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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美 31조 투자로 관세 정면 돌파…재계 대미 투자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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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HMGMA 합해 미 생산 120만대, 미 제철소 투자
트럼프 "관세 낼 필요 없다" 화답…2일 상호 관세 발표 예정
대한항공도 대미협력…삼성·LG·SK는 검토 중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24일(현지시간) 2028년까지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현지 생산량을 120만대까지 확대하고, 현대제철의 전기로 공장을 루이지애나주에 마련하면서 미국 내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시작 후 대미 투자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인만큼 이후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5.03.25 mj72284@newspim.com

◆상호 관세 10여일 앞두고 대규모 투자 결정…제철소도 설립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금액은 부문별로 ▲자동차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에너지 63억 달러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10여일 앞두고 내린 결단이다.

이번 발표로 백악관의 모범 사례로 지속적으로 언급됐던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 설립이 확정됐다. 해당 공장에서는 현대차 앨라배마, 기아 조지아 등 완성차 공장의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직접 고용 인원만 1300여명에 달해 상당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제철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지 생산으로 사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26일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한다. 지난 2022년 공사를 시작한 HMGMA는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HMGMA 준공식을 시작으로 올해 미국 현지에서만 1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워싱턴D.C.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미국 연방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자리한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2025.03.25 mj72284@newspim.com

정 회장의 투자 결단은 미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과 관세 정책에 대한 리스크 감소를 위해서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 규모는 3년 전 방한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약속한 105억 달러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미국 진출 이후 투자한 총 금액인 205억 달러와도 맞먹는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부문 최대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차 91만1805대, 기아 79만6488대로 양사 모두 미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한 바 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한항공, 보잉, GE 3사 협력 강화를 위한 서명식'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세 번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네 번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 세 번째),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 경영자(왼쪽 네 번째),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 및 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최고 경영자(왼쪽 첫 번째) 등 양국 정부 및 기업 대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현대차 투자에 "관세 낼 필요 없다" 화답한 트럼프…국내 기업 투자는?

현대차그룹의 이와 같은 투자 결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를 낼 필요 없다"고 화답하며 관세 정책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은 현대차의 투자를 관세 정책 모범사례로 여러 차례 거론했기에 계획대로 투자가 이루어진 현 시점에서 어떤 인센티브를 꺼낼지도 주목된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발표는 일본 IT업체 소프트뱅크, 타이완 반도체업체 TSMC에 이은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현대차의 투자 발표 이후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발언한 점과 지속적으로 미국 경제에 기여한 국가나 기업에 관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다른 국내 기업도 대미 투자 행렬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 시점까지 대미 협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현대차와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에서 보잉, GE에어로스페이스와 3사 협력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 항공기 구매를 위해 249억 달러(약 36조5000억원), GE에어로스페이스의 예비 엔진 및 엔진 정비 서비스에 78억 달러(약 11조4000억원)를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 LG전자, SK 등은 대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투자 방향을 발표하진 않았다. 미국 행정부가 명확한 인센티브 방향을 발표하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대미 투자는 필요하지만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미국 측의 인센티브가 세금 인하 등 전향적 태도 변화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꼭 돈만 갖고 따지는 게 아닐 수 있다.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인센티브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같이 해서 서로 좋은 것을 하는 게 지금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미국 투자에 관련해서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가능성 측면에서 영향이 클 수 있다"면서도 "자동차산업의 경우 미 행정부에서 투자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나 배터리 등 다른 산업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투자를 결정하기엔 어려운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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