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현대건설이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국내 주택 부문의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현장 손실로 23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계동 사옥 [사진=현대건설] |
22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1조220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현대건설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1년 영업손실 3860억원 이후 23년 만이다.
별도 기준으로 놓고보면 현대건설은 17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별도 기준 현대건설은 영업손실 17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이 192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만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택 등 주요 사업들에서 원가율 방어에 실패하면서 손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원가율이 100.6%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 전환은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빅배스로 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1조240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빅배스를 단행한 결정적 이유로는 인도네시아 원유 정제설비 'RDMP 발릭파판'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가 꼽힌다.
발릭파판은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인 페르타미나가 발주한 사업으로 계약금은 약 4조2000억원이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자푸라 가스플랜트 사업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약 1조1000억원이다.
이들 사업을 본격적으로 수행하던 시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벌어졌고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이 이어지며 국제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이 됐다.
이로 인해 인건비와 자재비 등 공사원가가 급상승하고 공기 지연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해 사우디와 인도네시아 두 사업장에서 1조원 대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지속 가능한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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