈부가 균형성을 맞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새 보훈 정책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충실히 준비해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참전유공자 생계지원금 배우자 신설내용과 관련, 참전유공자 사망 후 고령의 생활이 어려운 배우자(80세 이상,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에게 생계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인원은 총 1만7000여명(이미 사망한 참전유공자의 배우자 포함)으로, 매월 10만원을 지원할 경우 연간 201억 원(2026년 기준)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참전유공자회는 '수당 인상' 얘기는 공식적으로는 꺼내지 않는다. 명예를 말하면서 돈을 더 달라고 하기엔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참전유공자들의 '마지막 소망'은 명실 공히 국가유공자로 예우해달라는 것이다. 북파공작원 등 특수임무수행자, 4·19민주화운동 유공자, 5·18민주유공자 등은 모두 국가유공자로 대우해 주면서, 실제 전쟁에서 목숨을 바쳐 싸운 6·25 참전용사들은 왜 국가유공자 대우를 해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국가유공자로 대우받으면 '국가유공자법'에 따라 보상금, 교육·취업지원, 의료·요양지원 등 각종 보훈 혜택을 제공받게 된다. 지금이 대한민국이 그분들을 예우할 마지막이란 생각이 든다. 6·25 참전용사 문병권씨(가명, 94세)는 "참전유공자는 허울만 국가유공자일 뿐"이라며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서 싸운 사람들이 지금처럼 괄시 아닌 괄시를 당한다면 누가 국난에 처했을 때 몸을 바치겠느냐"고 탄식했다.

2023년 국가보훈부는 '제복의 영웅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6·25참전용사 3만6000여 명에게 감사와 존경을 담아 새 제복을 전달했다. 그해 8월 기자의 아버지는 재킷과 바지, 넥타이 등 '영웅 제복'을 받아 입으면서 "함께 가족사진을 찍고 싶다"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셨다. 그런데 불과 1년만에 아버지는 영웅제복을 입을 기력을 잃었다. 올 추석에 아버지를 모시고 6·25전쟁 때 영국군과 근무했던 연천의 숭의전과 파주 '영국군 설마리 전투 기념공원'을 찾아 사진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세월의 흐름이 야속할 뿐이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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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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