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사퇴' 민주당...'헌재 공정성 우려' 국힘
사회학자 "정치인,국익 없어지고 자기이익만"
법조계 "사법부 신뢰 무너뜨리는 것, 정당화 될 수 없어"
[서울=뉴스핌] 김지나 박서영 홍석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두고 여야(與野)의 정치 공세가 거세지면서, 여야 모두 사법부 신뢰를 줄기차게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두고 여론이 분열되는 양상도 심화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가뜩이나 시민사회가 사실상 두 동강난 상황에서 격화되는 정쟁이 봉합 불가능한 사회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심 총장 사퇴 요구하는 민주당, 尹측 헌재 공정성 문제 제기
10일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따라 윤 대통령을 석방하고 즉시항고를 포기한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은 "즉시항고를 강력히 권고한 박세현 특별수사본부장의 법률적 견해를 묵살한 것은 검찰 내부 민주성마저 침해한 직권남용"이라며 "즉시항고 포기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측은 심우정 검찰총장의 사퇴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요구하며 심 총장에 대한 탄핵 가능성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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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 추미애 단장과 서영교 부단장 및 의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시항고 포기와 석방 지시에 대한 항의 방문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5.03.10 leemario@newspim.com |
같은 날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석방을 계기로 민주당이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카드를 꺼내든 것과 관련해 "법치 파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검찰청에 달려가서 대통령을 석방하지 말라고 압박하더니 검찰총장을 고발해 탄핵을 겁박하고 철여농성에 장외집회까지 나섰다"면서 "사법부를 정치화하고 법치를 파괴하려는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에 대해선 공정성에 직·간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7일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에 허영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 헌법학자들의 의견서를 참고자료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의견서에서 허 교수는 헌재 심리에 문제점을 강조했다. 허 교수는 그동안 윤 대통령 측이 꾸준히 문제제기 해 온 헌재의 변론기일 지정과 수사시록 확보 등을 문제 삼고, 헌재가 "공정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심리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오히려 내란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국익없이 이익만 찾는 정치인"...무너지는 사법부 신뢰 "우려"
더 큰 문제는 양당이 정쟁에 사법부 신뢰를 이용하며 사회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인이 정치적 유불리(有不利)를 계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거 우리가 기억하는 정치인들은 본인의 유불리와 더불어 국익이라는 것을 동시에 염두에 뒀다"면서 "그런데 이젠 갈수록 국익이 없어지고, 자기 이익만 계산하는 정치인이 대부분이 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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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첫 재판이 시작된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인근에서 열린 서부지법 애국청년들 불법구속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3.10 yooksa@newspim.com |
그는 이어 "우리가 알고 있는 대의제 민주주의는 중간 의견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암묵적 전제로 깔고 작동하는데 그것이 다 깨져버리고 나면 어떠한 정치적 타협이나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해진다"면서 "결국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원래 정치라는 것이 선진국에서는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후진국에서는 사회 갈등을 촉발한다"며 "현재처럼 충돌·대결 양상이 이어져 정치가 완전히 몰락하면 결국 민생이 파탄날 것"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 헌재 변론 과정에서 이어졌던 탄핵 찬반 집회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 더욱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 석방 사흘째인 10일, 탄핵찬반 진영은 각각 경복궁역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밤샘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촉구 집회를 주도해 온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의 공동의장단 약 20명은 윤 대통령 석방된 8일부터 경복궁역 인근 서십자각에서 사흘째 철야 단식 농성중이다. 반대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며칠째 헌재 인근에서 밤샘 농성을 하며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권의 진영논리에 따라 사법부 신뢰가 흔들리는 현 상황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흩뜨리지 않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은 알겠지만, 결국 이것은 국민들이 사법부를 믿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분쟁이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둔 곳이 사법부"라며 "사법부의 결정을 따라야 안심할 수 있는데, 사법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