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대미 투자 카드를 내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6~8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경제 정책과 관련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추가 관세 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관세 부과는 시작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철강, 비철금속, 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일괄 적용하는 보편관세도 준비 중이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총구가 일본을 향하지 않을까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 실적을 강조하며 경제적 마찰을 피하면서 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외교도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교섭에서는 미국에 얼마나 투자하고,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투자 잔액에서 일본은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수는 지난 10년간 1000개 이상 증가했고, 그만큼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도 토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건설 중인 차량용 배터리 공장에 80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닛신식품홀딩스는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50년 만에 새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야쿠르트도 약 4억 달러의 새 공장 계획을 발표했다.
재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밀월' 관계로 평가받으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故아베 신조 전 총리는 정상회담 때마다 일본 기업의 투자 금액과 현지에서 고용한 미국인의 증가 수를 지도에 표시하여 성과를 자랑했다.
이시바 총리도 대트럼프 외교 전략으로 대미 투자 실적과 동맹의 이익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이시바 총리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미국의 제조업이 약해졌다. 미국에서 고용을 유지해 가는 것을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이 무엇을 해 나갈지 말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관세 외에 ▲안정적인 에너지 수출입 방안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문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문제 ▲주일미군 방위비 증액 등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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