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OVO 이사회서 최종 결정... 부산, 4대 프로 스포츠 모두 유치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경기도 안산을 연고로 2013년 4월 창단한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 읏맨 배구단이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긴다. 연고지 이전은 사실상 확정 단계에 접어들었다.
9일 부산시와 배구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근 부산광역시와 연고지 이전 협의를 대부분 마무리 지었다. 오는 24일 열리는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연고지 이전 안건이 최종 승인되면 OK저축은행은 안산을 떠나 부산에 새 둥지를 튼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에는 초·중·고교 배구팀이 많고 배구 팬층도 두텁다"며 "OK저축은행과 긴밀히 소통하며 연고지 이전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OK저축은행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구단 관계자는 "한국 배구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연고지 이전이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구계 내부에서는 "OK저축은행이 연고지 이전을 오래전부터 고민해왔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부산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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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 경기에서 OK저축은행 선수들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
OK저축은행은 창단 이후 10년 넘게 안산을 연고지로 지역 밀착 마케팅에 힘써왔다. '안산의 팀'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번에 익숙한 터전을 떠나 부산에서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건 일반적인 흐름과 다르기에 배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의 적극적인 구애도 OK저축은행의 결단을 자극한 배경이다. 부산시는 야구(롯데 자이언츠), 축구(부산 아이파크), 농구(KCC 이지스·BNK 썸) 등 세 종목의 프로팀을 보유하고 있는 데 이어 배구까지 유치하게 되면, 서울·인천·수원에 이어 네 번째로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모두 갖춘 도시가 된다.
부산은 배구 인프라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 도시다. 부산시는 "초·중·고교에 총 13개의 배구부가 있고, 200여 개의 동호인 팀이 활동 중"이라며 "프로팀이 연착륙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만수·김호철·신치용·문성민·곽승석·장소연·양효진·박정아 등 배구 스타들을 배출한 도시라는 점도 부산시가 내세우는 '연고지 이전 당위성' 중 하나다.
현재 V리그 남녀부 14개 구단 중 9개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남자부 7개 팀 중 지방 연고팀은 단 2곳(현대캐피탈·삼성화재)에 불과하다. 여자부도 경북 김천의 도로공사, 광주의 페퍼저축은행, 대전의 정관장 외에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배구계 한 인사는 "지역균형 발전과 지방 활성화는 한국 배구계의 오랜 숙원 과제였다"며 "OK저축은행의 부산 이전이 성사된다면 영남권 배구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고지 이전 안건은 이달 중 KOVO 실행위원회를 거쳐 2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배구계 분위기는 승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평가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