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인력 축소·스튜디오 독립화로 체제 정비 마무리
흥행 기대작 '아이온2' 등 신규 게임 라인업 대거 출시 예정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엔씨소프트가 12년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내년에는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 출시에 나서면서 실적 반등을 모색한다.
3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신작 게임의 흥행 부진과 마케팅비 증가에 따른 영업 비용 증가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엔씨소프트의 2024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로 매출 1조 6,040억 4,000만 원, 영업손실 235억 5,000만 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2023년 대비 매출이 9.88% 줄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수치다.
다만, 내년 실적은 구조조정 효과 및 신작 게임 출시 효과로 인해 개선이 기대된다. 에프앤가이드는 엔씨소프트의 2025년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 1조 8,434억 원, 영업이익 2357억 원을 제시했다.
올해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김택진·박병무 공동 대표 체제를 출범하고 이후 실적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최근 희망퇴직을 통해 7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했으며, 이를 통해 본사 인력은 기존 5,000명에서 3,8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사진=엔씨소프트] |
나아가 엔씨소프트는 신작 게임 개발 및 인공지능(AI) 기술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독립 개발 스튜디오 체제도 구축했다. 기존 본사에 집중되어 있던 개발 조직을 분리해 세 개의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와 한 개의 연구개발(R&D) 자회사 설립을 확정했으며, ▲퍼스트스파크 게임즈(FirstSpark Games) ▲빅파이어 게임즈(BigFire Games) ▲루디우스 게임즈(Ludius Games)를 출범했다. 각 스튜디오는 엔씨소프트의 핵심 게임 IP인 '쓰론앤리버티(TL)', 'LLL', '택탄(TACTAN)'의 개발을 전담하게 되며 내년 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간다.
증권가에서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1,000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구조조정으로 2025년부터는 연간 1,400억 원의 인건비 절감이 기대된다"며 "대규모 인력 감원에도 불구하고 아이온2 개발팀 등 핵심 개발 인력은 이번 희망퇴직에서 제외된 만큼, 시장에서 우려하는 개발력 손실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구조개선과 함께 신작 게임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방치형 역할 수행 게임(RPG) '저니 오브 모나크'를 출시했으며, 내년에는 대작 MMORPG '아이온2'를 비롯해 슈팅 게임 'LLL', 전략 게임 '택탄' 등 다양한 장르의 대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언리얼 엔진 5로 제작 중인 '아이온2'에 대한 기대가 크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서 "게임 디자인, 콘텐츠, 전투 시스템, 비즈니스 모델(BM), 마케팅 전략 등 모든 면에서 기존 게임과 차별화를 꾀했다"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전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스웨덴의 문 로버 게임즈, 폴란드의 버추얼 알케미 등 현지 게임사 투자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중국의 텐센트, 북미·유럽의 아마존게임즈, 동남아시아 VNG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확충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희망퇴직과 스튜디오 분사, 적극적인 M&A 등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2025년 이후에는 새로운 게임 라인업과 함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올해 4분기에 마지막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TL과 저니 오브 모나크 출시로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8% 증가하겠지만,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으로 영업손실이 91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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