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비만 신약 성공 기대감
에소바이오텍 인수 시너지
IB들 줄줄이 추가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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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시장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AZN)의 단기적인 리스크 요인보다 펀더멘털 측면의 중장기 성장 동력에 무게를 둘 것을 조언한다.
업체의 광범위한 의약품 파이프라인과 거대한 신약 개발 프로젝트, 강력한 이익 성장이 예기치 못했던 악재를 충분히 상쇄한다는 주장이다.
2024년 10억달러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린 업체의 의약품은 14가지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나머지 의약품의 매출이 상승하면서 공백을 충분히 채울 것으로 월가는 예상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치료제 브리즈트리의 경우 월가가 기대했던 블록버스터 대열에 오르지 못했지만 2024년 매출 규모가 9억7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4% 급증했다. 이 밖에도 유방암 치료제 티루캅을 포함해 다수의 의약품이 업체의 전반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애널리스트는 전망한다.
투자은행(IB) 업계가 기대를 거는 분야 중 하나는 비만 치료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헬스케어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비만 치료제 시장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업체가 개발중인 경구용 GLP-1 요법인 AZD5004가 당뇨병 환자와 과체중 진단자, 그 밖에 몇 가지 잠재적인 수혜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1상과 2상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GLP-1은 모두 피하 주사제이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중인 경구용 약품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2024년 4분기 기준 업체가 임상 실험을 진행 중인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십 여 건에 이르고, 앞으로도 매 분기 이 같은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들 신약이 특허 만료되는 기존 의약품을 대체하며 이익 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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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ADR 등락 추이 [자료=블룸버그] |
잠재적인 시장 영역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월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영국 가디언을 포함한 외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벨기에의 에소바이오텍을 1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최근 EU가 폐암 치료제를 승인했다는 소식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에소바이오텍은 비상장 중소 기업으로, 생체 내(in-vivo) CAR-T 세포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으로, 기존에 수 주간에 걸쳐 진행하는 세포 치료를 불과 몇 분 만에 제공할 수 있어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
업체의 접근 방식은 고도로 표적화된 렌티바이러스를 사용해 T-세포와 같은 특정 면역 세포에 유전적 지시를 전달한다. 이를 통해 세포들은 암 세포를 인식하고 파괴하도록 프로그래밍 된다. 더 나아가 신체 자체의 조직이나 세포를 공격하는 이른바 자가 반응성 세포를 처리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에도 잠재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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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의 고혈악 약 테놀민 [사진=블룸버그] |
업계의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같은 핵심 기술이 간단한 주사를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에소바이오텍의 접근 방식은 전통적인 세로 치료 요법에 비해 훨씬 신속하게 이뤄지며, 단순하다. 지금까지는 환자의 세포를 신체 밖으로 끄집어 내 조작한 다음 몸 안으로 이식하는 형태를 취했다. 기존의 모든 과정을 주사로 대체하는 셈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업체의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한 회 통상 3~5주 사이 45만~50만달러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치료를 획기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기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에소바이오텍 인수 소식이 월가의 조명을 받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혁신적인 치료 기법을 앞세워 인수합병(M&A)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은 중국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던 2024년 11월 63달러 선까지 떨어진 뒤 상승, 3월25일(현지시각) 73.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저점에서 두 자릿수 반등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8월 기록한 52주 최고치 87.68달러에서 약 17% 떨어진 셈이다.
런던증시에서도 마찬가지. 업체의 주가는 11월 9670펜스로 52주 최저치를 기록한 뒤 반등, 3월25일 1만1452펜스에 거래를 종료했다. 하지만 9월 초 기록한 52주 최고치 1만3388펜스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강세론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인 데다 2025년 이익 전망도 낙관적이라는 판단이다. 중국 스캔들이 아직 일단락되지 않았지만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다.
TD 코웬은 보고서를 내고 아스트라제네카의 ADR에 '매수' 투자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95달러를 제시했다. 최근 종가 대비 30%에 달하는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업체의 신약 프로젝트가 순항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TD 코웬은 강조한다. 특히 임상 3상이 진행중인 신약에 대해서는 결과에 대한 소식이 보다 빈번하게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는 진단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주가가 2025년과 2026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각각 18배와 16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 상승 여지가 높다고 TD 코웬은 강조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저평가 매력을 근거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런던증시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목표주가를 145파운드로 제시하고 '비중 확대' 투자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종가에서 27% 상승 여력을 판단한 셈이다.
강력한 이익 성장과 함께 33년간 지속된 배당 지급이 업체의 투자 매력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강력한 의약품 파이프라인과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업체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최근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 임핀지의 유럽 승인을 포함해 강력한 호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며 중장기 이익 성장을 낙관했다.
골드만 삭스는 런던증시에서 목표주가를 150.67파운드로 높여 잡고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2030년까지 매출액 800억달러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은행은 강조한다.
베렌버그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영국 주식 목표가를 140파운드로 제시하며 비중 확대 전략을 추천했다. 주가가 11월 저점에서 반등했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고, 매수 기회가 열려 있다는 주장이다.
UBS는 보고서를 내고 런던 증시의 목표주가를 115파운드에서 142파운드로 높여 잡았다. 투자 의견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UBS는 아스트라제네카의 2024~2030년 매출 성장이 연평균 6%를 기록하는 한편 2030년 매출액이 7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임상 최종 단계인 신약이 2030년까지 176억달러의 추가 매출액을 창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