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 주요국 증시가 30일(현지시간) 소폭 오른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협상에 불만을 터뜨리며 강경 대응을 밝히자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유럽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확연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주요 정책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79포인트(0.14%) 오른 548.67로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부터 오름세를 보이며 장중 4.8%까지 올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후 상승분을 많이 반납했다.
하지만 이 지수는 이번달 여러 곡절 속에서도 상승 모멘텀을 유지했고, 결국 4% 이상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64.25포인트(0.27%) 상승한 2만3997.48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55.93포인트(0.64%) 오른 8772.38로 장을 마쳤다.
반면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7.83포인트(0.36%) 내린 7751.89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04.43포인트(0.26%) 뛴 4만87.40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35.60포인트(0.25%) 오른 1만4152.2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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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관세) 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며 "더 이상 착한 사람(Mr. NICE GUY)이 되어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트럼프의 돌변은 미 법원의 '널뛰기 판결'과 맞물리면서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더욱 크게 드리웠다.
미 연방국제통상법원은 지난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포괄 관세가 적법하지 않다며 무효화 했지만 연방항소법원은 다음날 심리를 진행하는 동안 정부가 이 같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CMC 마켓의 최고 시장 분석가 요헨 스탄즐은 "우리는 지금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며 "(불확실성은) 더 길고 느리며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 EU 집행위 통상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은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법원의 최근 판결들은 불확실성을 한 겹 더 늘렸다"고 평가했다.
유럽 무대에서는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주목을 받았다.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올랐다. 전문가들의 예측치 2.2%를 밑돌았다.
스페인은 1.9%로 전달 2.2%에 비해 0.3%포인트 떨어졌고, 이탈리아도 1.7%로 전달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유럽 공영 매체인 유로뉴스는 "다음주 발표될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전체의 물가상승률도 2.1%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ECB의 목표인 2%에 가깝게 접근하면서 주요 정책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징주로는 영국 보험 및 자산 관리사인 M&G이 일본 생명보험사 다이이치 라이프 홀딩스가 이 회사 지분 15%를 인수할 것이라는 발표와 함께 5.5% 상승했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이테페키맙이 3상 실험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에 그쳤다는 뉴스와 함께 4.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