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상생 명분 내세워 성복지구 알박기 한 미인가 불법 조합과 대화 자리 마련
추진위 "이익 보장 약속" vs 사업권자 "불법 추진위와 웬 상생"
잘못된 중재, 지자체 권한 남용, 행정 신뢰성 저하 자초
[용인=뉴스핌] 우승오 기자 = "용인시는 행정기관이지 심부름센터가 아닙니다. 대법원이 해당 사업부지에서는 지역주택조합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고 확정 판결까지 한 마당에 시가 사익과 관련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행위는 명백한 갑질입니다."
용인 성복지구 사업권자인 A사는 용인시 처사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용인특례시가 '성복지구 개발과 상생'을 명분으로 독점 사업권을 쥔 A사 측에 '용인수지지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공동사업을 하도록 종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게다가 조합추진위가 알박기를 한 토지를 매입하라고 제안한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갑질 의혹이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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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청사 전경. [사진=뉴스핌 DB] |
28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논란이 된 조합추진위는 조합원을 불법으로 모집하고 가짜 모델하우스를 지어 허위 분양을 일삼았다.
이 때문에 시는 2018년 5월 주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조합추진위는 형사 처벌을 받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조합추진위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새마을금고에서 450억 원대 대출을 받는가 하면 1000억 원가량을 끌어모았다.
조합추진위는 2017년 11월 해당 부지는 기반시설 부담구역으로 확정돼 사업주가 있고 조합추진위는 물론 제3자는 사업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시에서 통보 받았다.
그런데도 조합추진위는 조합원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시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다 결국 모두 패소했다.
이에 시는 2022년 11월 23일 '성복지구 개발과 상생 방안' 회의를 주선했다. A사와 조합추진위 간 갈등으로 미승인 부지(3단지) 개발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시 중재로 양 측이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했다. 시가 공동사업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날이다.
뉴스핌이 확보한 당시 회의 녹취록 요점을 정리하면 A사 대표는 "우리는 지주택이 불법으로 토지 알박기를 했다고 보기에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조합원은 사실상 소유자나 관계자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조합추진위가 수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용인시가 사업 진행을 방해한다'고 주장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조합추진위의 사업은 불가하다는 사실이 더욱 명백해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합추진위는 A사에 "시행 이익을 알아서 챙겨줄 테니 공동사업을 진행하자"고 요구했으나 A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A사는 시 처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A사는 "시가 회의 주제를 '성복지구 개발과 상생 방안'으로 정했는데, 상생할 일이 뭐가 있냐"며 "시가 그런 일에 관여할 권한이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집단 민원 때문에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우리 회사를 음해하고, 유언비어를 날조하고,업무를 방해하고, 선전 선동하고, 임직원들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 달라"고 대놓고 항의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추진위가 땅을 소유했으니 공동사업이 가능하다"며 "토지를 매수하든지 아니면 두 주체가 협의하면 사업이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이미 시가 주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미인가 조합추진위를 에둘러 옹호하면서 사실상 A사에 공동사업을 종용 또는 강요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든 발언이다.
조합추진위의 알박기에 발목이 잡혀 25년 동안 어려움을 겪은 데다 기반시설 분담금 수백억 원을 납부한 A사에 시가 공동사업과 토지 매입을 종용하는 처사는 직권남용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편 조합추진위는 시에서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조합원을 모집해 수백억 원을 모금한 뒤 끊임 없이 A사 업무를 방해했다.
심지어 A사 대표 개인정보가 유출돼 자택에 협박성 메모와 편지가 전달됐고 A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시에 책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seungo215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