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 15일 재개관
어린이 배움 공간도 최초로 마련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이 선사고대관 재개관을 통해 연천 무등리 보루 출토 찰갑 등 총 1156건, 1807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1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선사고대관(구석기실~고구려실) 재개관 언론공개회에서 "2년에 걸쳐 선사고대관 개편이 마무리됐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삶의 흔적, 역사가 되다'에 있다. 전체적으로 쉽게 접근해보자는 뜻이 있으며, '모두가 함께 하는 박물관'도 여기에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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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 choipix16@newspim.com |
국립중앙박물관은 2023년부터 2년 간에 걸쳐 진행한 선사고대관 개편 사업의 성과물을 공개했다. 이는 선사고대관 전시를 개편한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 1층 상설전시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명제로 '삶의 흔적, 역사가 되다'를 설정했다.
이날 김 관장은 "전시관 중 1층에서는 우리나라 역사를 10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2층부터 3층은 역사 중에서 주제로 나뉜다"라며 "구석기부터 고구려까지 저희들이 이번 개편을 해서 시작점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에서는 고조선을 청동기와 구별해서 선사와 고대를 확실히 구별했다. 그간 소외된 국가, 관심이 가지 않는 민족에 대해 소홀했지만 이 전시실에서는 모든 역사와 국가를 다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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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 영역 전시(구석기·신석기·청동기) 전경 2025.02.14 alice09@newspim.com |
김 관장은 "모두를 위한, 모두가 함께 하는 박물관을 전시실에서 구현해내고자 했다. 박물관이 주로 중학교 역사 교과서를 위주로 해서 안정된 전시를 선보였지만 이번에 과감한 시도를 했다. 물질문화의 발달과 더불어 국가의 발달을 우선시해서 고조선을 청동기뿐 아니라 철기가 발달한 나라로 설명했다. 문헌으로 시작된 고조선 이후를 동일하게 바라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삼국 중에서도 소홀이 다뤄졌던 고구려의 전시가 1.7배 확장됐다. 이번 선사고대관 핵심 중에 하나는 그동안 구석기, 신석기 시대가 구별돼 있었는데 구석기부터 걸어가면서 연결해 이해할 수 있게 마련했다. 역사는 흐름이기 때문에 그걸 연결하는 시도를 했다. 연도 위주의 역사에서 스토리의 역사로 탈바꿈했다"고 덧붙였다.
개편 전시실은 효율적인 동선 설계에 따라 구성됐다. 제일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곳은 선사고대관 도입부다. 이어 기존의 시대순 강제 동선과 다르게 관람객이 자신의 관심사와 전시 경험 등에 따라 선사 영역 전시(구석기·신석기·청동기)와 고대 영역 전시(고조선·부여·삼한·고구려·백제·신라)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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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고대 영역 전시에서 소개되는 비파형 동검 2025.02.14 alice09@newspim.com |
이명훈 학예연구사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 전시 영역을 준비하면서 기존 전시품을 어떻게 해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대 영역 전시는 고조선˙부여˙삼한실부터 시작한다. 이 시기는 청동기시대 사회 변화를 바탕으로 국가가 출현하며 나라별 문화가 더욱 다양해지는 역동성이 돋보이는 때이다. 특히 최초의 국가 고조선을 강조하여 비파형 동검 문화부터 세형 동검 문화에 이르는 정교하고 세밀한 청동 전시품이 집중 전시됐다.
고대 영역 전시를 준비한 김민철 학예연구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로 알려진 고조선은 역사적 기록이 부족해 알고 있는 사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당시의 문물을 통해 고조선을 이해하고, 연구하고 있으며 그 예로 '비파형 동검'을 들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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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대로 갖춰진 상태로 첫 발견된 찰갑 2025.02.14 alice09@newspim.com |
개편 전시는 고구려실에서 마무리된다. 우리 고대사에서 갖는 위상에 비하면 기존 고구려실은 다소 아쉬운 공간이었다. 앞선 전시실들을 효과적으로 설계, 배치하면서 면적을 확보하고 전략적으로 고구려실을 확대했다. 공간 역시 기존보다 1.7배 커진 것이 특징이다.
또한 2024년 1월 처음 선보인 광개토대왕릉비 탁본을 상설전시 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마련, 5세기 초 강성했던 고구려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고구려실을 담당한 김태형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에 경기도 연천에서 발견된 고구려의 찰갑을 전시했다. 이 찰갑은 보루의 문 옆에서 엎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보루는 대개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만든 시설인데, 적의 공격을 받고 그 주변에 버리고 가지 않았나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찰갑처럼 이렇게 형태가 제대로 갖춰진 상태로 발견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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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고구려실에 마련된 벽화 모사도 공간 2025.02.14 alice09@newspim.com |
김 연구사는 "고구려실에 있는 고궁벽화는 이미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전시할까 고민이 컸다. 특히 벽화 중 '현무'는 워낙 널리 알려진 거라서 차별점에 대해 고민하다가, 수집된 자료를 찾아보던 중 천장의 모사도를 발견했다"라며 "그간 천장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천장의 그림도 이번에 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 개편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전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배움 공간을 상설전시 최초로 도입했다는 것이다. 선사 영역에 2곳, 고대 영역에 2곳이 마련돼 있으며 주요 전시품인 뗀석기, 농경문 청동기, 철제 도구의 활용, 고구려 무덤 벽화 등 다양한 역사 문화유산을 흥미롭게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선사고대관 재개관 전시는 15일부터 이뤄진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