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런 철강·알루미늄 관세 두 배 인상 발표에 일본이 그야말로 뒤통수를 맞았다.
일본 측 관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관련해 "직전에 있었던 네 번째 관세 협상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이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고 밝혔다.
아카자와 재생상은 이번 4차 협상에서도 철강·알루미늄을 포함한 트럼프 관세의 전면 철폐를 요구했으며, 협의 종료 후 기자단에게는 "합의를 향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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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미국과 일본은 5월 30일 오전(현지시간, 일본시간 같은 날 밤) 미국 워싱턴DC에서 네 번째 관세 협상을 가졌다. 일본 측은 철강과 자동차 등 일련의 관세 조치에 대한 재검토를 거듭 강하게 요청했다.
협상 후 아카자와 재생상은 "합의를 향한 '진전'이라는 인식을 미일 양국이 공유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자신의 SNS에는 "과거 네 번의 협의 중 가장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적었다.
그러나 협상이 끝난 바로 그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 대기업 US스틸의 집회에 참석해 돌연 철강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었다.
1일 귀국한 아카자와 재생상은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관세 인상에 대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언급한 바 없었다"고 답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주시하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 EU "강력 유감...보복" 경고
한편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관세 인상 발표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보복을 예고했다.
31일 BBC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이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기로 발표한 것을 강력하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항의했다.
이어 "이는 글로벌 경제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며 "EU는 이번 관세 인상을 겨냥해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EU는 지속적인 협상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4월 14일 미국에 대한 관세 대응 조치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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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