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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눈에 보는 홈플러스 회생절차의 주요 쟁점과 전망

기사입력 : 2025년05월21일 14:48

최종수정 : 2025년05월21일 14:48

장진석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홈플러스 주식회사는 2025년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였고, 서울회생법원은 불과 수 시간 만에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려 현재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회생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유동화된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 기업어음(CP) 채권자 그리고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back)' 임대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어느 정도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은 물론 언론과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기업회생절차 및 구조조정 분야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와 관련된 여러 주요 쟁점들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장진석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로백스]

1.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요

현재 홈플러스는 '채권자목록 제출'과 '채권신고 접수' 절차를 마친 상태다. 다음 단계로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삼일회계법인)이 5월 22일 '제1차 조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조서보고서에는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 '청산가치'에 대한 평가 및 회생절차 진행이 적정한지에 대한 의견 등이 담겨 있어, 향후 회생절차 진행 방향 및 이해관계인들의 권리변경 여부 등을 가늠할 수 있다.

이후 '채권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관리인은 신고된 채권에 대한 시·부인을 하게 된다. 한편으로 관리인은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제출기간 내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게 되는데, 이 회생계획안에는 회생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에 대한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 조직변경 등 회생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이 포함된다. 서울회생법원은 6월 12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도록 정하였는데, 법원이 이 제출 기한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어 실제 제출 시점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회생계획안이 제출되면, 법원은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소집한다. 한편, 법원은 제출된 회생계획안에 대한 수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다시 기일을 정하여 수정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소집할 수 있다. 이후 법원이 '회생계획안의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소집하여 채권자·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찬반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이때 각 채권자 조(組)별로 정해진 의결 요건을 충족하면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계획안이 수정되거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될 경우, 법원은 통상 수 주 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의 인가를 받은 '회생계획'은 모든 채권자 및 주주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이후 관리인은 인가된 계획에 따른 채무 조정 및 이행을 진행하며, 법원은 일정 기간 관리·감독을 유지하고, 일정 요건 충족 시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리게 된다.

2.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관련 주요 쟁점

가. 개요 및 현황

홈플러스는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구매하면서 기업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왔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홈플러스에 대한 카드이용대금 채권과 관련하여 특수목적회사(SPC)와 참가계약을 체결하고, SPC는 이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였다. 이 ABSTB는 증권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판매되었으며, 이후 홈플러스가 카드이용대금을 신용카드 회사에 지급하면, 이 자금은 SPC를 거쳐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으로 상환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카드이용대금의 지급이 어려워졌고, 현재 약 4,019억2,000만 원 규모의 ABSTB가 미상환 상태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ABSTB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들의 법적 지위 및 변제 가능성이 이번 회생절차의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나. ABSTB 투자자의 법적 지위 문제

ABSTB 투자자들은 SPC(와이플러스제일차주식회사 등)가 발행한 ABSTB를 보유하고 있을 뿐, 홈플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채권자는 아니다. SPC 역시 신용카드회사들과 체결한 참가계약에 따라 홈플러스로부터 카드이용대금이 회수되는 금원(현금흐름)에 참가할 권리만을 가질 뿐, 홈플러스에 대한 직접적 채권자는 아니다.

결국 회생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회생채권자는 여전히 신용카드회사들이므로, ABSTB 투자자들이 법원에 회생채권자로 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법적 지위는 매우 불확실한 상태다. 특히 ABSTB 투자자들과 신용카드회사들이 동일한 채권에 대해 각자 채권 신고를 한 경우, 관리인이 채권 조사 과정에서 중복 신고된 채권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등 대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ABSTB 투자자들이 회생채권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조사확정재판 또는 이의의 소 제기와 같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나, 법적 구조상 이들이 회생채권자로 인정받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 ABSTB의 상거래채권 인정 여부 및 우대 가능성

홈플러스가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여 전액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발표를 하면서, ABSTB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BSTB가 '상거래채권'으로 인정되면 전액 변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무자회생법상 '상거래채권'을 다른 회생채권보다 우대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상거래채권' 역시 회생채권의 일종으로서 원칙적으로 다른 일반 회생채권과 동일하게 취급된다. 다만 예외적으로 채무자회생법 제218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평등의 원칙의 예외'를 감안하여, 소액의 영세한 거래처의 채권 등 제한적인 경우에 실무상 우대
가 이루어질 뿐이다.

하지만 ABSTB는 위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적 성격상 '상거래채권'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더욱이 앞서 살펴본 ABSTB의 거래구조상 ABSTB 투자자들과 SPC는 홈플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채권자가 아니어서, ABSTB가 회생채권으로 인정받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가사 ABSTB 투자자들이 회생채권자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회생계획안의 가결을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 조에서 의결권 총액의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 조에서 의결권 총액의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홈플러스가 처한 재무적 어려움을 감안하면, ABSTB 투자자들에게 특별한 우대 조건을 부여하는 회생계획안은 현실적으로 다른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만약 그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더라도 '평등의 원칙' 및 '공정·형평의 원칙'에 위배되어 법원의 인가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3. 메리츠금융그룹 대출 관련 주요 쟁점

가. 개요 및 현황

홈플러스는 지난해 기존 MBK파트너스의 인수금융을 차환(리파이낸싱)하기 위해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약 1조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받았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는 소유 중이던 62개 점포를 신탁회사에 신탁하여 소유권을 이전하고, 메리츠금융그룹에 신탁부동산에 대한 '우선수익권'을 설정해 주었다. 저당권 설정 대신 담보신탁 방식을 통해 대출금에 대한 담보를 제공한 것이다. 이에 이번 회생절차상 메리츠금융그룹의 법적 지위, 우선수익권 행사와 회생절차에 미치는 영향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나. 회생절차상 메리츠금융그룹의 법적 지위

홈플러스가 보유했던 점포(신탁부동산)는 이미 신탁회사(수탁자)의 소유로 이전된 상태이므로, 해당 신탁부동산에 우선수익권을 가진 메리츠금융그룹은 회생절차상 '회생담보권자'에 해당하지 않고,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채권자'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그리고 채권자가 신탁부동산에 대해 보유한 우선수익권은 채무자회생법 제250조 제2항 제2호의 '채무자 외의 자가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해당므로 회생계획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와 별도로 위 신탁부동산에 대한 우선수익권 행사를 통해 대출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 우선수익권 행사 및 회생절차상 영향

메리츠금융그룹의 우선수익권 행사는 회생절차와 무관하게 가능하므로, 메리츠금융그룹은 신탁부동산에 설정된 우선수익권을 행사하여, 해당 부동산의 매각대금 통해 채권을 우선적으로 회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메리츠금융그룹이 회생절차의 영향을 받는 범위는 우선수익권 행사 후에도 만족받지 못하는 채권에 한정되며, 실질적으로 회생절차 내에서 별다른 채권 조정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메리츠금융그룹이 우선수익권 행사 후 신탁부동산 매각대금 중 초과분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잔여재산은 신탁계약의 종료 또는 일부 해지를 통해 위탁자인 홈플러스에 환류될 수 있다. 이 경우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진행 중이라면, 법원과 관리인이 환류된 자산을 다른 회생채권자들에 대한 변제 재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4. 점포 세일앤리스백 및 임대차 계약 관련 주요 쟁점

가. 개요 및 현황

최근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임차하여 운영해 오던 17개 점포에 대해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였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일부 점포를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하여 단기적인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왔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는 자사 소유 점포가 임차 점포로 전환되면서 전체 임차 점포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단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임차 점포 수 증가로 인한 높은 임대료 부담을 떠안게 되었고, 결국 회사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과도하게 활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나. 임대차 계약 해지의 법적 근거

홈플러스가 일부 점포(17개)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한 것은 채무자회생법 제119조(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선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채무자회생법 제119조는 관리인이 회생절차 개시 당시 아직 계약상 의무가 남아 있는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해지하거나 계속 이행할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회생절차의 효율적인 진행과 채무자의 회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규정이라 할 수 있다.

임대차 계약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임차인은 이에 대해 차임을 지급하는 전형적 쌍무계약에 해당한다. 특히 임대차 계약은 계속적 계약관계이므로, 계약 기간 중에 회생절차가 개시될 경우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하게 된다. 따라서 관리인은 이러한 임대차 계약에 대해 상대방의 동의 없이도 계약 해지를
선택할 수 있다.

다. 임대차 계약 해지의 회생절차상 영향

관리인이 임대차 계약 해지를 선택할 경우, 계약 해지로 인해 발생하는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21조 제1항에 따라 '회생채권'으로 분류된다. 다만, 홈플러스가 계약 해지 후에도 점포를 계속 점유·사용한다면, 점유 종료 시까지의 차임 상당액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6호의 '공익채권'으로 분류될 수있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와 별개로 수시로 변제 가능하며,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보다 우선하여 변제받는다.

한편 관리인이 계약의 이행을 선택하면, 이후 발생하는 임대료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공익채권'으로 분류되어 역시 우선적으로 변제받는다. 단, 회생절차 개시 이전에 발생한 미지급 임대료(연체차임 등)는 '회생채권'으로 분류되어 회생계획에서 정하는 조건에 따라 처리된다.

라. 투자자 피해 가능성

홈플러스가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한 17개 점포 가운데, 과거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장기간(예: 20년) 고액의 임대료 지급 조건으로 임차하여 운영해온 점포가 특히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점포의 임대인들은 대부분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점포 매수자금을 조달했을 뿐 아니라, 사모 또는 공모 펀드를 통해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로부터도 자금을 모집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여 예정되었던 고액의 임대료 지급이 중단될 경우, 금융기관은 담보권 행사 등을 통해 일부 채권을 회수할 수 있겠지만, 펀드 등을 통해 투자한 일반투자자들은 투자금의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하는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계약이 해지된 점포 중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임차한 점포 비율 및 그 임대인이 신고할 회생채권의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며, 향후 조사보고서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5. 마치며

홈플러스는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파산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단기 자금운용 차질로 인하여 지급불능에 이를 염려가 있어 선제적으로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4년간 연평균 2,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지속되었음에도 경영 정상화를위하여 노력했다고 볼 사정은 없으며, 오히려 입지와 실적이 우수한 점포의 매각 및 고액의 임차료를 조건으로 한 '세일앤리스백', 그리고 높은 이율의 메리츠금융그룹 대출 등,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당시 조달한 인수금융을 상환하는 데에만 집중하였다. 이로 인한 과도한 재무적 부담이 홈플러스에 전가됨으로써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가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에 기재한 회생방안에는 실효적인 내용이 없어, 필연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회생채권자들의 상당한 희생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홈플러스의 수년간의 영업 실적으로 보아 신용등급 하락이 명백히 예상됨에도,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개시 직전까지 기업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 발행 등을 통한 초단기 자금 조달을 계속하다가, 실제 신용등급이 하락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즉시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제 사주가 사재출연이나 계열사 지원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인 후 어쩔 수 없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통상적인 경우와는 현저하게 다른 양상이다. 특히 향후 제출될 회생계획안에서 CP 및 ABSTB 투자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한다면, 이는 홈플러스 경영진과 사주인 MBK파트너스가 부담해야 할 경영상 책임을 투자자들에게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다.

홈플러스는 전국적으로 대형마트 126개점, 소형마트 406개점과 6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약 20,000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어, 다수의 공급업체와 채권자, 투자자들 등 수많은 이해관계인이 존재하는 대형 유통기업이다. 앞으로 법원의 주도하에 진행될 회생절차에서 모든 이해관계인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하고 투명한 절차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장진석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경력

1988 - 제30회 사법시험 합격
1992 - 사법연수원 수료 (제21기)
1995 - 육군 법무관
2001 -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2001 ~ 구성원 변호사)
2002 - 국민대학교 금융정보법무대학원에서 도산법 및 M&A 법 강의
2003 - 미국 New York 주 변호사 자격취득
2003 - 법무법인 정명 대표변호사
2014 - 법무법인 정의 대표변호사
2015 - STX조선해양 (현 K조선) 글로벌법무팀 전무
2017 - 한국선박금융 감사
2017 - Korea P&I 이사
2017 - HMM(구 현대상선) 법무실장 전무, 준법지원인

※ 외부 필진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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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재판 중단 '헌법 조항 충돌'?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중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을 연기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든 데 대해 야당이 '판결로 대통령이 자격을 상실하면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제68조로 재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들과 함께 오찬을 하기 전 환담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헌법의 애매한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헌법 조항의 충돌 문제로 번진 것이다.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은 서울고법의 결정이다. 법원은 "재판부에서 기일 변경 및 추후 지정(추정)을 하기로 했다"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추정은 사실상 임기 내 재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위증 교사와 대장동, 법인카드 유용, 대북송금 사건 등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른 네 개의 재판도 연기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야당이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헌법 제68조'를 들어 서울고법의 결정을 반박했다.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68조를 예시하며 "헌법상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며 "헌법적으로도 그렇고, 다수 국민 상식 면에서도 그렇다"고 '헌법 제68조'를 거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68조는 '대통령도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서울고법 형사7부 주장대로 대통령이 돼서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라면 헌법 68조의 '판결로 대통령 자격을 상실한 때'라는 문구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이 중단된다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 만큼 대통령이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일은 없다. 그렇다면 굳이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을 이유가 없다. 결국 재판이 열린다는 전제로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은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관건은 헌법 제84조의 해석이다. '소추(訴追)'의 의미를 검사의 공소 제기(기소) 외에 기존의 재판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모든 재판이 중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야당은 진행 중인 재판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선다.  이런 주장까지 포함하면 헌법 84조와 68조가 충돌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물론 판결은 법원의 판결 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포함할 수 있다. 대통령의 중대 행위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 경우 헌재의 결정 여하에 따라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헌재의 판결을 의미한다면 충돌로 볼 수 없다. 민주당은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재판 중단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판사에 따라 다른 입장이 나올 수 있는 만큼 형사소송법을 처리해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12일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13일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에게 넘기기로 했다. 서울고법이 재판을 중단하고 나머지 재판도 중단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방탄 논란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2025-06-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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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1차관 이형일·2차관 임기근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기획재정부 1차관에 이형일 통계청장, 2차관에 임기근 조달청장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외교부 1차관에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 2차관에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를 각각 발탁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사진=뉴스핌DB]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임명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주도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한 차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탁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경제 회복과 불황 극복에 인적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번 인사는 경제 산업 분야의 전문가를 임명해서 경제 위기를 조속히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된 이형일 통계청장에 대해 "주요 정책 라인 경험이 풍부한 거시경제 전문가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금융정책국을 경험하는 등 위기에 강한 인물"이라며 "미국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국제적인 감각을 갖췄고, 기재부 직원들이 꼽은 담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내부 신망이 두텁다"고 소개했다. 이어 "복합적인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왼쪽), 임기근 기재부 2차관 기재부 2차관으로 임명된 임기근 조달청장에 대해선 "임 차관은 기획재정부의 핵심 보직을 두루 자타공인 예산 전문가"라며 "정책 조정과 성장 전략 분야의 전문성을 겸비했고, 국회 예결위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의 협력도 능숙하게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적극 재정으로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되고 성장 전략의 토대를 닦을 예산 정책 전문가로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부 1차관으로 임명된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에 대해선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 등 오랜 워싱턴 경역을 바탕으로 북미 지역 현안 해결에 탁월한 전문성을 보였다"며 "박 차관은 미국 트럼프 2기 최우선 과제인 관세 협상 등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지켜낼 적임자로 손꼽힌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에 대해선 "김 차관은 한미 연합사 정책 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양하고 입체적 경험이 돋보이는 분"이라며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유엔 사무총장 직속 군축 자문위원을 지낸 유망한 학자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음 주에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포함해 다자 외교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켜낼 인물로 큰 기대가 된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발탁됐다"며 "(문 차관은) 석유와 가스, 원자력을 두루 거친 에너지통으로 산자부 장관 직속의 에너지 전환 국민소통 TF 단장을 맡아서 에너지 전환 정책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E100 규제 등 에너지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국내 에너지 산업을 총괄하며 미래 전환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에 대해선 "여 본부장은 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통상정책국장으로 통상 정책을 총괄했고, 국제통상과 경제 협력 전반을 조망하는 정책 수립과 협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중 갈등과 관세 협상 등 세계적으로 거세진 통상 무역 갈등 속에서 경제 외교의 중심을 잡을 핵심 인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다음 주로 다가온 G7 국제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킬 외교 전문가들로 신속하고 새롭게 진용을 꾸렸다"며 "내란으로 인해 망가진 행정부를 신속하게 원상 복구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하는 효능감 있는 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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