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대가 인하로 저가형 요금제 출시..."지속성이 관건" 지적도
우리은행, 내달 알뜰폰 진출...경쟁력 활성화 기대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알뜰폰 업체들이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 따라 1만원대 5G 요금제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정체기를 겪고 있는 알뜰폰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알뜰폰 업체들이 1만원대 20GB(기가바이트) 5G 요금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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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업체들이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 따라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의 모습.[자료=뉴스핌 DB] |
이들 알뜰폰 업체들은 SK텔레콤의 망을 사용하는 사업자들로 데이터 20GB를 1만8000원~1만9000원대에 출시하고 있다.
스마텔이 1만9800원에 데이터 20GB, 음성과 문자 서비스를 기본 제공하고 있으며 큰사람커넥트가 20GB에 음성 200분, 문자 100건을 1만87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프리텔레콤도 우체국500분 20기가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5G 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5G 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이용자의 비율은 1%대였다. 이동통신사 3사가 5G 통신 전체의 98.9%를 차지하고 있어 알뜰폰이 힘을 쓰지 못했다.
이는 알뜰폰 업체가 이통사에 지불하는 망 대여료인 도매대가 자체가 비쌌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알뜰폰 대책으로 데이터 도매대가는 36.4%(1.29원/MB → 0.82원/MB), 음성 도매대가는 5.1%(6.85원/분 → 6.50원/분) 인하했다.
알뜰폰 업체가 데이터를 대량으로 사용할 경우 도매대가를 할인해주는 구간과 폭도 확대돼 데이터 도매대가는 기존 대비 최대 52% 떨어진다.
현재 SKT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업체들이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추후 KT와 LG유플러스도 시장 상황에 맞춰 저렴할 요금제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업체들도 이번 도매대가 인하로 5G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도매대가를 많이 인하해 알뜰폰 업체들이 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국내 5G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월 30GB를 앞두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5G 스마트폰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8.7GB다. 알뜰폰 시장에서 출시한 1만원대 20GB 요금제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때문에 알뜰폰 저가 요금제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의 관계자는 "알뜰폰의 5G 시장 점유율이 낮고 이통사들의 온라인 다이렉트 요금제 출시로 알뜰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프로모션 형태의 1만원대 요금제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내달 금융권에서 우리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 기간통신 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우리은행은 내달 '우리WON모바일'로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금융상품과 연계해 거래 실적에 따른 통신요금 할인 등이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면서 알뜰폰이 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은행 입장에서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항목에 알뜰폰이 추가되는 것"이라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알뜰폰 서비스 혁신이 제한되는 면이 있었는데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은 이를 풀어낼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문위원은 "이통사가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알뜰폰이 제공하는 것이 통신비를 저렴하게 하는 것만큼 중요할 것"이라며 "자본력이 있는 금융권에서 서비스 경쟁을 한다면 알뜰폰의 경쟁력은 물론 도매대가 관련한 협상력도 더욱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